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은이의 봄나들이(1)
시온어린이를 위한 동화 성은이는 새 학기에 올라와 같은 동네에 사는 희영이를 알게 되었습니다. 희영이는 남을 배려 할 줄 아는 마음을 가져 금방 친하게 되었습니다. 하교 길에 희영이가 자기 다니는 교회에 가서 스카이 점프 놀이를 하자고 해 따라 갔었는데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교회에 가서 놀 때 마다 교회 선생님도 항상 반가운 미소로 대해주어 기분이 좋았습니다.
지난 일요일에는 희영이와 스카이 점핑도 하고 예배도 보았습니다. 그런데 교회 선생님이 “성은아! 이번 주 일요일은 축복일인데 기장 같이 갈래?” “기장이 어딘데요?” “부산 해운대 옆에 있는 곳인데 바닷가에 있어. 선생님이 노란 차 운전하고 갈 거야 ” 성은이는 바닷가라는 말에 귀가 번쩍 띄었습니다. 작년 여름 방학 때 바닷가에서 조개 캐던 생각이 났습니다. “가고 싶어요. 그런데 엄마한테 말씀드려야 돼요.” “그래? 그럼 선생님이 부모님께 말씀드릴까 성은이가 말씀드려 볼래?”“제가 말씀 드릴께요.”
성은이는 희영이한테서 기장 축복일에 갔었던 이야기를 교회에서 놀고 오다가 들은 적이 있었는데 막상 교회 선생님으로부터 권유를 받으니 설레기도 하고 엄마, 아빠에게 허락 받아야 하는 것이 걱정되기도 했습니다.
성은이는 집에 오니 가게를 운영하시는 엄마가 오늘은 일찍 들어와 계셨습니다. “엄마! 벌써 일 다 하고 오신 거예요?” “으응, 오늘은 성은이 맛있는 걸 만들어 주려고 일찍 들어 왔지. 늦게 들어 올 걸 그랬나!”엄마는 환하게 웃으면서 농담까지 하셨습니다.
엄마한테서 부침개를 만들 때 나는 고소한 냄새가 났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엄마는 김이 나는 부침개를 식탁에 한 접시 올려놓습니다. 오랜만에 엄마와 마주앉아 부침개를 먹으면서 살며시 엄마를 올려다봅니다.
“엄마! 이번 일요일에는 교회에서 부산 바닷가에 있는 기장을 간다는데 가도 돼요?” “부산 기장? 그럼 토요일에 가야잖아. 가서 잠도 자야 하구. 글쎄. 아빠한테 여쭤 봐야지”“희영이가 그러는데 자기는 자주 갔었는데 갈 때 마다 재미있다고 그랬어요.”
실은 성은이 엄마도 먼 친척 할머니가 기장에 사시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희영이가 하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지금 쯤 신앙촌은 벚꽃 뿐 아니라 주변 산의 분홍빛 진달래, 길가의 진한 영산홍 등이 만발하여 꽃동산이 된다고 그 할머니로부터 익히 들었습니다. 그러나 성은이 아빠가 허락해야 하기 때문에 당장 결정을 할 수 없었습니다.
성은이는 속으로 ‘엄마는 허락 하시는구나. 그럼 아빠가 허락 해주시면 갈 수 있겠구나.’하고 생각 했습니다. 그리고 교회 선생님이 한 말씀이 떠올라 슬며시 자기 방에 가서 “하나님! 저는 기도를 어떻게 하는 줄 모르지만 아빠가 기장에 가도록 허락하게 해주세요.” 하고 눈을 꼬오옥 감고 기도를 했습니다. 성은이는 숙제를 한 후 밀린 그림 숙제까지 다했습니다. 그러나 늦게까지 아빠는 들어오시지 않았습니다. 할 수 없이 아빠에게 메모를 썼습니다.
‘아빠! 이번 일요일에 교회 친구들과 부산 기장에 다녀오고 싶어요. 허락 해 주실 거죠? 아빠 말씀 더 잘 들을께요. 사랑하는 아빠에게, 성은이 올림.’
성은이는 아침에 눈을 비비면서 아빠 방문을 열어보자 밥을 짓던 엄마가 “어제 밤늦게서야 출장 가셔서 며칠 집에 못 들어오신다고 전화 왔었어. 그래서 성은이가 기장 신앙촌에 가고 싶어 한다고 네가 쓴 메모지를 읽어 드렸더니 아빠가 ‘그래? 교회 선생님이 데리고 가겠지? 보내 주지 그래. 성은이가 교회 다니면서 활동 영역이 꽤 넓어 졌군 그래.’ 하시던데”
성은이는 엄마 말씀에 졸리던 눈이 겨우내 움추리다 핀 목련꽃 꽃잎처럼 확 트이면서 병아리색 교회차를 타고 희영이와 노래를 부르며 차장 밖의 농촌의 풍경 모습을 떠올리고는 “엄마! 카메라 어디 있어요? 바닷가에서 사진 찍어서 엄마, 아빠 보여 드릴께요.
성은이는 신이나 두 손의 엄지 검지를 맞대어 네모를 만들고는 국자에 국물 맛을 보던 엄마를 향해 “여기를 보세요! 하나, 둘, 셋.”하고는 입으로 “찰칵”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