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사리의 여름나기

시온어린이와 함께 보는 동화
발행일 발행호수 2144
글자 크기 조절
공유하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Ctrl+V)해주세요.
인쇄하기
북마크추가

신앙신보 사진

화창한 여름입니다. 따가운 햇살이 흐르는 냇물 물결위에 반사되어 반짝 반짝 빛을 냅니다. 그 물결 속에서는 송사리들이 떼를 지어 물살을 가르며 물줄기를 따라 올라갑니다.
 
송사리들은 며칠 전 전체 회의를 했습니다.“여러분! 우리 몸의 대부분은 물로 구성되어 있으며 물을 떠나서는 살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살고 있는 냇물은 골프장과 논밭에서 흘러나온 농약으로 오염이 되고 공장과 가정에서 나오는 생활하수로 이 아래 냇가에서는 더 이상 살 수 없습니다. 오염으로 병든 우리의 친구를 고치고 우리 자녀들이 편히 살 수 있는 곳을 찾아 갑시다.” “옳소! 그렇게 합시다.”
 
오염된 마을을 떠나 오래 전 선조들이 살았던 곳을 찾아 떠나기로 결정을 했던 것입니다.
송사리들은 서로 경쟁하듯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올라갑니다. 이때 왜가리가 두 다리를 버티고선 기다란 목을 물속에 쑤셔놓고는 뾰족한 주둥이로 올라오는 송사리를 물어 꿀꺽 꿀꺽 삼킵니다. 대장 송사리는 꼬리지느러미를 힘껏 흔들어 왜가리 다리 사이를 빠져 나갑니다. 그리고는 겁에 질린 동료 송사리들을 인도 합니다.
 
“빨리 올라와. 행동이 느리면 잡혀 먹히고 말아.” 대장 송사리는 큰 소리로 외칩니다. 잠시도 쉴 틈이 없습니다.
 
물줄기를 따라 올라가는 옆에는 쉴만한 곳으로 큰 바위와 수초들이 있습니다. 송사리들이 눈길을 그곳으로 보내자 대장 송사리는 다그칩니다. “저 바위 쪽으로 가면 안 돼. 거기에는 자라들이 살고 있어.” 송사리들은 대장을 따라 물을 가두는 수중보에서 물이 넘치는 폭포 아래에 당도했습니다.
 
“저 수중보 폭포를 타고 올라가야 한다.” 송사리들은 수중보에서 넘치는 폭포 물줄기를 온몸으로 치고 오르려다 다시 떨어지고 오르려다 떨어지는 행위를 수 없이 반복합니다. 대장 송사리는 “반드시 올라가야 한다. 힘을 내!” 많은 송사리 친구들이 힘이 빠져 폭포 위를 오르지 못하고 흰 배를 드러내고 물위에 뜨자 물새들이 순간적으로 채서 날아갑니다. “꼬리에 힘을 조금만 더 줘서 치고 올라가. 올라가지 못하면 죽음뿐이야!” 하고 애타게 소리를 칩니다. 수없는 반복으로 요령을 터득한 송사리들이 하나, 둘 폭포를 오르기 시작합니다. 폭포를 오른 송사리들은 폭포 아래보다 맑은 물에서 호흡을 깊게 하고는 다시 물줄기를 따라 올라 갑니다.
 
대장 송사리는 소리칩니다. “이제 우리 목적지가 얼마 남지 않았다. 정신 차리고 끝까지 올라가자.” 이곳까지 오는데 많은 동료를 잃는 고난을 당했지만 그래도 꿋꿋하게 살아남은 송사리들은 힘차게 물줄기를 거슬러 오르고 있습니다.
 
이때 개구쟁이 꼬마들의 떠드는 소리가 들립니다. “야! 여기 송사리 떼가 있다. 몰아! 몰아!”개구쟁이들은 족대를 송사리 길목에 대고 송사리 몰이를 합니다. 갑자기 들이 닥친 상황이라 대장 송사리도 소리칠 시간이 없습니다. 송사리들은 황급히 흩어져 족대를 피하려 하나 족대에 걸리고 맙니다. 마침 대장 송사리는 잽싸게 찢어진 그물구멍으로 빠져나와 겨우 정신을 차려 주위를 둘러봅니다.
 
그리곤 친구들을 부릅니다. 이제 친구들의 숫자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대장 송사리는 잠시 숨을 고르고는 “죽을 고비를 넘기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천우신조입니다. 여러분! 먼저 하늘에 감사를 드립시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계곡의 샘에 도착하려면 더욱 겸손하여 지혜롭게 행동을 해야 합니다. 그 동안 같이 오다 희생된 친구들의 몫까지 우리가 해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마음을 합쳐 우리 모두 목적지에 골인하는 영광을 누립시다. 자 마지막까지 힘냅시다. 모두들 파이팅!”“파이팅!!!”
 
적은 숫자이지만 송사리들의 힘찬 함성이 산천을 흔듭니다. 지금까지 겪은 역경과 고난으로 정예 용사가 된 송사리들은 이제 어떠한 어려움이 닥쳐도 헤쳐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과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샘물을 마실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서로에게 미소를 지어 보입니다.

공유하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Ctrl+V)해주세요.
인쇄하기
북마크추가
관련 글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