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의 발전
연일 뉴스에 비트코인과 관련한 기사가 오르내리며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그 가격이 두 달 새 두 배로 올라 8000달러를 눈앞에 뒀다는 등 기사 제목만 봐도 누구나 궁금해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비트코인이란 무엇일까요?
디지털 정보량의 기본 단위인 비트(bit)와 동전을 의미하는 코인(coin)이 합쳐져 탄생한 ‘비트코인’은 온라인 가상화폐를 뜻합니다. 비트코인은 누구나 만들 수 있습니다. 성능 좋은 컴퓨터로 수학 문제를 풀면 비트코인을 대가로 얻는데, 비트코인을 얻기 위해 풀어야 하는 수학 문제는 꽤 어렵습니다. 일종의 암호 풀기인데, 일반 PC 1대로 5년이 걸려야 풀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을 실제 돈처럼 여기는 사람들과 상점들이 늘고 있어서 실제 화폐와 교환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각 나라의 환율에 영향을 받지 않는 ‘디지털 화폐’이기 때문에 그 사용량이 전 세계적으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럼 화폐는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을까요? 화폐 즉 돈이 없던 아주 먼 옛날, 사람들은 필요한 물건을 본인이 가진 물건과 다른 사람의 물건을 바꾸는 물물 교환으로 해결했습니다. 그런데 물물 교환을 하다 보니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게 되었고 좀 더 쉽게 물건을 교환하기 위해서 화폐가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화폐가 등장한 것은 아니었고 물품화폐로 시작해 물품 화폐는 다시 금속 화폐와 지폐로 발전했고, 오늘날에는 신용을 기반으로 한 신용 화폐, 또 디지털 화폐가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세계 최초의 화폐는 중국에서 만들어졌습니다. 기원전 8세기경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명도전이라는 화폐의 사용이 바로 그것입니다. 우리나라는 고조선 시대에 자모전이라는 화폐를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는데 한반도 최초의 국가와 함께 화폐도 만들어졌던 것입니다.
화폐는 신용경제의 출발점입니다. 사용되는 화폐의 가치를 모두가 동일하게 믿고 있기 때문에 그 기능을 순조롭게 발휘할 수 있는 것입니다. 화폐 즉 돈의 가치를 믿지 않는 사람에게 돈을 내밀며 그가 가진 물건과 교환하기를 바란다면 그는 돈을 내미는 사람을 도둑 취급할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그런 종이쪽지를 가지고 와서 내 물건을 가져가려고 하는가!’하고 말입니다.
실제로 이러한 상황은 좀 과장되게 표현됐지만 우리나라 조선시대 중반까지 일반적이었던 사실입니다. 화폐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사람들은 쌀이나 포(옷감) 등을 화폐처럼 사용하였습니다. 금속 화폐, 지폐 등이 이미 만들어져 있었지만 사용 수준은 물품 화폐 단계에 머물러 있었던 것입니다. 조선 후기로 갈수록 상업과 과학의 발달로 경제 규모가 급격히 커지자 쌀을 가지고 물건을 구입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 되었습니다. 원하는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쌀을 가지고 시장에 나가야 하는데 너무 무겁고 부피도 상당해 자연스레 화폐의 편리함에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산더미 같은 쌀 대신에 종이나 동전 몇 개로 물건을 산다는 것의 편리성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화폐의 가치를 믿기 시작한 것이죠.
이렇게 시작한 화폐가 지금은 온라인상의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이야기할 정도로 발전했습니다. 2017년 1월 기준으로, 1비트코인이 120만 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었는데 11월 8일 현재 832만 원을 기록했다는 기사가 중앙일보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