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邪敎)의 뿌리
“온 세상에 통곡이 가득할 때 저 혼자 살겠다고 돈 가방을 들고 달아나더니 백골(白骨)로 나타났다.” 어느 신문이 비리에 쫓기다가 허망한 최후를 맞은 모 기독교 교파 지도자의 죽음을 보고 쓴 기사이다. 사법당국의 소환 요청에 응할 것처럼 위장하면서 한편으로는 치밀하게 도주 계획을 세운 그는 돈 가방을 여러 개 준비하고 ‘젊은 여비서’와 요리사까지 데리고 비밀의 방까지 마련된 별장으로 줄행랑을 친 것이다. 설마하니 명색이 종교 교파의 지도자라는 인물이 따르는 교인들도 다 버리고 저 혼자만 살겠다고 도망을 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사법 당국과 국민은 뒤통수를 얻어 맞은 셈이 되었다.
조폭의 두목이라도 위기가 닥치면 자신이 앞장서서 죄 값을 받을지언정 조직을 지키고 부하를 살리는 것이 그 세계의 미덕이요 최소한의 의리라고 여겨져 왔다. 하물며 한 교파의 지도자라는 사람이 따르는 자는 다 죽든 말든 자기만 살겠다고 좀도둑같이 도망을 친 것은 다른 것을 볼 것도 없이 그가 바로 가짜라는 것을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불쌍한 것은 사이비(似而非)를 참 목자로 알고 온갖 충성을 다 바친 따르는 무리들이다. 가짜 지도자에게 영혼을 빼앗긴 그들이 가야 할 곳은 어디란 말인가?
양의 탈을 쓴 이리와 같은 사이비 지도자가 기독교에 독버섯같이 계속 돋아나는 것은 바로 잘못된 예수의 교리 때문이다. 예수와 그의 교리를 완성한 바울은 믿기만 하면 구원 얻는다고 강조했는데 이러한 교리는 인간에게 구원에 대한 환상과 착각을 갖게 했다. 그 결과 자신의 구원은 이미 예정돼 있다는 절대예정설을 신봉하게 되고 “나는 반드시 구원을 얻는다”라고 하는 편집광이 되는 것이다. 이런 기독교적 교훈이 사이비 종교 지도자와 그를 따르는 교인을 양산하는 토양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