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니 심리학! <로젠탈 효과>

발행일 발행호수 2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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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로젠탈 효과>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밀리언셀러『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의 제목인데요. 이 책은 세계적인 경영 컨설턴트인 저자 켄 블랜차드가 긍정적 관계의 중요성을 깨우쳐주고, 칭찬의 진정한 의미와 칭찬하는 법을 소개한 책입니다. 칭찬이 가져다주는 긍정적인 변화와 인간관계, 그리고 동기부여 방식 등을 재미있고 흥미로운 이야기로 풀어냅니다. 이와 관련한 심리학 용어가 있는데요. 오늘의 주제인 ‘로젠탈 효과’입니다.

◆ 로젠탈 효과란?

‘로젠탈 효과’는 하버드 대학교 심리학과 로버트 로젠탈 교수가 초등학교 교장 레노어 F 제이콥슨과 공동연구하여 발표한
이론인데요.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기대와 관심을 표현하면 그 사람이 더 좋은 능력을 발휘하게 되는 현상’입니다.

이들의 실험 내용은 이렇습니다.

「1964년 봄, 샌프란시스코의 한 초등학교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지능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그리고는 실제 점수와 상관없이 20%의 학생들을 무작위로 뽑아 교사들에게 명단을 전달했습니다. 교사들에겐 이 아이들은 ‘지적 능력이나 학업 성취의 향상 가능성이 높은 학생들’이라고 거짓으로 알려주었죠. 8개월 후 다시 전교생을 대상으로 동일한 지능 검사를 실시했는데, 명단에 오른 학생들이 다른 학생들보다 평균 점수가 높았습니다.」

로젠탈은 이 결과를 두고 선생님의 기대와 격려가 실질적인 긍정 효과를 낳은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아울러 학생들이 교사의 짧은 표정이나 몸짓만 보고도 자신에 대한 교사의 평가가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를 상당히 정확히 알아낸다는 사실도 발견했습니다. 교사의 미묘한 기대치 변화도 학생들은 빠르게 파악해내고, 그 영향력이 학생의 성취도를 바꿀 수 있다는 것입니다. 후에 이 실험은 ‘기대 효과’를 입증한 고전적 실험으로 널리 인용되게 되었습니다.

◆ 로젠탈 효과의 예시

로젠탈 효과는 비단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에만 해당되는 이론이 아닙니다. 회사에서 상사가 부하직원을 믿고 긍정적인 기대를 표현한 것이 직원의 근로 의욕과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 사례, 병원에서 의사들이 환자들에게 병이 나을 것이라는 기대와 긍정적인 격려를 해주는 것이 실제로 병이 낫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례 등도 로젠탈 효과에 해당합니다.

세계적인 제조기업 GE(General Electric)의 전 회장인 잭 웰치와 관련된 유명한 일화도 있습니다. 잭 웰치는 어린 시절에 말을 심하게 더듬어 놀림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잭 웰치의 어머니는 그에게 늘 격려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어머니는 “너는 생각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그 속도를 입이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말을 더듬고 있는 것뿐이다. 걱정할 필요 없다. 너는 분명 나중에 훌륭한 사람이 될 것이다.”며 잭 웰치를 격려했는데요. 잭 웰치가 어떤 사람이 되었는지는 이미 증명되었습니다.

▲ 나에게 기대를 하고, 있는 그대로 나를 믿어준다는 느낌을 전달받으면 긍정적 변화에 대한 강한 동기부여를 갖게 된다.

◆ 로젠탈 효과의 중요성

데일 카네기는 그의 저서《인간관계론》을 통해 사람은 ‘논리적인 동물’이 아니라
‘감정적인 동물’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감정적인 동물인 사람에게 상대방이 보내는 기대와 신뢰의 영향력은 매우 큽니다.

부모님 혹은 선생님, 나를 아껴주는 누군가로부터의 신뢰나 기대는 나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으로 연결됩니다. 누군가가 나에게 기대하고 있다, 나를 있는 그대로 믿어준다는 느낌을 전달받으면, 그 순간 내가 이해받고 있다고 느끼면서 긍정적 변화에 대해 강한 동기부여를 가지게 됩니다.

특히 든든한 지지자인 부모나 선생님 또는 직장 상사 등 권위를 가진 사람이 주는 메시지는 놀라운 효과를 발휘하게 됩니다.

하지만 역(逆)로젠탈 효과가 일어난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럼 그렇지, 네가 할 수 있겠어?’ ‘이럴 줄 알았어, 실망이야’, ‘넌 늘 그러더라’ 등의 무시하는 말이나 기대하지 않는 표정과 태도는 사람을 위축되게 만들고 자신감을 잃게 합니다. 종종 중요한 사람으로부터 받은 무시와 비난은 우리 뇌에 강한 자국을 남기게 되는데요. 깊은 뿌리를 내린 낮은 자존감은 ‘난 안돼, 나는 무능해, 항상 부족해’라는 자기 비난과 함께 부정적 세계관을 만들어 냅니다. 이러한
현상을 ‘낙인 효과’라고 하는데요. 부정적인
기대나 취급을 당한 당사자가 부정적으로 변해가는 현상을 얘기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태도나 말들이 로젠탈 효과를 더욱 긍정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을까요?

◆ 로젠탈 효과를 높이는 법

일단은 다른 사람의 가능성을 인정하고 칭찬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하는데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칭찬을 하는 것에도 받는 것에도 소극적입니다. 쑥스럽거나 부담스러워한다고 해야 할까요? 동양은 자기가 잘하는 것을 더 장려하는 ‘자기 고양 문화’ 보다는 잘 못하는 것을 개선하는 ‘자기 개선 문화’가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칭찬에 인색하지 마세요. 칭찬도 예절입니다. 상대방에게 좋은 말을 건넨다는 것은 상대의 장점을 인정하고 그 사람의 인격을 존중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어색하더라도 의식적으로 칭찬하는 연습을 해보세요. 칭찬을 할수록 다른 사람의 장점이 더 잘 보이게 될 것입니다.

또 칭찬하는 방식에 있어서 결과보다는 과정이나 노력, 가능성을 인정해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면 “100점 맞았네, 똑똑하구나”, “니가 제일 잘하는 것 같아.”라는 칭찬보다는 “노력 많이 했겠네. 수고했어”, “덕분에 수월했어” 등의 칭찬이 더 효과적입니다. ‘칭찬을 빙자한 평가’를 하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부담과 불편함, 나아가 걱정과 불안함을 느끼게 할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건 ‘진정성’입니다. 사람은 신기하게도 진심으로 믿어주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할 수 있다고 합니다. 진심으로 신뢰하고 존중할 때, 그 마음이 전달되어 로젠탈 효과가 커질 것입니다.

◆ 진정한 로젠탈 효과란?

그런데 ‘명문대에 들어가길 바라는 부모님의 기대’도 로젠탈 효과를 가져올까요? 로젠탈 효과의 중요한 원칙은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도와주고, 희망을 준다’는 것입니다. 당장 무리한 것을 기대하며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상대방의 의사를 무시하고 과도한 기대를 강요하는 것은 로젠탈 효과를 오해한 것입니다. 사과나무에 수박 열매가 열리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커다란 수박이 열리지 않듯이요. 사과나무에 물도 주고 벌레도 잡아주며, 무럭무럭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이 진정한 로젠탈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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