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규모 커지고 발생 기간 길어져, 건강 위협하는 유해물질도 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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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삼중고…고온·건조·강풍
온실가스 배출 건강 위협

경북 의성군 산불 발생 나흘째인 3월 25일 의성군 단촌면 하화1리에 강풍에 날아온 산불 불씨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기온 오르면 산불 위험 커져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시대보다 1.5도 높아진 가운데, 기후변화의 영향이 인간의 삶에 직접적인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 최근 한국뿐 아니라 미국 등 세계 각지에서 대형 산불이 늘고 있다.

우리나라는 3월 21일 산청에서 시작된 산불이 일주일 넘게 그 위세를 떨치며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발생시켰다.

사망자 30명, 부상자 45명, 피해 면적은 서울의 80% 수준인 4만 8천여㏊에 이른다. 주택 3천여 동, 의성군의 고운사 전소 등 국가유산 피해 30건, 농업시설 2천여 건, 고속도로 통제, 청송휴게소 상하 구간이 전소되었다. 4월 1일 기준 3,309명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돌이킬 수 없는 산불은 갈수록 더 자주, 더 큰 규모로 찾아온다. 연평균 대형 산불은 2010년대 1.3건에서 2020년대 4.8건으로 늘었고, 평균 산불 면적 역시 857ha(857만㎡)에서 6,270ha(6,270만㎡)로 7.8배 넓어졌다.

무엇보다 산불이 길어지고 진화가 늦어지는 이유는 봄철 건조한 날씨와 평년보다 적은 강수량, 고온, 강풍 등이 겹쳤기 때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경남·북 지역에는 연일 건조 특보가 발령된 상황이었고 의성의 최고 기온은 22일 25.2도, 23일 26.4도로 봄이라기보다는 초여름의 더운 날씨를 보였다.

이렇게 봄의 건조함과 여름에 해당하는 고온이 만난 상황에서 산불이 났고 최대 순간 초속 17.9m/s에 이르는 강풍이 불었다. 이 때문에 걷잡을 수 없이 산불이 확산됐다.

국립산림과학원 ‘제1차 산림·임업 분야 기후변화 영향평가 종합보고서’ 등을 보면 산림 기온이 1971∼2000년 평균보다 1.5도 상승하면 ‘산불위험지수’가 8.6%, 2도 오르면 13.5% 각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산림 지역 평균기온은 2050년대 14.1도, 2060년대 15.2도, 2070년대 15.9도, 2080년대 16.9도, 2090년대 17.7도 등으로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2000∼2019년 전국 평균기온은 11.9도였다.

산불에 치솟는 온실가스와 유해물질

산불이 발생하면 나무의 잎과 가지가 불에 타면서 이산화탄소를 비롯해 온실효과가 더 강한 메탄, 일산화탄소, 아산화질소, 질소화합물 등을 포함한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영남지역 산불로 인해 이산화탄소 324만 5천 톤, 메탄 27만 2천 톤, 아산화질소 14만 3천 톤 등 총 366만 톤의 온실가스가 배출된 것으로 추정됐다.

전문가들은 산불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의 심각성뿐만 아니라, 불에 타면서 발생하는 연기 속에는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미세먼지와 수많은 화학물질이 포함되어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연구 결과, 산불 시 배출되는 초미세먼지(PM2.5)의 농도는 세계보건기구(WHO) 기준보다 약 3.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천식을 유발하고 발암성을 가진 벤젠과 포름알데히드도 함께 배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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