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귀가 잘 생겨야 한대요

시온 어린이를 위한 동화
발행일 발행호수 2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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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신보 사진

초등학교의 수돗가 길다란 의자에 여자아이들 네 명이 앉아 수다를 떨고 있었어요. 그 때 남자 담임선생님이 지나가자, 한 아이가 톡 나서서“선생님! 송희가요, 선생님은 절뚝발이래요.”하고 고자질했습니다.“내가 언제……”“얘들아, 송희가 방금 그랬지?”아이들은 입을 꼭 다물었어요.
 
선생님이 다가와서 말씀하셨어요.“나는 송희가 그런 말을 했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그 증명을 해 보이겠다.”
 
그러고 나서 의자 끄트머리에 앉아 옆의 아이에게 귀엣말을 했어요.“사람은 말야 귀가 잘 생겨야 한대.”그 말을 옆의 아이에게 릴레이식으로 속삭이라고 했지요. 첫 번째 아이가 그렇게 두 번째 아이에게 전달하자, 두 번째 아이가 세 번째 아이에게 속삭였어요.
 
“사람은 말야, 기차게 잘 생겨야 한대.”세 번째 아이가 네 번째 아이에게 더듬거리며 속삭였어요.
 
“사람은 말야 응 기똥차게 응응 해야 한대.”선생님은 마지막의 네 번째 아이에게 전달된 말을 큰 소리로 발표하라고 했습니다. 그 아이가 외쳤습니다.
 
“사람은 말야 똥이 차면 응가해야 한대!”아이들은 발을 굴러대며 웃었어요.
 
“자, 그러면 내가 절뚝발이라고 했다는 송희의 말을 들어보자. 정말로 네가 선생님이 절뚝발이라고 했니?”“아뇨! 선생님이 한 쪽 발을 절뚝거리신다고 했어요.”“어제 사 신은 구두 한 짝이 뻑뻑해서 뒤꿈치가 까졌다. 그래서 절뚝거린 거야. 이 번에는 내가 속삭인 말을 맨처음 아이가 외쳐보아라.“
 
“네! ‘사람은 말야 귀가 잘생겨야 한대!’”잘 듣지 못하면 어처구니없는 말이 생겨나기 때문이지요. 송희가  일어나서 말했어요.“선생님, 제 입도 못생겼어요.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지껄였으니까요.”
 
선생님은 울음을 터뜨린 송희 앞으로 가서 등을 토닥거려 주셨답니다. ♠
 
이효성(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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