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계절은 왜 가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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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3일, 더위가 물러간다는 절기인 ‘처서(處暑)’가 있었습니다. 처서가 지나고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해진 요즘, ‘독서의 계절’ 가을이 성큼 다가온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독서는 계절과 상관없이 언제나 할 수 있는 활동인데, 왜 가을만을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는 걸까요?

■ 옛날에는 농경사회였기 때문이에요!

▲ 주경야독을 표현한 그림 (출처: 니즈폼)

가을이 독서의 계절로 불리는 것은 농경문화의 관습에서 유래한다고 보는 견해가 많습니다. 옛날에는 낮에 일하고 밤에 책을 읽는 ‘주경야독(晝耕夜讀)’이 일상적이었기 때문에, 낮보다는 밤의 온도가 독서 환경에 더 중요했는데요. 가을은 ‘등화가친(燈火可親)’이라는 말처럼 등불을 가까이하여 글 읽기에 좋은 계절이었습니다. 겨울밤은 너무 춥고, 여름은 밤에도 더워서 등잔불을 켜고 오랫동안 책을 읽기가 어려웠지만, 바람이 선선한 가을밤은 책 읽기에 좋았던 것입니다. 봄도 날씨가 좋지만 농사를 새로 시작해 몸이 고단한 것에 비해, 가을은 수확을 끝낸 상태라 마음까지 풍요로워 학업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 가을은 독서하기 딱 좋은 환경이에요!

가을은 밤뿐만 아니라 낮에도 독서하기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통상 가을 날씨는 기온이 18~20℃, 습도는 40~60% 정도로 쾌적한 조건을 지니고 있습니다. 또 태양에서 오는 가시광선 중 파란색이 많이 반사되어 하늘이 더 파랗게 보이는 등 가을에는 여러 가지 자연적인 조건이 독서를 통한 사색과 명상을 유도한다고 합니다.

■ 책을 읽으면 마음이 차분해져요!

가을이 되면 괜히 쓸쓸하고 고독한 기분이 들지 않나요? 우리 몸은 계절 변화에 따라 신경호르몬에 변화가 생기는데요. 가을이 되면 일조량이 줄어들면서 ‘행복 호르몬’으로 불리는 신경전달 물질인 세로토닌의 분비도 함께 줄어듭니다. 세로토닌의 분비가 줄어들면 감정의 기복이 심해지게 되는데요. 게다가 가을은 계절의 특징상 전체적인 컬러 채도가 낮고, 열매나 낙엽이 떨어지는 모습을 많이 접하다 보니 쓸쓸하고 외로운 기분을 느끼게 되기 쉽습니다. 이때 차분히 독서를 하는 것은 마음을 위로하는데 좋은 방법이라고 합니다.

영국의 서섹스 대학교 인지신경심리학 전공의 데이비드 루이스 박사가 진행한 ‘스트레스 해소 방법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책을 읽었을 때 스트레스 수준이 68%나 감소하는 동시에 심장 박동수가 낮아지고, 근육의 긴장도 풀어졌다고 합니다. 이는 음악 감상 61%, 산책 42% 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하니, 독서를 하며 마음의 안정도 찾고 마음의 양식도 쌓는 가을을 보내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성인과 학생의 <독서 장애 요인> (출처: 문화체육관광부 2019 국민독서실태조사)

지난해 3월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9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성인 10명 중 5명은 1년에 책을 한 권도 안 읽을 정도로 독서율이 매년 낮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독서가 어려운 이유로는 책 이외의 컨텐츠가 많고, 시간이 없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 책 읽는 것이 싫고 습관이 되지 않았다는 답변이 뒤를 이었는데요.

책을 읽는 것은 TV나 유튜브처럼 보기만 해도 모든 정보가 전달되는 매체와 달리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사고와 의지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어릴 적부터 습관화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다소 어렵고 부담스러운 일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독서를 시작하려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독서에 관한 명언 몇 가지를 준비해보았습니다.

중국 한나라 무제 시절의 지식모음집 『회남자』는 “시간이 없어서 독서하지 못한다고 하는 사람은 시간이 있어도 독서하지 못한다.”고 했으며, 고대 그리스의 대표적인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남의 책을 많이 읽어라. 남이 고생하여 얻은 지식을 아주 쉽게 내 것으로 만들 수 있고, 그것으로 자기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했습니다.

▲ 작년 12월, 일본의 한 트위터리안은
“공부란「머릿속에 지식을 쑤셔 넣는 행위」가 아니라
「세상의 해상도를 올리는 행위」”라며
그 예시를 몇 가지 들고는,
“이「해상도 업그레이드감」을 즐기는 사람은 강하다.”
라는 트윗을 남겨 많은 이들의 공감을 받았습니다. (출처: @toyomane 트위터)

또 작년 12월 한 일본인이 올린 트윗은 “공부란 ‘머릿속에 지식을 쑤셔 넣는 행위’ 가 아니라 ‘세상의 해상도를 올리는 행위’ 라고 생각한다. 뉴스의 배경음악에 불과했던 닛케이 평균 주가가 의미를 지닌 숫자가 되거나 외국인 관광객의 대화를 알아들을 수 있게 되거나 단순한 가로수가 ‘개화 시기를 맞이한 배롱나무’가 되기도 한다. 이 ‘해상도 업그레이드감’을 즐기는 사람은 강하다.” 라는 말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받았는데요. 독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다가오는 독서의 계절을 맞아 세상의 해상도를 높이는 독서의 즐거움을 알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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