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지식] 잡스의 진정한 가치, 예술가적 자질과 인문학적 소양

스티브 잡스: Think Different / 카렌 블루멘탈 지음 권오열 옮김
발행일 발행호수 2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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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1955-2011. 애플컴퓨터의 창업자이자 사업가이며 전세계적으로 기술의 제왕이자 살아있는 전설로 통하는 스티브 잡스.

선각자, 예술가, 독재자, 천재. 이 단어들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사람들이 스티브 잡스를 묘사하는 언어들이다. 왜 사람들은 그를 이렇게 부를까? 그의 찬란하고 눈부신 업적을 가능하게 한 근원적인 힘은 무엇일까?

스티브 잡스는 미국의 최장수 비즈니스 잡지인 “포춘”이 2009년에 선정한 ‘10년을 빛낸 CEO’인 만큼 여러 산업을 뒤흔든 애플컴퓨터의 창업자이자 명사이다. 그는 컴퓨터를 통해 세상을 바꾸겠다는 거대한 비전을 가지고 이십 대 초반에 거의 혼자 힘으로 사람들이 책상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개인용 컴퓨터를 개발해 세상에 선보였다. 그리고 최초로 평면 스크린을 장착한 아이맥 컴퓨터와 아이팟이라는 깜찍하고 세련된 음악 플레이어 등 획기적인 제품으로 혁명의 바람을 일으켰다. 2010년, 애플을 세계에서 가장 큰 가치를 지닌 기술회사로 성장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잡스는 이윤만 추구하는 다른 기업가와는 확실히 달랐다. 그는 어린 시절 입양되어 초등학생이었을 때에는 사고뭉치로 낙인찍혔고 대학교도 중퇴했다. 매력적이고 감성이 풍부하면서도 몹시 변덕스럽고 거칠었으며, 서른 살 때에는 유별난 성격 때문에 애플에 모든 권리를 빼앗겼다. 하지만 잡스에게는 보통 사람들과는 차원이 다른 그만의 특별한 철학과 사고방식이 숨어있다. 먼저 잡스는 그가 하는 일을 세상에서 가장 즐기고 사랑했다. 자신이 위대한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굳건한 믿음을 가지고 애플의 직원들에게까지 그 믿음을 부여했다. 그리고 특별한 사물, 새로운 경험과 변화에 대한 욕망을 원동력으로 삼아 그의 꿈을 현실화시킬 방법을 끊임없이 연구했다. 소비자들의 욕구를 앞서가는 뛰어난 상상력으로 ‘어떻게 더 좋은 물건을 만들까’와는 차원이 다른, 소비자들에게 매우 색다른 경험을 맛보게 해줄 혁신적인 제품을 구상하는데 집중했다.

그의 상상력도 놀랍지만 유별나게 집요한 열정과 강력한 비전의 힘이 그를 더 위대하게 만들었다. 잡스는 “미치도록 아름답고 우주에 흔적을 남길 정도의 제품”에 대한 집착이 매우 강했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의 열정을 전염시켰다. 또한 지독한 꼼꼼함과 치밀함으로 완벽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항상 최상의 선택과 결정만을 고집했다. 그가 생각하는 완벽한 제품은 훌륭한 기능을 뛰어넘어 외형적으로도 아름답고 우아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타사 제품들과는 달리 단순함과 예술성에 초점을 둔 잡스는 제품의 디자인부터 포장의 예술성과 기계 내부 부품의 보기 좋은 배열까지 신경 썼다. “단순함이 최고의 정교함”이라는 모토를 삼고 철저한 분석과 고도의 기술을 동원하여 어렵고 복잡한 것을 지극히 단순하게 만드는데 수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그래서 그의 모든 제품에는 “적은 것이 더 아름답다”는 핵심적인 철학이 담겨 있다. 더 나아가서, 잡스는 기계에 감동을 불어넣음으로써 예술성을 부여했다. 잡스는 디자인을 “제품이나 서비스의 근본적인 영혼”이라고 여길 만큼 중요시 했다.

`만일 소크라테스와
점심 식사를 할 수
있다면 애플이 가진
모든 기술을 그와
바꾸겠다`
잡스의 이런 철학을 바탕으로 기술과 예술을 융합하여 사용자들이 기계에 대한 애착과 감성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예술작품’들을 탄생시켰다. 잡스도 “우리가 창의적인 제품을 만든 비결은 기술과 인문학을 결합시켰기 때문”이라고 정리했다. “만일 소크라테스와 점심 식사를 할 수 있다면 애플이 가진 모든 기술을 그와 바꾸겠다”는 그의 명언 중 하나로 인문학에 대한 그의 원대한 사랑을 나타낸다. 뿐만 아니라, 그의 인문학적 통찰력으로 재미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인간의 근본적인 욕구를 이해하고 위대한 제품을 통해 그 욕구를 충족시켰다. 스티브 잡스의 진정한 가치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이 책은 돈에만 집착하는 대부분의 경영자들과는 달리 예술성과 낭만이 담겨있는 제품을 선사해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 잡스의 초상을 그려냈다. 그리고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어준 동력이기도 하다. 스티브 잡스를 더욱더 빛나게 하는 것은 그가 단지 기술자가 아닌 “예술가적 기질”과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우리 시대의 진정한 장인이자 인문학자이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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