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로 기도드릴 때 맡아지던 향취 은혜, 지금도 잊을 수 없어”
<신앙체험기 519회> 충주교회 김순득 권사저는 강원도 원주시 귀례면에서 태어났지만, 부모님이 이사하시면서 세 살 무렵부터 충청북도 충주에서 자랐습니다. 농사를 짓는 부모님 밑에서 유년 시절을 보내고 스무 살이 되자마자 결혼을 했습니다. 그리고 1967년 스물세 살에 첫아이가 태어났는데, 아이가 백일이 되기도 전에 남편이 군대에 갔습니다.
당황스러운 것도 잠시 홀로 남겨진 저는 먹고 살기 위해 아이를 업고 시장에 나가 장사를 해야했습니다. 시장에서 사과도 팔고, 빗·실·성냥·비누 같은 잡화도 팔아봤지만, 경험도 없고 서툴다 보니 수익이 나지 않아 돈을 손에 쥐는 날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와중에 기침이 심해지고 피까지 토하길래 병원에 가보니 결핵 진단을 받았습니다. 결핵으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게 되면서, 그나마 생계를 이어주던 장사도 더는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제 소식을 들은 남편이 보건소에서 약을 지어주겠다고 하여 당분간 남편의 군부대와 가까운 가평에서 지내기로 하였습니다. 그러나 결핵약을 먹어도 별다른 차도 없이 병세가 호전되지 않아 실망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가평에서 지내던 어느 날, 반찬이 없어 밥만 먹으려니 도저히 목으로 넘어가지 않아 간장이라도 사 와야겠다는 생각에 시장에 나갔습니다. 마침 커다란 항아리에서 간장을 담아 가는 사람들이 보여 그들을 따라 줄을 섰습니다. 제 차례가 되어 간장을 받으려는데, 간장을 담아 주시던 분이 “동네에서 처음 보는 얼굴인데 어디서 오셨어요?” 하고 친근하게 물으셨습니다.
저는 원래 충주에 살았는데 몸이 아파 남편이 근무하는 가평까지 오게 되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분은 병색이 짙은 제 얼굴을 보시곤 사정이 딱해 보인다며 간장값은 주지 않아도 괜찮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본인은 전도관에 다니고 있는데, 전도관에서 병을 고친 사람이 많다며 한 번 와 보라고 권하셨습니다. 예상치 못한 따뜻한 호의를 받은 저는 감사 인사를 드리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병을 고칠 수 있다는 말이
머릿속에 맴돌아 찾아가게 된 전도관
그 주 일요일이 되자 저는 전도관에 가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간장을 무료로 주셔서 고맙기도 했지만, 전도관에서 병을 고친 사람이 많다는 말이 머릿속에서 계속 떠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사람들에게 길을 물어 가평 현리에 있는 전도관을 찾아갔습니다.
교회에 다녀본 적은 없었지만, 기도를 드려야겠다는 생각에 예배실에 앉아 기도를 드리는데 갑자기 눈물이 쏟아지는 것이었습니다. 눈물을 펑펑 쏟으며 저는 하나님께 저 좀 살려 달라고, 제가 없으면 아이는 어떻게 하냐고, 제발 살려달라고 정말 간절히 기도드렸습니다. 그렇게 울며 기도를 드리는데 어디선가 향긋한 냄새가 나는 것이었습니다. 너무나 좋은 냄새가 났지만, 그때는 그것이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혜인 줄도 모르고 ‘어디서 이런 좋은 향기가 나지?’ 하고 잠시 궁금해하다 말았습니다. 그것이 향취라는 것은 나중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예배가 끝날 무렵 사람들이 헌금을 드리는데, 저는 하나님께 드릴 헌금을 가져오지 못해 마음이 무척 죄송했습니다. 그래서 다음 주에는 생활비를 아껴 10원을 겨우 마련해 갔습니다. 적은 금액을 드리는 것이 송구했지만, 하나님께서는 제 모든 사정을 아실 것이라 믿고 정성껏 헌금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예배실에서 기도를 드리는데 순간 제 목에서 작은 핏덩어리가 툭 튀어나와 바닥에 떨어지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당황스러워서 급히 바닥을 닦고, 예배가 끝난 뒤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일이 있고 며칠 뒤 보건소에 약을 타러 갔는데, 진찰을 마친 의사가 말하기를 몸이 많이 좋아져서 약 먹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결핵에 걸려 약을 먹어도 낫지 않던 몸이 갑자기 호전된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저는 꽤 오랫동안 약을 먹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전도관을 다녀온 뒤로 기침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제서야 저는 하나님께서 저를 살려 주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너무나 기쁘고 감사한 마음에 다음 날부터 바로 새벽예배에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울며 기도드리는데 향취를 맡게 되었고
전도관에 다닌 이후로 고쳐지지 않던 결핵 완치돼
그 뒤로 향취 은혜를 자주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기도하다 보면 어느 순간 향긋한 냄새가 확 느껴졌는데, 백합꽃 향기보다도 더 은은하고 기분 좋은 향이었습니다. 깜짝 놀라 주변을 둘러봐도 그렇게 좋은 향기가 날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향취를 맡고 나면 가슴 속까지 시원해지면서 기쁨이 샘솟았기에, 그 향기가 향취 은혜임을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어떤 때는 기도하던 중 불덩어리처럼 뜨거운 것이 가슴 속으로 확 들어오는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면 온몸이 후끈하게 뜨거워졌다가 점점 시원해졌습니다. 이 이야기를 다른 권사님들께 말씀드리니, 그것은 불성신을 받은 것이라 하여 더욱 신기하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전도관에 다니며 저는 한 가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바로 간절한 심정으로 기도드릴 때 은혜를 허락해 주신다는 것이었습니다. 향취 은혜를 맡거나 불성신을 받았던 날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마음으로 기도드렸던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고 나서 얼마 뒤 다시 충주로 내려와 살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충주에도 전도관이 있어 신앙을 계속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1980년대로 기억하는데, 한 번은 하나님께서 안찰을 해 주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장신앙촌에 간 일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줄을 서서 안찰을 받았고, 마침내 제 차례가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저를 안찰해 주시며 “열심히 따라와. 어려워도 끝까지 따라와야 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씀을 듣는 순간 얼마나 눈물이 났는지 모릅니다. 그날 들은 말씀은 지금까지도 잊히지 않고 제 마음에 남아 신앙생활을 하는 데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 안찰받던 날 “끝까지 따라와야 해” 하시던 말씀 깊이 새기며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끝까지 따라가고 싶어
2018년 축복일에도 잊지 못할 일이 있었습니다. 신앙촌에 도착해 짐을 풀고 숙소에서 쉬고 있는데, “지금 매립지 쪽에 축복이 내리고 있습니다”라는 안내방송이 흘러 나왔습니다. 저는 벌떡 일어나 매립지 쪽으로 달려갔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하늘에는 선명한 빛기둥이 내려와 있었습니다. 그렇게 크고 환한 빛이 하늘에 떠 있는 모습이 너무나 놀랍고 신기했습니다. 그날 저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한참 동안 그 빛을 바라보며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2020년에는 교회에서 친하게 지내던 장한희 권사님이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고 장례식장에 갔습니다. 장 권사님은 평소에도 늘 부지런하셨고, 교회 구석구석을 깨끗이 청소하시며 항상 모범적인 신앙생활을 하시던 분이었습니다. 돌아가시기 전에는 몸이 많이 쇠약해지셔서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살이 빠져 볼이 홀쭉하게 패인 모습이어서 더욱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장례반 권사님들이 고인의 몸을 생명물로 깨끗이 닦아 드리고, 입에도 생명물을 넣어드렸습니다. 그리고 교인들이 모여 함께 찬송을 불렀는데, 어느 순간 권사님 얼굴을 보니 살이 통통하게 올라있는 것이었습니다. 뼈만 남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얼굴이 보기 좋게 살이 오르고, 피부는 뽀얗게 피어나 얼마나 편안하고 고와 보였는지 모릅니다. 권사님의 아드님은 “어머니 얼굴이 예뻐지셨어요”라며 매우 놀라워하셨고, 그 자리에 있던 교인들 또한 잠든 듯 평안해 보이는 권사님의 모습에 하나님의 은혜로 아름답게 피어나셨다며 감탄했습니다.
2023년에는 남편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남편은 천부교인이 아니었지만 남자 청주교회 관장님께 부탁을 드려 천부교식으로 장례를 치를 수 있었습니다. 남자 교인들이 오셔서 생명물로 남편을 씻겨드리고 정성껏 예배를 드리셨는데, 입관예배를 마치고 본 남편의 얼굴이 환하게 피어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남편은 생전에 검버섯과 점이 많은 편이었는데, 입관 예배를 드리고 나니 그 많던 점과 검버섯이 거의 사라지고 얼굴이 한결 하얘 보였습니다. 저보다 늦게 남편의 얼굴을 본 딸들도 “아버지 얼굴이 너무 깨끗해요” 하며 무척 기뻐했습니다.
입관예배에서 생명물의 권능으로
시신이 아름답게 피어나는 모습 보고 놀라움 금치 못해
지나온 시간을 찬찬히 돌아보니 제 삶은 하나님의 보호하심으로 가득했음을 느끼게 됩니다. 병으로 몸과 마음이 무너지고 살 길이 막막하기만 했던 시절, 펑펑 울며 기도드리던 제게 귀한 은혜를 허락하시어 다시 살아갈 힘을 주셨습니다. 소중한 사람들을 떠나보내는 순간에도 하늘의 권능으로 함께해 주시며 슬픔을 거두어가시니 마음에는 평안함과 감사가 남았습니다.
이제 남은 시간도 그 은혜를 간직하며 더욱 밝고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기며 말씀대로 맑고 성결하게 살아서 마지막에 기쁨으로 하나님을 뵈올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다음 기사가 없습니다.
은혜 안에서 마음과 정성을 다해 일할 때 가장 큰 기쁨 느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