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 자급률
이철호 고려대 명예교수는 ‘식량전쟁’이라는 저서에서 우리나라와 세계의 식량사정에 관해 경고했다. 다음은 이 교수 저서의 요약이다.
지금 전 세계 인구 70억명 중에서 굶는 인구가 10억명이다. 이렇게 식량 사정이 악화된 것은 첫째가 지구 온난화에 의한 기상 조건 악화, 두 번째가 중국인과 인도인들이 경제 발전으로 동물성 식품을 먹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12억 중국인과 10억 인도인들이 동물성 식품을 먹기 시작하자 이들 동물을 사육하기 위해 세계 사료 시장을 싹쓸이 해도 모자란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미국의 바이오 에너지 정책으로 부족한 석유 자원을 대체하고 친환경적인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 미국이 옥수수의 3분의 1을 바이오 에너지 생산에 충당한 결과 전 세계적으로 옥수수 값이 폭등하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1970년 전까지만 해도 없으면 없는 대로 나누어 먹는 식으로 식량 자급률이 100%였다. 그러나 1980년대부터 경제가 발전하면서 우리나라는 소, 돼지 등 육류를 수입하고 밀가루를 수입하는 식으로 원하는 것을 골라먹기 시작하여 식량 자급률이 50~60%로 떨어졌고 현재는 30%에도 못미친다. 자급자족이 가능한 쌀의 소비는 반으로 급감한 반면 빵 등 식품의 기호 변화로 밀, 옥수수를 전량 수입하다보니 자급률이 이와 같이 떨어지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은 세계 10대 경제 대국이 되어 원하는 식품을 골라서 수입하여 잘 먹고 있지만 앞으로는 돈이 있어도 식량을 수입할 수 없는 시대가 온다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이 교수는 다른 무엇보다도 식용 콩 만은 반드시 자급 할 수 있도록 정책을 세워야 된다고 강조한다. 우리나라의 한 끼 식단을 보면 콩나물과 두부, 된장찌개가 기본으로 돼 있어서 콩만 자급되면 그나마 식량 위기에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공업을 발전시켜 경제 대국이 되었으나 식량 자급률을 높여 식량 안보에도 소홀해서는 안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