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종교 칼럼&기사 Review] 가족을 갈라놓기 위해 만들어졌다 : 충격적인 다큐멘터리가 학대와 영아 살해를 폭로하다

발행일 발행호수 2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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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인 다큐멘터리 ‘슈가케인(Sugarcnae, 사탕수수)’은 논란이 되고 있는 원주민 기숙학교의 끔찍한 이야기를 공개합니다. 공동 감독 줄리안 브레이브 노이즈캣과 에밀리 케이시는 가톨릭교회 대표자들이 저지른 처벌받지 않은 범죄에 대해 침착하게 충격적인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슈가케인 포스터 (출처: 내셔널지오그래픽)
윌리엄스 레이크 원주민 보호구역은 슈가케인 보호구역이라고도 불립니다. 이 다큐는 슈가케인 보호구역의 원주민 기숙학교에서 일어난 끔찍한 범죄를 고발합니다.

가톨릭교회의 범죄는 서방 세계 대부분의 시민들에게 비밀이 아닙니다. 그러나 많은 역사적 기억이 그러하듯, 정보 전달은 종종 백인의 시각으로 필터링되어 유색인종 피해자는 뒷전으로 밀려나곤 합니다. 원주민이 아닌 많은 사람들에게는 가톨릭이 운영하는 연방 지원 기숙학교에 강제적으로 다니는 문제에 대한 인식 부족이 만연해 있습니다. ‘슈가케인’은 그렇지 않을 것을 요구합니다. 세뇌와 수치심을 통해 “원주민 문제를 해결”하도록 설계된 이 학교는 오랫동안 묻혀있던 처벌받지 않은 범죄를 낳은 무기화된 권력의 온상이 되었습니다.

원주민 기숙학교는 19세기와 20세기에 걸쳐 운영되었으며, 캐나다의 마지막 기숙학교는 1997년에 문을 닫았고, 원주민에 대한 문화적 대량 학살의 현장으로 지목되어 왔습니다. 많은 어린이들이 이 학교를 의무적으로 다녀야 했기 때문에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동해야 했고, 그곳에서 언어와 문화로부터 체계적으로 분리되어 다양한 형태의 학대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이러한 학교에 다니는 것은 우울증, 약물 사용, 자살률 증가 등 심각한 정신 건강 문제로 이어졌습니다.

2021년,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의 캠루프스 원주민 기숙학교 부지에서 어린이 유해 215구가 무더기로 암매장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기숙학교에서 벌어진 잔혹 행위의 심각성이 최근 재조명되었습니다. 이 소식은 성 요셉 미션 기숙학교에 대해 조사하는 다큐멘터리 ‘슈가케인’의 제작을 주도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슈가케인 원주민 보호구역의 성 요셉 미션 기숙학교에 초점을 맞춘 이 다큐멘터리는 전 학생들과 조사관들의 증언을 종합하여, 한 세대에 걸쳐 지역 사회에 트라우마와 죽음을 안겨준 폭력적이고 조직적인 억압의 충격적인 세부 사항을 파헤칩니다. 그 결과 엄청난 폭탄선언이 뒤따랐습니다.

‘슈가케인’의 폭로 내용은 많지만, 아마도 가장 충격적인 것은 영화 제작자들이 이 학교에서 영아 살해가 행해졌으며, 가톨릭 사제들에게 학대당한 여성들이 낳은 아이들의 시신을 이 학교 내부에서 소각했다는 증거를 제시한 것입니다.

‘슈가케인’은 증언과 보관 자료를 통해 수많은 학생들이 탈출을 시도하거나 자살을 시도하며 어떻게 죽었는지 자세히 설명합니다. 또 아이들이 어떻게 도망쳤는지, 사제에게 강간당한 학생들에게서 태어난 아기가 어떻게 소각되었는지, 그리고 다양한 정부 기관이 이러한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어떻게 협력했는지 자세히 설명돼 있는 신문 기록 보관소와 경찰 파일을 찾았습니다.

그곳에서는 어린이들의 실종, 살인, 조직적 고문, 강간 및 굶주림, 성직자에게서 태어난 신생아를 학교 소각장에 던져서 버리는 일 등이 일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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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티시 컬럼비아의 슈가케인 원주민 보호구역 근처에는 1886년부터 1981년까지 성모 마리아 수녀회 선교사가 운영한 성 요셉 미션 원주민 기숙학교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기숙학교 부지 인근에서 표식 없는 무덤들이 발견되자 윌리엄스 레이크 원주민 공동체는 이 고통스러운 역사를 밝히기 위한 조사를 시작합니다. 줄리안과 케이시 감독은 모든 아이들에 대한 진실과 책임을 규명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 세대 간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한 줄리안 감독 아버지의 개인적인 여정, 가톨릭교회 최고위층의 책임을 묻는 전 족장의 탐구 등 다양한 이야기를 엮어 나갑니다.

이 영화에는 네 가지 이야기가 얽혀있습니다. 교회의 행위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며 바티칸으로 찾아간 릭 길버트 족장의 이야기, 학교에서 일어난 일의 정확한 진상을 규명하는 조사관 샬린 벨로의 이야기, 학교 역사에 대한 조사를 조직하고 이끈 윌리 셀러스 족장의 이야기, 이중 노이즈캣의 이야기가 가장 매력적인 이야기일 것입니다.

줄리안 브레이브 노이즈캣 감독은 그의 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이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입니다. 감독의 아버지 에드 아치 노이즈캣은 이 영아 살해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였을 수 있습니다. 감독은 “아버지가 윌리엄스 레이크에서 태어났고 쓰레기통에서 발견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이것이 학교에 있는 줄 몰랐고, 실제로는 성 요셉 미션의 소각장이었다는 사실도 몰랐습니다.”

감독은 어렸을 때 원주민 커뮤니티에서 영아 살해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렸을 때 저는 이 이야기를 그저 사람들 사이를 떠도는 괴담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그것이 사실일 뿐만 아니라 제 가족에게 해당한다는 것을 전혀 몰랐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줄리안 감독은 용기를 내어 영화에 출연하기로 결정했고, 다큐에서 우리는 감독과 그의 아버지가 성 요셉 기숙학교의 끔찍한 역사를 알아가는 모습을 따라갑니다.

줄리안 감독(왼쪽)과 그의 아버지 에드 아치 노이즈캣
성 요셉 기숙학교에서 아버지 에드가 태어난 상황이 자세히
설명된 글을 읽고 있는 다큐의 한 장면 (출처: 가디언)

기숙학교가 줄리안의 가족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쳤는데도 그는 어린 시절 할머니가 그곳에서 겪은 경험에 대해 거의 아무것도 몰랐다고 말했습니다. 할머니는 학교의 사제나 수녀를 볼 때마다 친구들과 서로 “검은 곰이 온다”고 말했다던 이상한 이야기를 들려주곤 했습니다. 줄리안은 “할머니에게서 기숙학교의 경험에 대해 들은 건 매우 아리송한 이야기뿐이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자신들을 돌봐야 할 사람들이 포식자였다고 말씀하셨어요.” 할머니는 당시 상황을 얘기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슈가케인은 ‘조사’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그 폭로보다 침묵이 더 큰 울림을 줍니다. 줄리안과 케이시 감독이 생존자들과 성 요셉 기숙학교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시도했을 때, 대부분 침묵에 부딪혔습니다. 원주민이 겪는 트라우마 중 하나는 학교에서 겪은 일로 인해 말을 잃었고, 사건에 대해 논의할 언어가 없었고, 경험을 공유할 사람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이 과거를 처리하고 극복하는 열쇠 중 하나는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법을 배우고, 고통을 겪은 사람들이 자신의 말로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기숙학교 시스템에서 아동을 학대했던 많은 가톨릭 사제들이 책임을 지기에는 너무 늦었지만, 단순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진실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여전히 치유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인터뷰를 통해 그들은 오랫동안 억누르려고 했던 기억을 점차적으로 떠올렸고, 다큐에서 우리는 생존자들의 낙담한 얼굴과 듣는 사람의 슬픈 자세에서 수년간의 고통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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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관 샬린 벨로는 성 요셉의 비밀을 밝히는 데 평생을 바쳤습니다. 샬린 벨로와 휘트니 스피어링은 정부 기관의 지원이 부족하고 전 학생들이 증언하기를 꺼려하는 상황에서도 반인륜 범죄의 전모를 기록하기 위해 끈질기게 단서를 추적하고 증거를 모았습니다. 어느 날 벨로는 몇 안 되는 살아있는 사제 중 한 명과 통화를 시도했는데, 그는 정중하지만 재빠르게 전화를 끊어버렸습니다. 이 장면은 가장 분노를 자아내는 장면 중 하나일 것입니다. 그의 정중함은 음모를 감추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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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가케인’의 또 다른 주요 인물은 윌리엄스 레이크 원주민의
전 족장인 릭 길버트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캐나다 원주민 간의 면담을 제안받은 길버트는 다른 원주민 지도자들과 함께 바티칸으로 향했습니다. 교황은 성 요셉에서 길버트와 다른 학생들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미안함을 표현하는 듯합니다. 하지만 릭 길버트는 이렇게 말합니다. “미안해하는 것은 첫 번째 단계에 불과합니다.”, “사과는 있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가톨릭교회가 원주민을 학대하는 데 한 역할에 대해 사과한 후 “행동을 취해야 합니다.“

실제로 줄리안 감독 아버지에 대한 영아 살해 미수 사건은 경찰에 신고되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형사 책임을 지게 된 사람은 아이를 방치한 혐의로 징역
1년 형을 선고받은 아기의 엄마뿐이었습니다.

‘슈가케인’은 트뤼도(캐나다 총리)의 얄팍한 인정과 교황 프란치스코의 공허한 동정 표명(사과, 보상, 유물 반환이 뒤따르지 않는) 같은 상징적인 책임이 아니라 실제로 회복적인 행동으로 이어지는 책임을 촉구합니다.

해결책을 찾고자 이 다큐멘터리를 보는 사람들은 ‘슈가케인’에 약간 실망할 수도 있지만, 이 다큐는 해결책이 쉽게 찾아지는 역사를 묘사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너무나 많은 피해자와 가해자들이 죽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기억이 억눌려지거나 의식하지 못하는 경우 때문이기도 합니다. ‘슈가케인’은 있지도 않은 결론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대신, 이야기의 비어 있는 부분을 남겨두어 당시의 기억이 현재처럼 느껴지게 합니다. 이는 궁극적으로 ‘슈가케인’이 단순한 역사 교훈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불의가 발생했을 때 무엇이 남는지를 보여주는 초상화입니다.


호주의 ‘빼앗긴 세대’, 교황에게 사과를 요구하다

호주 가톨릭교회 내 아동 성학대

2020년 1월 8일 아동권리국제네트워크 홈페이지

수년 동안 호주의 가톨릭교회는 기관 내에서 발생한 아동 성학대에 대한 책임을 거부했습니다. 특히 기숙 시설은 광범위한 잔혹 행위와 방치의 현장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생존자들의 끈질긴 진실 증언과 탐사 보도는 결국 종교 기관을 포함한 호주 전역의 모든 기관에서의 아동 성학대를 조사하는 왕립위원회의 국가 조사(2013~2017년)로 이어졌습니다.

다음은 왕립위원회의 조사 내용입니다.

수천 명의 어린이가 호주 종교 기관, 특히 가톨릭교회에서 반복적이고 심각한 성적 학대를 당했습니다. 2017년 왕립 위원회의 조사 결과, 교회, 종교 학교, 아동 보호소 등 964개 가톨릭 기관에서 학대 사례가 있었습니다. 학대에는 애무, 자위행위와 같은 행동이 포함되었으며, 절반 이상의 사례에서 강간이 포함되었습니다.

영향을 받은 어린이는 일반적으로 10~14세였지만, 특히 소녀인 피해자들은 더 어렸습니다. 대부분은 여러 번 학대를 받았습니다. 종교 기관에서 성적 학대를 당했다고 말한 생존자의 60% 이상이 대부분 로마 가톨릭 조직에서 학대를 받았습니다.

피해자들 중에서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호주의 이른바 ‘빼앗긴 세대(Stolen Generations)’로, 원주민과 토레스 해협 섬 주민의 아이들은 1905년부터 1970년대까지 동화주의 정책에 의해 강제로 가족과 지역 사회에서 떨어져 원주민 기숙학교에 수용되었습니다.

위원회는 학대를 조장하는 조건에 여러 요인이 기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하나는 일부 외딴 지역의 교회 기관은 멀리 떨어져 있어, 가해자는 책임을 피하고 피해자는 불만을 제기할 경로를 찾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또 다른 요인은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의 종교적 관계로, 피해자는 종종 신학적 용어로 비난을 받았습니다. 예를 들어 저항하면 “지옥에 보내질 것”이라는 위협을 받거나 학대를 당한 ‘죄’에 대해 가해자에게 용서를 구해야 했습니다. 생존자들은 학대의 악영향으로 “정신 건강 문제, 약물 남용, 신체 건강 영향, 관계의 어려움, 종교적으로는 영적 혼란, 신앙 상실, 종교 권위자와 지도자들에 대한 신뢰 상실” 등을 호소했습니다.

또 다른 요인은 존경받고 신뢰받는 직업인 성직자의 특권적 지위로, 생존자들이 불만을 제기할 때 불리한 입장에 처하게 했습니다. 신고자들은 종종 체벌(채찍질), 추가적인 성학대와 같은 방법으로 입을 연 것에 대해 처벌을 받았고, 한 사례에서는 피해자의 성기를 문질러 죄를 ‘정화’하는 등의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이를 비롯한 기타 여러 이유들로, 생존자들이 어린 시절 겪은 학대를 신고하는 데는 평균 24년이 걸렸습니다.


교황이 캐나다 원주민에 대한 교회의 학대를 인정하면서
호주의 ‘빼앗긴 세대’에 대한 사과 요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2022년 7월 26일 National Indigenous Times

호주 ‘빼앗긴 세대’의 생존자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가톨릭교회가 저지른 잔혹 행위에 대해 사과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교황이 캐나다 원주민 기숙학교에서 교회 대표자들이 저지른 수년간의 신체적, 성적, 문화적 학대에 대해 사과하기 위해 캐나다를 방문하는 중에 나온 요구입니다. 요구가 이뤄진다면 1986년 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호주를 방문한 이후 15년 만에 이루어지는 사과입니다.

Bringing Them Home WA 공동 의장인 토니 헨슨은 “호주의 빼앗긴 세대 생존자들은 캐나다의 기숙학교 프로그램으로 고통을 겪은 캐나다 원주민들과 강한 유대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톨릭교회는 이 나라에서도 비슷한 학대가 일어났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캐나다의 기숙학교와 비슷하게 우려되는 점은 뉴노시아의 성모 마리아 미션과 성 요셉 원주민 학교 등 호주 가톨릭이 운영하는 기관에 표식 없는 원주민 아기들의 무덤이 있다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이 기숙학교 중 일부에 얼마나 많은 원주민이 묻혔는지 알지 못하며, 제대로 조사된 적이 없습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1986년 앨리스 스프링스를 방문하여 “교회가 호주 원주민에게 베푼 자선의 좋은 본보기”를 “역사가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한 “원주민을 사랑하고 보살펴준 사람들 가운데, 특히 기독교 신앙의 모든 선교사들을 깊은 감사의 마음으로 기억합니다.”, “그들은 원주민의 교육을 돕고 의료 및 사회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그들의 인간적인 연약함과 그들이 저지른 실수가 어떠하든, 그들의 자선의 깊이를 축소시킬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 어떤 것도 예수 그리스도를 여러분에게 선포하고 여러분 가운데 그분의 교회를 세운 그들의 위대한 공헌을 결코 무효화할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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