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의 양궁선수
세계양궁 선수권대회에 참가하는 양궁 국가대표 선수단이 잠실야구장을 찾았다.
섬세한 정중동(靜中動)의 운동인 양궁은 단 한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고도의 담력과 집중력이 요구되는 스포츠이다. 양궁은 1대1 토너먼트 방식에서 1패가 곧 탈락이기 때문에 선수들이 한 발의 화살에 기울이는 집중력은 다른 어떤 경기와도 비교할 수 없다.
그래서 양궁 대표팀은 색다른 훈련을 택했는데 그것이 바로 야구장 시범경기였다. 선수들이 야구장의 소음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고도의 정신 집중력을 기르기 위한 것이다. 야구장에서 특별히 응원단에 요청해 음악도 크게 틀고 관중들의 함성도 유도하는 등 가장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어떤 조건, 어떤 환경에서도 과녁을 관통할 수 있는 집중력을 기르는 것이다.
비단 양궁선수 뿐만이 아니라 우리 신앙인에게도 뚫고 들어오는 온갖 소음과 잡념을 이기는 훈련이 필요한 것 같다. 하나님께 상달되는 기도를 드리기 위해서는 우리도 몸 안팎의 ‘소음’을 제압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일상과 주위에 늘 고요한 기도실이 예비돼 있는 것은 아니다. 직장이나 길거리에서, 혹은 자동차나 시장 속에서도 우리는 정신을 하나님 앞에 집중시킬 수 있어야 한다.
우리의 기도를 방해하는 것은 외부의 환경적 소음뿐만이 아니다. 내 마음 속의 수 만 가지 생각과 상념의 갈래들이 하나님께 향하는 우리의 기도를 가로막는다. 우리는 오직 간절함으로 내 마음의 ‘소음’들을 뚫고 내 기도가 하나님께 상달될 수 있는 연단을 받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