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에 떨어진 십자가
안양시가 기독교단체와 협의 끝에 교회 철탑 100여개를 철거하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안양시는 최근 안전사고 위험이 있는 철탑 104개를 철거 대상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안양시는 밤새 붉게 빛나는 십자가 조명 때문에 주민들의 수면을 방해한다는 원성을 사기가 일쑤였던 교회 건물 옥상의 십자가 철탑들이 강풍 등으로 떨어져 인근 주택가를 덮칠지 모른다는 이유를 내세워 철거를 유도했다는 것이다.
또 안양시는 기독교측과 협의를 벌여 밤 11시부터 이튿날 새벽 4시까지는 교회 십자가의 야간 조명을 자율적으로 끄도록 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안양시 관계자는 “도시 경관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이고, 주민 수면권 보호에도 크게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야 어떻든 기독교의 상징물이 땅으로 떨어지게 됐다는 것은 그 의미하는 바가 크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들이 이 교회 설립자인 조용기 원로 목사와 그의 아들인 조희준이 교회에 300억원대의 손해를 끼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히면서 조 목사 일가의 비리 의혹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목사 아들이 국민일보 독자기금을 주식투자로 날리자 다시 교회돈을 이용해 그 손실을 채워넣었다는 것이 고발 내용이다. 앞서 조 목사 아들은 이미 계열사 자금 수십억원을 대여금 형식으로 가져가 회사에 손실을 끼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또 조 목사의 둘째 아들도 횡령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교회 음향설비를 납품하고 신문 조판시스템을 개발하는 회사 돈 수억원을 개인적으로 유용한 혐의다. 뿐만 아니라 조 목사의 부인 김성혜는 역시 순복음교회에서 지원한 한세대 도서관 건립비용 100억원을 유용한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된 상태다.
조 목사 일가의 ‘비리 백화점’을 보는 국민들은 조 목사와 순복음교회의 정체가 이제야 드러나는구나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