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관 탐방] 약은 우리 몸에서 어디로 갈까?
불과 100여 년 전만 해도 인류는 질병의 원인을 몰라 썩은 고기나 소똥, 심지어 치명적인 수은을 약으로 쓰기도 했다. 이러한 시기를 지나 오늘날 우리는 증상에 맞는 약을 쉽게 복용하지만, 작은 알약 한 알이 몸속에서 어디로 이동해 고통을 잠재우는지 자세히 아는 경우는 드물다. 최근 서울시립과학관에서 열린 ‘그 약, 알고 먹나요?’ 전시를 통해 약의 작용 원리를 살펴보았다.
약은 우리 몸에 들어와 흡수, 분포, 대사, 배설의 과정을 거쳐 효과를 내고 사라진다. 먼저 입으로 먹은 약은 위와 장에서 흡수되어 모세혈관을 통해 혈액으로 들어간다. 혈액을 따라 이동한 약은 심장과 폐를 거쳐 온몸의 조직과 장기로 퍼진다. 그러나 아무 세포에나 작용하지는 않는다. 약 분자가 표적 세포의 ‘수용체’를 자물쇠에 맞는 열쇠처럼 찾아 결합할 때에만 치료 신호를 전달하기 때문이다. 이후 약은 몸속을 순환하는 동안 간에서 대사되어 배출되기 쉬운 형태로 바뀌고, 주로 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배설된다. 일부는 담즙이나 호흡으로도 배출되며, 이 과정에서 약의 양은 점차 줄어들고 약효도 함께 감소한다. 약효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최소유효량 이상이 필요하며, 최대유효량을 넘으면 독성이 나타날 수 있어 적정량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약의 투여 경로에 따라서도 작용 방식은 달라진다. 주사제는 혈관이나 근육에 직접 투여되어 간에서의 대사 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혈액에 도달해 빠르게 작용한다. 반면 피부에 붙이는 파스는 성분이 피부를 통해 서서히 흡수되어 특정 부위에 집중적으로 작용해 전신 부작용을 줄인다.
알약 역시 형태에 따라 작용 방식이 다르다. 위산에 녹지 않고 장까지 가야 하는 성분은 젤라틴 캡슐에 담으며, 정제는 약 성분을 압축해 만든 형태다. 이중 서방정은 빠르게 녹는 ‘속방층’과 서서히 녹는 ‘서방층’으로 이루어져 초기 효과와 지속성을 동시에 낸다. 이러한 구조 때문에 약을 쪼개거나 씹으면 방출 속도가 변해 부작용 위험이 커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알약에 입혀진 다양한 색상은 용량 구분을 쉽게 하여 오용을 막고 환자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알약 표면의 (+), (-) 기호나 분할선은 쪼개 먹을 수 있다는 신호일 수 있지만, 임의로 가공하면 약효가 달라질 수 있어 반드시 전문가의 지시에 따라 복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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