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징 대학살의 진실

발행일 발행호수 2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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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 과거를 되풀이한다

중일전쟁이 벌어지던 1937년 12월 13일, 중국의 수도 난징이 점령됐다. 그리고 6주 동안 근현대사에서 찾아볼 수 없는 참혹한 만행이 벌어졌다. 최대 35만의 중국인이 살해되고, 8만 이상의 노소를 불문한 여성이 강간을 당한 것이다.

당시 세계 각국의 머리기사를 장식했던 이 사건은 전쟁이 끝나자 무슨 일이 있었느냐는 듯 묻혀버렸다. 무슨 일이 있었기에 600만의 유대인을 학살한 나치조차 그 잔혹함에 몸서리를 치던 ‘난징대학살’이 세상에 드러나지 않았던 것일까?

이러한 의문을 가졌던 책의 저자 아이리스 장은 진실을 향한 집념으로 사건을 조사하는데 혼신의 힘을 다했다. ‘난징안전지대’를 만들었던 서양인들의 기록과 사진을 확보했으며 생존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한 생생한 증언을 비디오에 담았다. 그렇게 해서 1997년에 <The Rape of Nanking>를 발표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숨겨진 역사의 진실을 파헤칠 뿐만 아니라 역사를 기억하는 방식과 정당성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잘못된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으려면 진실을 바탕으로 경각심을 갖고 있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아이리스 장:1976년 미국 뉴저지주 프린스턴에서 미국 국적의 중국인 2세로 태어나 일리노이주에서 자랐다. 일리노이 대학교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하고 <AP>와 <시카고트리뷴>에서 잠깐 기자로 일한 후 존스홉킨스 대학에서 석사학위를 탔다.

어린 시절부터 난징에서 일본인들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 들으며 자라난 그녀는 이 거대한 범죄가 잊혀진 역사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여 <The Rape of Nanking>(한국판 제목: 역사는 누구의 편에 서는가)을 썼다.

이 책은 1937년 난징에서 일어난 대학살과 만행의 참상을 생생히 되살려, 영어로 쓰여진 난징대학살에 대한 훌륭한 첫 번째 보고서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일본 학자들과 우익 세력들은 “사실 왜곡과 날조”라고 반박하며 아이리스 장에게 전화와 메일, 시위 등의 방법으로 협박하였다.

한편 이 책을 일본의 한 출판사가 번역출판하려고 했으나 일본 우익세력의 대규모 규탄 집회로 무산되었고, 출판조차 못 한 이 책의 비판서가 등장해 일본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후 그녀는 취재 과정에서 얻은 우울증과 일본 극우세력의 협박에 시달리다가 2004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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