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를 묻다] 그들이 말하는 믿음과 영성은 기만인가, 사기인가?
진리를 묻다 - 영성이란 무엇인가? <3>오래전부터 인간은 두려움과 고통, 그리고 죽음이라는 근원적 한계 앞에서 초월적 존재를 찾기 시작했다. 그 간절한 갈망에 응답이라도 하듯 종교는 신의 존재를 말하며 구원을 약속했고, 수천 년 동안 기적과 신비, 초월적 신의 개입을 주장하며 인간 사회 위에 군림해 왔다. 그러나 근대 이후 인간의 지식이 발전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양상을 띠게 되었다. 자연현상과 질병, 인간의 심리와 사회 구조까지 과학의 언어로 설명되면서, 종교가 독점해 오던 기적과 신비는 더 이상 신성불가침의 영역이 아니라 의심과 검증의 대상이 된 것이다. 종교는 더 이상 “신이 개입한다”는 선언만으로는 스스로를 유지하기 어려운 지점에 이르렀고, 신의 작동을 증명해야 하는 위기를 맞았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 이상한 변화가 발생한다.
미국 퓨 리서치 센터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과거 종교인이었으나 현재는 무교가 된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가 “종교 없이도 도덕적으로 살아갈 수 있다”, “영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 종교는 필요하지 않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이는 단순한 종교 이탈을 넘어, ‘영적’이라는 개념이 교회 내부에서 어떻게 재정의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현상이다. 종교는 초월적인 의미를 가진 ‘영성’이라는 개념을 내세워, 마치 영적인 실체가 작동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만들어냈지만, 실제로는 마음의 안정, 정서적 균형, 자기만족과 수양 정도로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는 신의 개입을 증명하지 못하면서도 사람들을 현혹하여 진실을 가리는 혹세무민(惑世誣民, 세상을 어지럽히고 사람들을 속임)의 전형이며, 동시에 신의 부재를 스스로 드러내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이 따라온다.
신의 실제 개입이 없는 종교가 어떻게 지금까지 유지될 수 있었는가? 그 구조의 중심에는 ‘믿음’이 자리하고 있다. 믿음은 논리적 검증을 차단하는 강력한 언어다. 기독교 신학의 틀을 세운 바울은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 의로움을 얻는다(갈라디아서 2:16)”, “행함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믿음으로 구원을 얻는다(에베소서 2:8~9)”고 선포했다. 믿음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종교는 신의 작동 여부를 설명할 필요가 없어졌고, 오히려 신자들을 향해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충분히 믿고 있는가”.
그러나 아무리 믿음을 강조한다 해도, 만약 신의 실제 작동이 자신들이 아닌 전혀 다른 곳에서 확인된다면 어떻게 될까? 그 순간 종교는 자기 방식대로 신을 해석하고 통제하던 독점권을 잃게 될 것이다. 이는 단순한 신학적 논쟁이 아니라, 수 세기에 걸쳐 구축된 제도 종교의 역사와 권력이 동시에 무너지는 사태를 의미한다. 균열은 내부에서 먼저 감지될 것이다. 신자들 사이에서
“저쪽에서는 신이 실제로 작동한다는데, 왜 우리 교회에는 늘 설명과 해석만 있는가?”하는 질문이 누적되고, 이 질문 앞에서 침묵하는 종교는 스스로의 한계를 드러내게 될 것이다.
문제는 이것이 단지 종교 내부의 문제로 끝나지 않고, 그 영향이 인간과 사회 전체로 돌아온다는 데 있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행동하고 노력하고 성취하려는 존재’다. 그러므로 ‘행함으로 구해야 한다’는 말에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종교는 이 당연한 상식을 거꾸로 뒤집어서, 믿기만 하면 된다고 가르친다. 이는 좌향기성(坐享其成, 가만히 앉아서 성과를 누리다)이고, 불로이획(不勞而獲, 노력 없이 이익을 얻다)이다. 앉아서 구원이 오기를 기다리는 신앙은, 인간이 행동하고 노력하고자 하는 실천의 동력 자체를 서서히 마비시켰다.
영성이라는 개념을 변질(變質)시키고, 믿음으로 행함마저 마비시킨 이 행위가 종교라는 이유로 묵인될 수 있을까? 이는 영적 세계를 지향한다고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검증 불가능한 영역 뒤에 숨어 현실의 기득권을 누려온 종교의 이중성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구원을 약속하고 심리적 위안만을 제공하며 인간의 근원적 갈망을 붙잡아두는 행위. 만약 이것이 일반적인 사회 계약이었다면 우리는 주저 없이 이를 ‘기만’ 혹은 ‘사기’라 불렀을 것이다. 종교라는 이름 뒤에 숨어 있다고 해서 그 본질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거짓 영성으로 초월적 실재를 찾을 기회에서 멀어지게 했다면, 그 책임에 대해 그들은 이제 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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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를 묻다] 신의 작동을 포기한 집단을 종교라 부를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