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씻는 욕조냐” 조롱거리 된 로마 명소 트레비 분수에 무슨 일?
이탈리아 수도 로마의 명소로 꼽히는 트레비 분수가 관광객들의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최근 로마 당국이 트레비 분수 보수 공사를 시작하면서 그 앞에 임시 수조를 세워놓으면서다.
6일(현지시각) 미국 CNN 등에 따르면, 내년 가톨릭 희년(禧年·Year of Jubilee)을 앞두고 지난달 트레비 분수에 대해 대대적 유지관리 공사에 들어갔다.
공사가 시작된 이후인 지난 1일 트레비 분수 앞에는 직사각형 모양의 임시 플라스틱 수조가 등장했다. 관광객들이 임시로 동전을 던져넣을 수 있도록 이 수조를 설치한 것이다. 공사로 인해 분수 주변엔 울타리가 세워졌으며, 안을 채웠던 물도 다 빼놓았고 겉면은 나무 합판이 그대로 노출돼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트레비 분수를 보러 온 관광객들은 아쉬운 대로 이 임시 수조에 동전을 던져 넣고 있다. 트레비 분수를 찾는 관광객들에게는 소원을 빌며 동전을 던지는 게 ‘필수 코스’인 데다
‘분수를 등지고 서서 오른손으로 동전을 왼쪽 어깨 너머로 던지면 로마에 다시 올 수 있다’라는 속설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당국은 “수조는 분수 내부에서 공사하는 인부들이 동전에 맞지 않도록 하기 위해 설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수조에 모인 동전을 모아 가톨릭 자선단체 카리타스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트레비 분수에 쌓인 동전은 150만 유로(22억 6,000만 원)
에 달했다.
실제 분수에 동전을 던져넣을 수 없으니 이곳에 대신 던지며 소원을 빌라는 의도였으나, 관광객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곳을 찾았던 관광객들은 X(옛 트위터) 등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수조가 마치 발 씻는 욕조 같다”, “여름에 어린이들이 물놀이하다 소변을 누는 작은 수영장 같다”, “내가 기억하는 한 이탈리아에서 본 것 중 가장 슬픈 장면”, “흉물스럽다” 등의 비판 글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