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를 추구하는 선택형 느림 ‘만만디’ (慢慢地:mànmànde)

성어로 배우는 중국어와 문화
발행일 발행호수 2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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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제재 철회 움직임을 보이는 중국은 명분보다는 철저히 실리위주로 접근 할 것이다.

중국말 ‘만만디’(慢慢地)는 우리에게 중국인의 상징처럼 친숙하다. 만만디의 뜻에는 때로는 ‘여유있다’는 느낌으로, 때로는 ‘불편하게 느리다’는 느낌의 뜻이 모순되게 함께 들어 있다.

실리주의의 산물

중국인이 사용하는 만만디라는 말은 단순히 느리다는 의미가 아니다. 느린 것처럼 보이는 형식을 취하는 이유는 실리를 담보하기 위한 신중이 그 저변에 깔려 있다. 즉, 실리주의의 산물인 것이다. 원하는 것을 무리 없이 제대로 획득하려다 보니 신중할 수밖에 없다. 중국인이 중시하는 관시를 고려해야 하고, 누구의 체면도 손상되지 않는 결과를 얻어내려면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을 수밖에 없다. 갈등을 회피하면서 일 처리를 해야 하니 겉으로 느리게 보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불리(不利)는 못 참아

하지만 중국인의 느림은 항상 느린 것이 아니다. 중국인과 가까이 대하다 보면 경제적인 이해득실에 민감함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중국인을 대하면서 기억해야 할 문장 하나, “ 중국인은 불의(不義)는 참아도 불리(不利)는 못 참는다.”

경제적인 실리를 중시하는 중국인에게 겉으로 내세우는 대의 명분은 포장인 경우가 많다. 중국인과 협상을 할 때에 중국인이 만만디를 내세우고 여러 가지 고려의 변수를 내세운다면 이는 체면, 관시 등을 생각해볼 때 당장 추진하기에는 실질적인 이득이 작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 경우 당초 생각했던 것과 달리 진행은 더디고 마무리될 듯 마무리되지 않는 협상이 반복된다.

그러나 만일 실질적인 이득, 곧 경제적인 이익이 크다고 판단하는 중국인은 어떻게 행동할까? 그 때는 어제까지 만만디를 얘기하고 고려의 변수를 이야기하던 그 사람이 광속도로 업무를 추진하고 우리에게 한국인의 빨리빨리 문화 (콰이콰이 원화 <快快文化>)의 장점을 늘어놓으며 재촉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인이 내세우는 만만디는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느리게
자신만의 이익 극대화
중국의 사드 제재가 그 사례

선택형 느림

전년에 발생한 한·중간 사드 문제에서 중국이 사드 제재를 우리 나라 경제 전반에 전면적으로 가하는 전광석화 같은 모습을 볼 수 있었고, 반대로 올해 사드 제재 철회를 위해 ‘만만디’로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는 중국의 입장에서 실리 추구를 위해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느리게 자신의 이익만을 극대화하는 만만디의 좋은 사례이다. 중국인이 내세우는 만만디는 실리를 추구하는 ‘선택형 느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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