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스캔들
최근 이태리 언론들은 ‘바티리크스’라는 교황청 스캔들을 연일 대서특필하고 있다. 이태리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는 교황청 내부 비밀문서가 새로운 내부 고발자에 의해 추가 공개됐다고 보도하면서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수행 비서였던 사람이 이미 교황청 비밀 유출혐의로 구금 중인데 또 유출 사건이 터졌다는 것은 내부 고발자가 더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일부 매체는 이번 사건 배후에 유력 추기경이 있다고 보도하면서 사건의 본질이 문서 유출이 아니라 교황청 내의 세력 다툼이라고 했다.
추가 공개된 문서들은 가톨릭교회 최고 기구를 담당하고 있는 추기경들의 냄새나는 내막들을 담고 있다. 이 문서에는 고위 성직자들이 업체와의 계약에서 가격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부정을 저지르고, 자신들과 친밀한 업체에 주요 계약을 제공했으며, 바티칸 은행이 ‘돈세탁’을 했다는 혐의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익명의 제보자는 ‘라 레푸블리카’에 보낸 편지에서 “교황청 비밀문서를 수백 개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 속에는 교황청의 재정 스캔들과 아동 성추행 보고서 등 민감한 부분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바티리크스’ 스캔들은 수개월 동안 교황청을 괴롭혀 왔다. 교황은 “최근 일련의 사건들은 내 가슴에 슬픔을 가져왔다”며 해명에 나섰지만, 교황의 책상에 있던 문건이 저널리스트들에게 새나가 신문에 나는 것에 대한 모티브가 무엇인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대해 안젤로 베치우 교황청 국무차관은 “문서유출이 교황에 대한 잔인한 공격”이라고 비난한 후 “이는 단순한 절도가 아니라 교황을 ‘예수의 대리자’로 여기고 의지한 모든 이의 양심을 더럽힌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청의 ‘슬픔’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그럴듯한 망토 속에 가리워졌던 교황청의 누적된 치부는 드러나기 시작했고 이미 악취가 진동하고 있는 것 은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