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5천 년 전 점토 장신구, 초기 인류의 창의적 활동 보여줘

발행일 발행호수 26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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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어른이 함께 만든 흙 장식품, 공동체 속 제작 활동
기존 학설 뒤집은 발견, 점토의 상징적 사용 시기 수천 년 앞당겨

요르단 계곡 상류의 에이난-말라하에서 발견된 초기 및 후기 나투피안 시대(14,500년~12,000년 전)의 곡물 모양을 모방한 타원형 점토 구슬. 인류 초기 마을에서는 야생 곡물을 집중적으로 채집하고 소비하는 것이 생계 유지의 특징이었다. 사진 제공: Laurent Davin

약 1만 5천 년 전 제작된 점토 장신구를 통해 상징적 표현이 농경 이전부터 이미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장신구에는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참여한 흔적도 남아 있어, 초기 사회와 문화 발달 과정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가 되고 있다.

예루살렘 히브리대학교 고고학연구소 연구팀이 진행한 이번 연구는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발표됐다.

연구진은 현재 이스라엘 지역의 나투피안 유적지 4곳(엘-와드, 나할 오렌, 하요님, 에이난-말라하)에서 살았던 나투피안 수렵채집인들이 약 1만 5천 년 전에 만든 점토 장신구 142점을 발견했다. 이 유물들은 3천 년이 넘는 기간 동안 사람들이 거주했던 흔적을 보여준다.

발견된 장신구는 구슬과 펜던트 형태로, 굽지 않은 점토를 이용해 원통형, 원반형, 타원형 등 다양한 모양으로 만들어졌다.

일부는 붉은 황토를 얇게 바르는 ‘엔고베 기법’으로 표면을 코팅했는데, 이는 전 세계에서 이 채색 기법이 사용된 가장 오래된 사례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 장신구들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상징적 의미를 지닌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19가지 종류의 구슬을 확인했으며, 그중 다수는 야생 보리, 외알밀, 렌틸콩, 완두콩 등 당시 사람들이 채집하던 식물과 유사한 형태를 보였다.

또한 일부 구슬에서는 식물 섬유의 흔적이 발견돼, 장신구가 실제로 꿰어져 착용됐음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일반적으로 잘 보존되지 않는 유기물의 사용을 보여주는 드문 사례다.

이번 연구에서 가장 주목되는 점은 제작자의 흔적이다. 장신구 표면에서 확인된 약 50개의 지문을 분석한 결과, 어린이, 청소년, 성인 등 다양한 연령대가 제작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석기 시대 장신구 제작자를 직접 식별할 수 있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이 시기의 지문으로는 가장 큰 규모의 자료이다.

요르단 상류 계곡의 에이난-말라하에서 발견된 후기 나투피안 시대의 나비 모양 점토 구슬은 황토로 붉은색을 띠고 있으며, 약 12,000년 전 이 구슬을 만든 아이(10세경)의 지문이 찍혀 있다. 다른 마을에서 발견된 다른 네 개의 구슬도 아이들이 만든 것으로 밝혀졌다. 이 연구는 현재까지 알려진 구석기 시대 지문 자료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평가된다. 사진 제공: Laurent Davin

특히 일부 작은 점토 반지 형태의 장신구는 어린이를 위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연구진은 장신구 제작이 공동체 내에서 일상적으로 이루어졌으며, 기술 습득, 모방 장려, 그리고 세대 간 사회적 가치 전승에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에는 점토의 상징적 사용이 농업과 신석기 시대 이후에 시작된 것으로 여겨졌지만, 이번 연구는 이러한 시기가 훨씬 앞선다는 점을 보여준다. 수렵채집 생활을 하던 시기에도 이미 정착 생활과 함께 상징적 표현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인간이 사물을 통해 정체성과 사회적 관계를 표현하기 시작한 시점을 다시 보게 한다고 설명하며 “신석기 시대의 뿌리는 우리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깊다”고 말했다. 그들은 점토를 사용하여 자신들이 누구인지, 그리고 사회가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지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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