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맞서는 ‘시민들의 힘’
세계보건기구(WHO)가 11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을 선언한 가운데, 연일 발생하는 확진자와 사망자의 수가 보도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우리의 일상은 영위되어야 한다. 용기를 잃지 않고 코로나와 싸우며 살아가는 시민들의 일상을 들여다본다.
# 최일선에서 싸우는 의료진
“존경하는 의사 동료 여러분! 지금 바로 선별 진료소로, 대구 의료원으로, 격리병원으로 그리고 응급실로 와주십시오. 땀과 눈물로 시민들을 구합시다.”
한 티브이 프로그램에서 소개한 어느 60대 의사의 호소문이다. 의료 인력이 부족하다는 소식에 은퇴하거나 휴직한 의사, 간호사들도 한달음에 대구로 달려왔다. 오랜 시간 착용해야 하는 의료용 안경 때문에 코와 이마에 붙인 밴드는 대구 의료진의 상징이 되었다. 방호복을 입고 코로나와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의 사명감은 불안에 휩싸인 시민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국민들의 응원 덕분에 코로나와의 싸움이 힘들지언정 외롭지는 않다는 것이 의료진들의 반응이다.
# 코로나가 바꾼 배송 문화
자영업자들도 매장에서 고객을 응대하기보다 포장 판매나 배달에 중점을 두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에 나섰다. 대구지역에서 신앙촌상회를 운영하는 권분생 사장은 “면역력이 중요한 시기다 보니 요구르트 런을 찾는 분들이 많아요. 배송할 때는 비대면으로 제품을 문 앞에 두거나 택배 박스에 놓고 옵니다”라고 했다.
코로나로 인한 재택근무, 자발적 격리가 늘어나면서 온라인 쇼핑 수요도 급증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택배 물량이 급증했다는 택배 기사 A씨는 “도착 예상 시간보다 늦을 수 있지만, 고객들에게 최대한 빨리 배송하겠다”고 했다.
# 한국 시민 사회에 외신도 관심
코로나바이러스를 막아내고 있는 가장 큰 힘은 시민들이다. 마스크 착용, 손 씻기, 사회적 거리 두기는 이제 모두의 일상이 되었다. 지역별로는 자원봉사자들이 의료봉사, 방역에 참여했고, 대구에는 방역 물품, 생필품 기부가 잇따르고 있다.
외신들도 한국 시민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을 주목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한국 시민들은 모임을 취소하고 종교 행사도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많은 확진자가 나온 대구는 정부의 도시 봉쇄 없이도 시민들의 자발적인 방문 자제로 관리됐다”고 전했다. WP는 한국인들의 이러한 모습이 코로나에 대응하는 ‘효과적인 무기’라고 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일까? 13일 기준 국내 코로나 완치자 수가 신규 확진자 수를 넘어서는 ‘턴오버’가 시작됐다. 15일에는 신규 확진자 수가 두 자릿수에 머물면서 사태는 진정국면으로 접어드는 듯하다. 그러나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정은경 중앙방역 대책본부장은 “신규 확진자 증가세는 감소하고 있지만 코로나 19가 단기간 안에 소멸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장기전을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어려움 속에서 의연하게 대처하는 국민들의 모습에서 희망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