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예수회가 은폐하려 했던 사제 성학대 사건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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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 예수회는 성명서를 내며 최소 100명의 원주민 소녀들을 학대하고 사진을 찍고 자신의 행동을 글로 상세히 기록한 스페인 신부 루초 로마(Lucho Roma)의 소아성애자 사건에 대한 대처가 “부주의하고 나태하며 재앙적이었다”고 인정했다. 이 성명은 루초 로마 신부가 선교사로 활동하는 동안 수십 명의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사실과 그의 상급자들이 범죄 사실을 보고 받고도 이를 어떻게 수행했는지, 그리고 2019년 로마가 사망한 후 조사 결과를 어떻게 은폐했는지를 폭로한 엘 파이스(EL PAÍS)의 보도가 나온 지 몇 시간 후에 발표되었다.

루초 로마 사건은 끔찍한 이야기다. 루초 로마는 1955년 신부 수업을 받기 위해 볼리비아로 온 스페인 출신의 예수회 신자였다. 예수회 내부 조사에 따르면 로마는 1980년대 수도 라파스에서 예수회 고위직에 있을 때 원주민 소녀들을 처음 학대하기 시작했다. 로마는 1983년에서 1994년 사이에 영가스의 트리니다드 팜파 공동체를 방문해 미성년자들을 성폭행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범죄는 그가 볼리비아 남동부에 위치한 차라과에서 선교사로 임명된 1994년부터 2005년 사이에 발생했으며, 그는 그곳에서 일기를 쓰며 자신의 학대 행위를 상세히 기록했다.

차라과(Charagua)에서 예수회 소유의 집에 있는 그의 방에서 소녀와 함께 있는 루초 로마(Lucho Roma).

“나는 내 손으로 그들의 몸 전체를 만진다. 나는 자연스러운 따뜻함과 함께 친밀한 부위의 열기를 느낍니다! 이 소녀들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알몸일 때는 비누 냄새가 난다!”

로마는 피해자 70명의 이름을 기록했지만, 조사에 따르면 피해자 수는 100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는 미성년자들을 촬영하고 비디오로 녹화한 다음 그 영상에 자위행위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선물로 미성년자들의 신뢰를 얻은 다음 자신의 방으로 데려가 성폭행하고 사진을 찍었다.

이러한 로마의 비밀 일기는 2008년에 처음 발견되었다. 로마가 수크레시로 전근을 갔을 때, 그곳에서 동료 중 한 명이 공동체의 공용 컴퓨터에서 그의 사진을 발견한 것이다. 동료는 이를 상급자에게 보고했지만, 상급자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또 당시 소아성애자 로마의 방을 청소하던 여성도 로마가 미성년자를 강간하는 노골적인 장면이 담긴 사진 스크랩을 발견했다. 예수회 내부 조사의 일환으로 진행된 심문에서 이 여성은 두려웠다고 말하며 2016년까지 자신이 본 것을 밝히지 않았다. 이후 로마 사건은 예수회 교단에서 가장 높은 권력 위치인 지방 상급자에게까지 보고되었지만 역시 아무런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

예수회는 2019년도에 로마의 또 다른 전 동료가 스페인 에페 통신사 기자에게 자신도 2008년에 공용 컴퓨터에서 로마의 사진을 본 적이 있고, 메모리 장치에 사본을 저장했으며 그 이후로는 비밀로 해왔다고 말했을 때까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기자는 자신의 발견 사실을 예수회에 보고하고 뉴스를 보도했지만, 자세한 내용이나 범인의 신원은 밝히지 않았다. 그 후 예수회는 내부 조사를 시작하여 로마가 계속 쌓아둔 모든 자료를 발견하고, 그의 동료와 지인을 심문하고 정신의학 전문가에게 보고서를 의뢰하고 로마 신부로부터 자백서를 받았다. 로마는 “나는 어떤 상황에서는 8세에서 11세 사이의 소녀들과 성욕에 사로잡혀 성행위를 하곤 했습니다”라고 자백했다. 얼마 후 루초 로마는 코차밤바에서 84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예수회는 로마의 성학대 사실을 2019년에 알았으나 관련 문서들을 숨겼고, 기숙학교에서 아동을 학대한 또 다른 예수회 회원 알폰소 페드라하스의 일기가 언론에 의해 폭로되었던 2023년까지 이를 검찰에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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