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죄부와 종교개혁

발행일 발행호수 2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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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루터 당시에 그려진 면죄부 판매 모습을 담은 삽화. 면죄부를 사면 죽은 이의 영혼도 연옥에서 천국으로 올라간다고 주장했다. 아래는 루터의 95개조 반박문

올해는 가톨릭의 쇄신을 요구했던 종교개혁이 일어난 지 500년이 되는 해입니다. 종교개혁의 배경은 사회 혼란과 갈등이었고 그 시발점은 가톨릭의 면죄부 판매였습니다.

▶불안한 시대
사회 갈등과 종교 갈등이 뒤섞여 극심한 혼란이 요동치던 중세 시절, 유럽은 아수라장이었습니다. 흑사병으로 인해 1348~1350년에만 무려 2500만~3500만 명이 사망했고 유럽 인구의 30%가 죽어갔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극심한 고통을 당하고 있는데도 로마 가톨릭교회는 많은 부를 쌓는데 열중했고, 그것은 성직 매매와 친족 등용으로 이어졌습니다. 성직자들 가운데는 라틴어를 제대로 읽지 못하거나 음주가무와 축첩을 하는 자들도 있었습니다.
당시 옥스퍼드 대학의 신학·철학부 교수였던 위클리프(1320~1384)는 “교황은 이 땅의 권세를 갖지 못해 안달이다. 교황은 적그리스도의 화신이다.”라고 노골적으로 공격했습니다. 결국 그는 이단으로 몰려 대학에서 쫓겨났고 그가 죽자 콘스탄츠 공의회는 무덤에서 그의 시신을 다시 파내 화형에 처했습니다.

▶면죄부 판매
이런 상황에서 메디치가문의 교황 레오 10세는 산피에트로 대성당(성베드로 대성당)을 건축하기 위해 면죄부를 팔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은 독일의 부호인 푸거 가에서 빌린 돈을 갚기 위한 것이기도 했습니다.
체코의 후스(1369~1415)가 교황청에 반기를 들고 면죄부를 파는 교황을 비판하자 로마 가톨릭은 그런 후스를 화형에 처했습니다.
이때 사제들은 “누구든지 회개하고 기부금을 내면 죄를 용서받을 수 있습니다. 돈이 이 상자 속에 짤랑하고 들어가는 순간, 영혼은 지옥의 불길 속에서 튀어나오게 됩니다”라고 설교했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든 면죄부 증서를 구입하면 죄를 용서받을 수 있고,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이에 독일의 루터(1483~1546)는 그 문제를 제기하는 95개조 반박문을 대자보로 붙였고, 이로써 종교 개혁이 촉발되었습니다.

▶21세기 면죄부
지난 2013년 미국의 한 언론은 “바티칸, 교황의 트위터를 팔로우하여 연옥의 시간을 단축하다.(Vatican: Get time off in purgatory by following Pope on Twitter)”라는 제목의 기사를 썼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브라질을 방문하는 기간 동안 교황의 트위터에 팔로우하는 신자에게 면죄부를 준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또 우리나라의 한 언론은 루터의 발자취를 다룬 기사에서 “면죄부를 사면 구원을 받는다는 중세 때 주장과 믿기만 하면 구원받는다는 요즘 주장은 어떤 면에서 상통한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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