“방사능 비이성적 공포, 중세 마녀사냥과 비슷”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최근 공개한 종합보고서에서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는 과학적으로 국제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국내 정치권과 학계에서 끊임없이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의 원전 전문가 찰스 W. 포스버그 박사가 국내 언론을 통해 일본 오염수 방류가 문제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공중 보건 관점에서 볼 때 바다로의 방류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releasing the water is a non-problem).”
7월 10일(현지 시간) 포스버그 박사는 중앙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바닷속에는 이미 자연적으로 생긴 방사성 칼륨과 우라늄, 그리고 삼중수소가 상당량 함유돼 있다”며 원전 오염수를 태평양으로 방류하더라도 오염수에 포함된 삼중수소 등 방사성 물질이 바다에 미치는 영향이 지극히 낮음을 시사했다.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MIT) 원자력공학 수석연구원인 포스버그 박사는 미국원자력학회(American Nuclear Society·ANS)와 미국과학진흥협회 펠로우로 있다. 그는 2014년 원자력 에너지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미국원자력학회로부터 시보그상을 수상하는 등 미국에서 손꼽히는 원전 전문가 중 한 명이다.
포스버그 박사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종합 보고서를 불신하는 국내 분위기에 대해 “방사능에 대한 공포가 가장 위험하다”고 했다. 그는 “지금까지 경험에 따르면 원전 사고나 운영으로 인한 가장 큰 위험은 사람들이 두려움 때문에 위험한 행동을 한다는 것”이라면서 “사람들의 시위가 삼중수소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면 비이성적인 공포를 어떻게 해소할 수 있느냐가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1700년대 미국에서도 멀쩡한 사람을 마녀로 몰아 산 채로 불태웠으니 새로운 일이 아니”라며 비이성적인 공포에 관해 언급했다.
또한 포스버그 박사는 시간이 지나면 방사능에 대한 대중의 두려움도 달라질 것으로 내다보며 “한 세기가 지나고 나면 오늘날 마녀에 대한 공포를 대하는 방식으로 사람들이 방사선에 대한 공포를 대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현대인들이 중세 마녀사냥을 비과학적 사고에 기반한 불합리한 현상의 대표적인 예로 받아들이는 것처럼 나중에는 방사선에 대한 두려움도 지나치다고 여기게 될 것이란 뜻이다.
포스버그 박사는 핵융합 반응으로 에너지를 얻는 태양에너지를 예로 들며
“핵융합 원자로는 핵분열 원자로보다 삼중수소를 1만 배 더 많이 생성하는데 삼중수소가 두렵다면 핵융합 반응에 기반한 태양에너지 등 모든 연구를 중단하라는 시위가 일어나야 하지 않겠느냐”고도 했다.
한편, 논란이 되는 일본 오염수 방류 계획은 후쿠시마의 원전 오염수를 다핵종 제거설비인 알프스(ALPS)로 걸려서 세슘 등 62개 방사성 물질을 제거한 뒤 30년에 나눠서 방류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