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우리 죽어?” 튀르키예 지진 트라우마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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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남동부 카라만마라슈에서 한 남성이 담요를 덮은 채 완전히 붕괴된 건물 잔해에 기대어 잠을 청하고 있다.(사진=AP뉴시스)

사망·질병 등 열악한 환경에 노출

2월 6일,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으로 집을 잃고 임시 대피소에 있는 사람은 튀르키예에서만 100만 명이 넘는다. 생존자들은 식수 부족과 열악한 위생 탓에 감염병 확산 위기까지 맞고 있다. ‘2차 재난’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

임시 대피소는 흙바닥에 방수포와 판자 등으로 사면과 지붕을 이은 것이 대부분이다. 텐트는 물론이고 의복과 의약품이 부족하다. 튀르키예인 제라 쿠루카파 씨는 “텐트가 부족해서 네 가족이 함께 진흙 바닥에서 잔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전날 밤 튀르키예 지진 피해 지역 기온은 영하 6도까지 떨어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피부병인 옴은 물론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콜레라 같은 전염병이 퍼지고 있다. AFP통신은 튀르키예 남부 아디야만에서 전염성이 강한 옴이 퍼지고 있으며, 어린이들이 설사와 호흡기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호소하는 어린이도 늘고 있다. 생존자 타도글루 씨는 AFP에 “여섯 살배기 딸이 ‘아빠, 우리 죽는 거야?’라고 계속 묻는다. ‘친척들은 어디 갔느냐’며 찾기도 한다”면서 “아이를 껴안고 ‘다 괜찮을 거야’라고 말할 뿐”이라며 탄식했다. 시종일관 불안감을 느끼며 작은 소리나 움직임에도 겁을 먹고, 자다가 일어나 ‘지진’이라고 소리치며 잠들지 못하는 어린이도 있다고 한다.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은 2월 6일 새벽 4시 17분쯤 튀르키예 남부 도시 가지안테프에서 약 20마일(33㎞) 떨어진 내륙에서 발생했다. 규모 7.8의 지진은 주민들이 거주하는 건물 4만7천 채를 무너뜨렸고, 17일 기준(현지시간) 4만4천명의 사망자, 10만5천명의 부상자를 발생시켰다.


튀르키예 규모 7.8 강진으로 사망자 4만 4천명 넘겨

WHO “유럽 100년 내 최악의 참사”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의 사망자 수가 4만4천 명을 넘어섰다고 튀르키예 국영방송 TRT 하베르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튀르키예 국가재난위기관리청(AFAD)은 튀르키예 남부에 속하는 카라만마라슈, 가지안테프, 샨리우르파 등 11개 지역에서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3만8044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유엔은 시리아에서 발생한 사망자 수가 6000명에 달한다고 보고했다. 지금까지 집계된 사망자 규모만으로도 이번 대지진은 튀르키예 역사상 최악의 참사로 기록되게 됐다.

튀르키예 서부에서 북부까지 단층파열이 발생했다. 단층파열은 단층이 지표면에 드러나는 현상으로, 규모 6.0 이상의 강력한 지진에서 나타난다. 실제로 농지나 도로였던 곳이 지진 이후 협곡으로 뒤바뀌어버린 모습이 속속 관찰됐다. 튀르키예 하타이주 올리브 과수원도 땅이 갈라지면서 길이 300m, 폭 50m, 깊이 최대 40m의 골짜기로 변했다.

한스 클루게 WHO 유럽사무소 국장은 이번 튀르키예 지진을 두고 “유럽지역에서 발생한 100년 내 최악의 자연재해”라고 밝혔다. 부상자·실종자 수가 많아 당분간 사망자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튀르키예 하타이주 올리브 농장의 땅이 갈라져 단층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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