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듣는 클래식 음악

드뷔시의 교향시 '바다', 음악으로 그린 바다 스케치
발행일 발행호수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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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무더운 여름이다. 밤에도 열대야 현상으로 잠을 뒤척이는 요즘, 더위를 식히기 위해 선풍기 바람을 쐬다가 문득 음악으로 내 머릿속에 한줄기 시원한 바람을 일으킬 방법은 없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름하면 떠오르는 클래식 음악… 흔히 비발디의 사계 중 ‘여름’이나 멘델스죤의 ‘한 여름 밤의 꿈’등을 들 수 있겠지만, 우연한 기회에 ‘바다’라는 제목이 적혀있는 음반을 보게 된 순간 그 단어만으로도 굉장한 청량감이 느껴졌다.
 
관현악으로 연주되는 드뷔시의 교향시(交響詩) ‘바다’는 ‘바다의 새벽부터 정오까지’ ‘물결의 희롱’ ‘바람과 바다와의 대화’의 3부분으로 이루어진 음악 스케치이다. 현실의 바다를 그대로 묘사하고 표현하기보다는 작곡자의 개성적인 인상과 상상을 반영하고 있는 인상주의 음악으로 여는 고전적인 음악어법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이곡은 바다의 다양한 이미지들을 그려내고 있는데, 첫 곡은 아주 여린음으로 시작되어 새벽바다의 고요함을 그리다 점차적으로 빠르게 고조되며, 박동을 더해가는 트레몰로는 태양이 떠올라 그 모습을 드러낸 아침 바다를 표현한다. 생동하는 바다는 끊임없이 움직이고 중간 중간에 조용하게 흐르는 하프소리는 태양빛이 투영된 바다표면의 일렁거리는 잔물결의 반짝임을 표현한다.
 
두 번째 곡은 바다의 장난스런 유희를 표현한 곡으로 연속되는 특정음계와 꾸밈음 등이 끝없는 율동으로 이어지는 물결들의 희롱을 표현하고 있다.
 
세 번째 곡은 제목부터 매우 시적이며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바람과 바다와의 대화… 하늘에서 한줄기 바람이 바다 위를 스치면서 바다와 바람은 각자의 언어와 표현방법으로 대화를 시작하는데 마지막 곡은 바람과 바다의 조화로운 모습을 그리며 웅장하게 끝맺는다.
 
여름에 함께해서 시원한 음악, 드뷔시의 ‘바다’를 들으며 음악으로 바다에 관한 그림을 그려가는 동안 내 머리 속에는 어느덧 파도가 넘실거리는 바다의 푸르름으로 물들어 가며 시원해짐을 느낀다.
/이정임(시온스트링오케스트라 지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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