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강진 참사… 반세기 만에 최대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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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7.8 강진에 필리핀 남부 초토화, 사망자 46명·이재민 2만여 명
태평양 둘러싼 지진대 다시 주목…일본도 강진 잇따라, 재난 경계감 고조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 인근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7.8의 강진으로 대규모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환태평양 조산대인 이른바 ‘불의 고리(Ring of Fire)’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AF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8일(현지 시각) 발생한 강진으로 최소 46명이 숨지고 500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재민은 2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진원지에서 북쪽으로 약 60㎞ 떨어진 주요 상업 도시 제너럴산토스시에서는 건물 붕괴와 전력 시설 파손으로 최소 13명이 사망했다. 인근 사랑가니주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해 최소 18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남코타바토주와 동다바오주, 발루트섬 등에서도 사망자가 보고됐다.

이번 지진으로 주택 400여 채가 붕괴되고 2천여 채가 파손됐으며, 정부 시설 117개와 교량 약 20개도 피해를 당했다.

필리핀 화산지진 연구소는 규모 6.7을 포함한 강한 여진 23차례를 비롯해 2,000여 차례의 여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균열이 생긴 건물들이 추가 여진으로 붕괴할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으며, 많은 주민이 귀가하지 못한 채 대피소와 임시 텐트에서 생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의 피해가 커진 이유로 강한 규모뿐 아니라 진원지가 인구 70만 명이 넘는 제너럴산토스시와 가까운 해역에서 발생했다는 점을 꼽고 있다. 규모 7의 지진이 히로시마 원자폭탄 32개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방출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규모 7.8의 이번 지진은 훨씬 강력한 위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지진을 계기로 ‘불의 고리’ 지역의 지진 활동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불의 고리는 태평양을 둘러싸고 있는 환태평양 조산대로, 전 세계 지진의 약 90%와 활화산의 약 70%가 집중된 지역이다. 태평양판과 유라시아판, 필리핀해판 등 여러 지각판이 충돌하거나 서로 아래로 파고드는 과정에서 축적된 에너지가 지진과 화산 활동으로 분출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지진이 잇따르고 있지만 불의 고리가 갑자기 활성화된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활발한 지각 활동이 이어져 온 지역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지난해 1월 이후 이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7 이상 강진은 20차례에 달해 평균적으로 한 달에 한 번 이상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역시 불의 고리에 위치한 대표적인 국가다. 일본은 네 개의 지각판이 만나는 지역으로 올해 들어 규모 4.0 이상의 지진이 36차례 발생했다. 특히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했던 산리쿠 해역에서는 지난 4월 규모 7.7, 5월 규모 6.3의 지진이 잇따라 발생해 쓰나미 경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일본 정부와 연구 기관들은 난카이 해곡 대지진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시즈오카현 스루가만에서 규슈 앞바다까지 이어지는 난카이 해곡은 필리핀해판이 유라시아판 아래로 들어가는 경계 지역으로, 과거 100~150년 주기로 규모 8 이상의 강진이 발생했다. 가장 최근의 대지진은 1946년 규모 8.3으로 기록됐다.

일본 정부는 향후 30년 내 난카이 해곡에서 거대 지진이 발생할 확률을 최대 90%로 전망하고 있으며, 실제 발생 시 최대 30만 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나올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일부에서는 후지산 분화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어 일본은 지진 예보 체계와 재난 대응 시스템 강화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반도가 직접적인 피해를 당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난카이 해곡 등에서 초대형 지진이 발생할 경우 남해안과 동해안에 최대 2m 높이의 파고가 도달할 수 있으며, 일본의 제조업 중심 지역에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경우 자동차 부품과 반도체 소재 등 주요 산업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국내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전문가들은 환태평양 지진대의 활동이 활발한 만큼 주변 국가들의 지진 발생 추이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한편, AP통신은 이번 민다나오 강진이 1976년 민다나오섬을 강타한 규모 8.1의 대지진 이후 약 50년 만에 가장 큰 피해를 낸 지진이라고 보도했다. 당시에는 최대 15m 높이의 쓰나미가 발생해 5천~8천 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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