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 한 판 값에 마약 구매 마약 신흥국으로 떠오른 한국
마약 청정국은 옛말, 10대까지 SNS로 손쉽게 마약에 접근해
한때 우리나라는 마약 청정국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마약 관련 범죄가 드물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다. 우리나라는 2016년에 이미 UN이 정한 마약 청정국 기준을 벗어났고, 지금은 ‘마약 신흥국’이라는 오명까지 생겼다. 지난해 국내에서 압수된 마약류는 약 1.3톤으로 2017년보다 8배 증가했다. 마약사범의 수도 2018년 8,107명에서 지난해엔 그 두 배인 1만 6,000명을 넘어섰다.
두 달 전에는 마약을 삼켜 몸속에 넣어 운반하는 ‘보디 패커’까지 등장했다. 지난 9월 25일, 서울 용산구의 한 주택에서 50대 남성이 숨진 채로 발견됐는데, 부검 결과 그의 뱃속에서 마약류인 엑스터시 봉지 79개가 터져 있었다. 한국인 보디 패커가 국내에서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10대와 20대의 젊은 마약사범이 급증하는 추세라는 것이다. 2017년 119명이었던 10대 마약사범은 지난해 450명으로 늘었다. 젊은 층의 마약사범이 늘어난 원인 중 하나로 마약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들 수 있다. SNS 등을 이용해 마약을 쉽게 구할 수 있으며, 일부 계층에서 마약을 ‘힙한(멋있고 세련된) 문화’로 받아들이는 경향까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필로폰 1회 투약분이 약 3만 5천원 선 즉, 피자 한 판 값 수준이다 보니 어렵지 않게 마약을 구매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마약 사범과 밀수가 급증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세관 가운데 절반이 넘는 곳이 마약 탐지기(이온스캐너)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은 주요 공항과 항만 세관에 먼저 중점적으로 이온스캐너를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도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마약의 해외 직구에 활용되는 비밀 웹사이트인 이른바 다크 웹을 전담하는 특별 수사팀을 꾸리기로 했다. 또 반입을 원천 봉쇄하기 위해 관세청에 마약전담국을 신설하고 전문 인력을 키우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