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드십 코드
국민연금
: 소득이 있을 때 꾸준히 보험료를 납부했다가 나이가 들어 생업에 종사할 수 없어질 때 매월 연금을 지급하여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사회보장제도.
국민연금에 적립된 기금은 2018년 5월 기준 634조원에 이르고 있으며, 이 규모는 일본의 공적연금편드(GPIF)와 노르웨이의 국부펀드(GPF)에 이어 전 세계 연기금이 운용하는 자산 규모 3위에 해당된다.
우리나라의 국민연금은 노후 소득 보장을 위해 국가가 시행하는 대표적인 공적연금으로 1988년 시작되어 올해 30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국민연금의 기금 운용은 국민이 납부하는 연금 보험료와 이것을 다시 국내 외 기업에 투자하여 얻는 기금 운용 수익금으로 구성됩니다. 재정의 장기적인 안정을 유지하기 위하여 크게 금융부문, 복지부문, 기타부문으로 나뉘어 관리 운영되고 있는데 그 중 금융부문이 99.8%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2017년 말 기준 약 130조 원의 국내주식을 보유하게 되었고, 국민연금 기금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국내 투자 기업도 약 300곳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만일 국민연금에 투자한 기업이 경영 부실이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기업의 재정적 손실이 예상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러한 위험 요소를 보완하기 위해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 7월 30일 제6차 회의를 열었고, 그 대안으로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기로 하였습니다.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란 집사(스튜어드,steward)가 주인의 재산을 자기 돈처럼 여기고 관리하듯이, 집사와 같은 국민연금이 주인의 재산과 같은 국민의 기금을 잘 관리 운용해야 한다는 규범을 뜻합니다. 2010년 영국이 처음 도입한 이래 현재까지 약 20여 개국에서 스튜어드십 코드가 진행 중이며, 올해 우리나라도 이 제도를 도입하였습니다.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 코드의 도입으로 투자한 기업의 주식보유와 같은 소극적인 주주 권리에서 벗어나, 기업의 의사결정 과정에 보다 적극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기업 경영에 대한 감시와 견제 기능을 강화해 투자된 국민연금이 잘 유지되고 있는지를 파악하여 기금의 주인인 국민에게 투명하게 보고하게 됩니다.
반면, 스튜어드십 코드의 도입으로 국민연금기금이 기업 경영에 과도하게 개입함으로써 기업을 압박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하는 시선도 있습니다. 기업의 자생적인 경제체제를 방해하고 기업들의 경영활동을 정부의 정책 방향에 맞추려고 유도하거나 기업 길들이기 등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보도 자료를 통해 국민연금 측은 ‘어떤 상황에서도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으며 국민의 노후 자금을 잘 지키고 키울 것이라는 믿음을 주기 위해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스튜어드십 코드의 도입이 국민과의 소통 강화를 위한 제도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그 목적이 국민 노후 자금의 안정화에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그에 맞는 행보를 보여야 할 것입니다. 그러할 때 정치 권력으로부터의 지나친 기업 경영 간섭이라는 부정적 인식에서 벗어나 진정한 국민과의 소통의 장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