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교회 박원실 관장
하나님을 기억할 수 있는 선물을 주신 것 늘 감사해어린 시절의 하나님은 커다란 산 같은 분이셨습니다.
키가 작은 제가 하나님께 안수를 받을 때는 어머니께서 저를 번쩍 들어서 안수를 받혀주셨습니다. 어린 저는 하나님을 만나는 시간이 마냥 즐거웠습니다. 아버지가 교역자이셔서 교회에서 살면서 자연스럽게 하나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입학 후에는 아버지의 임지로 따라 다닐 수가 없어서 따로 집을 구해서 어머니와 형제들이 생활을 했습니다. 어머니가 새벽예배에 가시면 동생이랑 저는 베개를 단상인 것처럼 하면서 새벽마다 예배드리며 놀았습니다.
어느 날 집회에 나오신 하나님께서는 ‘쉭 쉭’ 축복하신 다음 “너희 죄로 내가 눈을 뜨지 못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 모습은 예전의 웃으시며 반겨주시던 모습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우리 죄의 부담으로 고통 받는 하나님의 모습으로 그때의 광경이 마음에 남아있습니다.
중학생이 된 저는 학교에서나 집에서나 항상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이라 학교에 다니는지도 모를 정도로 조용하게 학교를 다녔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영어시간에 선생님이 전도관에서 박태선 장로의 발 씻은 물, 코 푼 물을 먹는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소리를 들으며 평소 제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저는 그 교회에 다니고 있는데 그런 일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선생님이면 발 씻는 물 드실 수 있겠습니까”하고 큰 소리로 따져 물어 그 선생님의 사과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중·고교 시절은 하나님을 조금씩 알아가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세종문화회관 합창이 추진되면서 합창으로 전도를 시작하셨습니다. 축복을 받고 난 후 거울 앞에 자신의 모습을 보라고 해서 아름답고 환하게 변한 제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란 적도 있었습니다. 세종문화회관에서의 합창을 앞두고 어느 집회에서 뼈를 녹이시는 권능을 보여주시는 신기한 체험도 직접 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안수해주시면 솜뭉치처럼 포근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런 체험 등을 통해서 하나님을 분명히 알게 되었고 신앙의 싹은 점점 자라게 되었습니다.
화사한 미소의 하나님으로, 내 죄로 고통 받으시는 희생의 하나님으로,
이제는 나가서 일 할 때라고 말씀하시는 하나님으로,
지금도 그 기억은 어려울 때마다 큰 힘이 됩니다.
그 무렵 하나님께서 안수을 해주시면서 저에게 관장 발령을 내셨습니다. “이제 관장으로 나갈 때”라고 하시면서 그 자리에서 울산으로 발령을 내셨습니다. 학교를 경기도에서 다니고 있었기때문에 그 자리에서 정확하게 답을 드리지 못하고 우물쭈물하고 내려왔습니다.
교회로 돌아와 관장님께 그런 내용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때는 매 주 축복일이 있던 때인데 제가 직접 전도한 학생은 아니지만 한 학생을 챙겨서 신앙촌에 가라고 하셔서 그 학생을 데리고 축복일에 참석을 하였습니다. 하나님께 축복을 받고 식사를 하러 샘터식당으로 가는 데 비가 내렸습니다. 식당에 도착해서 밥을 먹으려고 하는데 “마산 박관장님 딸 전화 받으라”고 해서 전화를 받으니 하나님이셨습니다. “공부 열심히 하고, 데모 하지 말라”고 말씀하시고, 만찬회에 참석하라고 하셨습니다. 만찬회장에 도착하니 저를 보시고 왜 관장으로 안 나가고 있느냐고 물으셨습니다. 그때 어머니가 하시던 시온쇼핑(지금의 신앙촌상회)에 불이 났었는데 저는 얼른 “집에 불이 났습니다. 기억해 주세요” 하고 말씀드렸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눈을 지그시 감으시고 “내가 다 알고 있다. 아버지는 전도사고 엄마는 소비조합이고, 가족이 다 믿고 있는 것 알고 있다”고 말씀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지금도 어려움이 닥치면 ‘내 사정 다 아시는 하나님’을 생각하며 다시 한번 힘을 내곤합니다.
그 후 하나님께서 직접 나오시지 않으시고 전화로 연결하시는 축복일이 지나면서 ‘이제는 나갈 때다’는 말씀을 기억하며 더 이상 미루고 있으면 안 될 것 같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며칠 뒤에 전 서울 22중앙으로 첫 발령을 받았습니다.
어린 시절 하나님은 항상 베풀어주시고 미소지어 주시던 하나님으로, 학창시절의 하나님은 날 위해 축복해주시면서 고통 받으시고 희생하신 하나님으로 기억됩니다. 하나님과 함께 했던 시간은 큰 선물입니다. 하나님을 기억 할 수 있는 선물을 제게 주신 것을 항상 감사합니다.
2011년 한 해는 아직 ‘열어보지 않은 선물’들이 많습니다. 아무도 모르는 희망의 선물, 사랑의 선물입니다. 무엇이 있을지, 어떤 일이 있을지 아무도 모릅니다. 다가오는 새해는 사랑과 기쁨의 좋은 선물이 가득 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새해에는 일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