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생각나는 클래식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곡목: 차이코프스키 –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op. 35
색색깔의 옷으로 갈아입은 산의 모습과 주렁주렁 탐스럽게 열린 열매들… 또, 초록색 작은 풀포기가 자라서 황금물결을 이루는 등 가을로 접어들면서 변화된 아름다운 풍경을 접할 때면 놀랍고 신비한 변화에 감탄사가 터지곤 한다.
이번 칼럼에서는 아름다운 변화의 계절 ‘가을’에 생각나는 클래식을 소개하고자 한다.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은 베토벤, 브람스,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과 함께 ‘4대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불리우고 있다. 특히 그중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그 화려함과 애절한 멜로디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곡이다.
그러나 이 협주곡이 현재처럼 인기를 얻게 되기까지는 많은 시련도 있었고, 그 그늘에는 그 진가를 이해한 예술가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다.
초고가 완성된 후 차이코프스키는 당대 러시아 바이올린계의 거장이었던 레오폴드 아우어 교수에게 헌정할 목적으로 그에게 작품에 대한 자문 및 초연을 맡아줄 것을 구했다. 그러나 뜻밖에도 그의 답변은 차갑기만 했다. 아우어는 차이코프스키에게 “기교적으로 보아 도저히 연주가 불가능하다”고 하면서 초연을 거부했던 것이다.
실망한 차이코프스키는 이 곡을 3년 동안이나 발표하지 않고 묻어두었는데, 아돌프 브로드스키라는 러시아의 바이올리니스트가 이 곡을 칭찬하면서 발표할 것을 적극 권하여 1881년 12월에 한스 리히터가 지휘하는 빈 필의 반주로 브로드스키에 의하여 초연되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초연 당시의 평은 무척 나빴다.
하지만 이 곡의 가치를 굳게 믿고 있던 브로드스키는 유럽 각지에서 이 곡을 계속 연주하여 결국 청중들의 인기를 얻는데 성공하였고, 오늘날 이 곡은 무르익은 낭만주의 음악을 대변하는 바이올린 협주곡의 걸작으로 꼽히고 있다. 또한 이 작품에는 유럽과 러시아 민속음악을 결합시킨 음악적 드라마가 나타나며 서정성 그리고 눈부신 기교까지 갖추고 있어서 바이올리니스트를 가장 돋보이게 해주는 음악이기도 하다.
이 곡의 독주 악기 바이올린 현에서 울려 퍼지는 따뜻한 울림을 통해 아름다운 가을의 정취를 한껏 더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
/협회 음악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