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종교 탐구
세계 종교 탐구 <54>과학과 종교는 우주 너머의 진실에  얼마나 도달했는가②

세계 종교 탐구 <54>과학과 종교는 우주 너머의 진실에 얼마나 도달했는가②

▣ ‘빅뱅 이론 파괴자’들이 관측되다 2021년, 인류의 새로운 눈이 우주를 향해 열렸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성공적으로 발사된 것이다. 적외선 관측에 특화된 제임스 웹 망원경은 가시광선 중심의 허블 우주망원경이 보여주지 못했던 영역을 포착하며, 먼지에 가려져 있던 별의 탄생 현장, 우주 초창기의 희미한 빛까지 담아냈다. 그런데 2023년 2월 22일 과학저널 ‘네이처’에 따르면,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현재의 표준 우주론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6개의 은하 후보를 발견했다.<자료6> 연구진은 이들을 이른바 ‘우주 파괴자(Universe breaker)’라고 불렀다. 왜 이런 별칭이 붙여진 것일까? 이보 라베 호주 스윈번공과대 교수 등 국제 연구진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을 이용해 빅뱅 이후 5억~7억 년에 발생한 빛을 관측했다. 이는 우주 전체 역사 138억 년에서 불과 초기 4퍼센트에 해당하는 시기로, 연구진들은 우주가 이제 막 시작된 시대를 관측한 것이다. 표준 우주론에 따르면 빅뱅 초기의 어린 우주에서는 보다 작은 천체가 발견되어야 한다. 작은 은하가 성장하여 거대한 은하를 형성하기까지는 방대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연구진이 확인한 천체들은 예상보다 질량이 100배나 컸다. 아직 유년기에 불과한 은하가 이미 성숙한 은하에 가까운 질량으로 관측된 것이다. 이 관측이 정확하다면, 비정상적 성장 정도를 보인 이 은하들의 존재는 ‘기존의 우주론을 파괴’하는 것이었고, 이에 ‘우주 파괴자’라는 별명을 붙인 것이다. 그런데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발사 이후, 앞선 사례와 같이 초기 우주에 존재할 수 없어야 할 거대하고 성숙한 천체들이 계속해서 발견되기 시작했다. 과학자들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계속해서 더 먼, 더 오래된, 더 초기에 만들어진 우주를 들여다 보았지만, 초기 우주의 천체들이 이론보다 더 크고 성숙할 수 있다는 데이터들만 더욱 쌓이게 되었다. 이런 우주 파괴자의 발견은 최근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NASA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지금까지 관측된 것 중 가장 멀고 오래된 은하인 MoM-z14를 포착했다고 발표했다.<자료7> MoM-z14는 빅뱅 이후 불과 2억 8천만 년 만에 형성된 은하로, 약 135억 2천만 년을 날아온 빛이 포착된 것이다. 단순히 가장 오래된 은하라는 점만 충격적인 것이 아니다. MoM-z14는 예상보다 훨씬 밝고, 더 밀집되어 있으며, 화학적으로도 더 풍부했다. 극초기 우주는 중성 수소로 가득 차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MoM-z14에서는 더 무거운 원소인 탄소와 질소가 발견됐다. 이에 연구진은 MoM-z14의 존재가 135억 2천만 년보다 더 오래된 은하들이 존재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과에 MIT 카블리 천체물리 및 우주 연구소의 책임자 로한 나이두는 “웹 우주망원경을 통해 우리는 인류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멀리까지 볼 수 있게 되었으며, 그 모습은 우리가 예측했던 것과는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공동 저자 제이콥 셴 역시 “초기 우주와 관련된 이론과 관측 사이의 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으며, 이는 앞으로 탐구해야 할 중요한 질문들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기존 우주론을 벗어나는 천체들이 발견되는 것에 대응하여, 과학자들은 크게 두 가지 가설로 설명하려 한다. 첫 번째는 초기 우주에서 별과 은하, 블랙홀의 성장 속도가 지금보다 훨씬 빨랐다는 것이다. 우주의 성장 속도가 지금보다 빨랐다면, 우주 나이에 비해 지나치게 성숙한 천체들의 존재를 이해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우주의 나이가 기존 이론보다 더 오래되었다는 것이다. 더 긴 세월 성장하여 지금의 거대 은하가 되었다고 설명할 수 있다. 실제로 우주의 나이가 지금보다 오래되었다는 연구들이 있다. 지난 2023년 7월 7일, 천문학 저널『왕립천문학회 월간 공지(MNRAS)』에는 우주의 나이가 138억 년이 아닌 267억 년일 수 있다는 논문이 발표되었다.(Rajendra P Gupta, “JWST early Universe observations and ΛCDM cosmology”, MNRAS, vol.524, Issue 3, September 2023, pp. 3385–3395.) 오타와 대학의 라젠드라 굽타 교수 연구팀은 기존의 우주 팽창론과 피곤한 빛(Tired Light) 이론을 결합하여, 우주의 나이를 현재의 약 2배인 267억 년으로 추정했다. 굽타 교수는 “우리 연구는 138억 년보다 오래된 것으로 보이는 별이나 은하가 발견되는 모순을 푸는 열쇠가 될지도 모른다”고 얘기했다. 2006년 5월, 과학 저널『사이언스』에는 우주의 나이가 1조 년이 넘는다는 급진적인 이론도 제기된 적이 있다.(Steinhardt, Paul J., and Neil Turok. “Why the Cosmological Constant Is Small and Positive.” Science, vol. 312, no. 5777, 2006, pp. 1180–83.)<자료8> 영국 캠브리지대 닐 투록 박사와 미국 프린스턴대 폴 스타인하트 박사는 우주의 나이가 적어도 1조 년이 넘고 빅뱅이 계속 반복돼 일어난다고 주장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빅뱅은 가장 최근에 일어난 폭발일 뿐이라는 것이다. 기존 이론의 문제점은 우주공간이 가진 에너지를 나타내는 ‘우주 상수’가 계산보다 10의 100제곱 정도만큼 터무니없이 적은 것으로 나타난다는 점이지만 두 사람의 이론에 따르면 우주 상수의 값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고 한다. 논문의 저자 투록 박사는 “시간은 빅뱅 이전에도 있었다”고 얘기했고, 스타인하트 박사는 “빅뱅이 한번만 있었다는 기존 이론이 옳다는 증거가 없다”고 단언했다. 아직은 빅뱅 이론을 대체할 우주 모델은 없지만, 제임스 웹의 발견으로 기존 우주론의 큰 틀이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기존 우주론을 뒤흔드는 발견들이 발표될 때마다 과학자들은 “우리가 은하 형성에 대해 아는 모든 것이 틀렸을 수도 있다.”, “이론가들에게는 악몽이지만, 관측자들에게는 꿈이다.”, “이건 우주론의 위기가 아니라 기회다. 뭔가 놓친 게 있다는 뜻이니까.”등의 반응을 보이며 새로운 발견을 환영하는 듯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기존 이론의 오류를 공식적으로 선언하지는 않고 있다. 가톨릭이 천동설의 오류를 인정하는 데 359년이라는 세월이 필요했다면, 빅뱅 이론이 수정되거나 폐기될 경우 교회는 어떤 행보를 보일까? 과거와 같은 해명이 반복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광활한 우주에 대한 최종적인 진실은 신의 지혜 없이 인간의 힘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그럼에도 과학은 스스로 한계를 갱신해가며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 부단하게 노력하고 있다. 현재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보다 분광 성능이 더 좋은 거대마젤란망원경(GMT)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한다.<자료9> 김상철 한국천문연구원 대형망원경사업단 책임연구원은 “빛을 모으는 성능이 좋으면 더 먼 우주, 또는 우주 초기 영역을 관측할 수 있다”며 “어떤 천체가 새로 발견되느냐에 따라 기존 우주론을 강화할 수도, 뒤집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래의 지식이 어느 방향으로 진행될지 예측하기 힘들지만 과거에 보지 못했던 영역을 보는 만큼 인류의 지평을 개척하는 셈”이라고 전했다. 사실 관측적으로 검증되지 않았을 뿐, 우주 너머에 더 무한해 보이는 공간이 있는 것은 과학자들도 알고 있다고 한다. 과학은 우주의 크기를 얘기할 때, 그 한계를 제한하는 수식어를 붙이는데, ‘관측 가능한’ 우주라고 설정하는 것이다. 우주의 나이가 138억 년이라는 전제하에 계산할 때, 현재 관측 가능한 우주의 크기는 반지름이 약 465억 광년에 이르며, 그 안에는 수천억 개의 은하가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다. 관측 영역을 벗어난 우주 전체 크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기존 우주론을 벗어나는 관측이 계속 되다 보면, 우주 지평선 너머의 진실에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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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종교 탐구 <53> 성경만 주장하는 예수의 부활. 십자가에서 죽기는 했는가? ①

세계 종교 탐구 <53> 성경만 주장하는 예수의 부활. 십자가에서 죽기는 했는가? ①

지난달 8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한 미술 전시회가 ‘신성모독’ 논란에 휩싸였다. 일부 작품들이 기독교를 조롱한다며 가톨릭 보수 단체들이 반대 시위를 일으킨 것이다. 논란이 된 작품 중에는 ‘십자가에 못 박힌 개구리 조각’, ‘라텍스 돌기로 표현한 십자가의 예수’ 등이 있었다.<자료1> ‘개구리 조각’의 경우 2008년 이탈리아에서도 전시되었는데, 당시 교황이 직접 철거를 요청했으나 거부했으며, 이번에 재전시 되었다. 시위대 측은 “십자가에 못 박힌 초록 개구리가 예수님을 조롱하고 있다.”, “고통과 구원의 상징인 십자가가 성적 페티시즘의 대상으로 묘사된다.”며 이 전시회가 “혐오스러운 묘사로 가톨릭 신앙의 핵심을 공격했다”고 분노했다. 이에 전시회 측은 “종교적 신념을 모욕하려는 의도는 없었다. 다만 예술 작품이 도발적인지 여부는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다(Ob ein Kunstwerk eine Provokation darstellt, liegt oft im Auge des jeweiligen Betrachters, der jeweiligen Betrachterin.)”는 입장을 밝혔다. 시위대의 관점에서 예수의 십자가형과 부활은 그들 신앙의 근간이자 교리의 핵심이다. 범죄자들을 매달던 십자 형틀을 자신들의 상징물로 삼을 정도로, 예수의 십자가형은 기독교의 정체성과도 같은 사건이다. 이 사건이 있어야만 예수가 죽고 부활했다는 서사를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로마 제국을 소란케 한 신흥종교의 지도자가 공개 처형되었고 심지어 3일 만에 부활했다면, 그 파장은 적어도 기독교 공동체 밖의 기록에 단 한 줄이라도 흔적을 남기지 않았을까? 이번『세계 종교 탐구』는 이 질문에서 출발해, 예수의 행적을 기록했던 다양한 성경 외 문헌들을 찾아보고, 예수의 죽음과 부활에 대한 역사적 신빙성을 검토해 보았다. ▣ 성경이 주장하는 예수는 죽고 부활한다 우선 예수의 죽음과 부활에 대한 성경의 진술부터 살펴본다. 예수의 생애를 전기 형식으로 다룬 성경은 마태복음, 마가복음, 누가복음, 요한복음 네 권의 복음서다. 이 복음서의 저자들이 주장하고 싶어 하는 예수의 죽음과 부활상은 “예수가 십자가형으로 사망했고, 얼마 후 그의 무덤이 비어있음이 목격되고, 예수가 부활했다”는 흐름을 가진다. 그런데 신약성서 연구의 권위자인 바트 어만은 각 복음서가 묘사하는 핵심 진술들이 상당 부분 서로 일치하지 않는 점을 지적한다. 예를 들어 처형 장면에서는 처형 시간, 예수 옆 강도들의 태도, 지진이나 어두워짐 같은 초자연적 현상의 유무 등이 서로 다르고,<자료2> 빈 무덤 목격 장면에서는 방문 시간, 방문한 여인의 수와 반응, 무덤 문의 개방상태, 천사의 존재 여부, 천사의 수와 위치 등이 서로 달랐다.<자료3> 어만은 성경의 모순점을 지적하면서, 신의 영감을 받아 쓰였다는 성경이 모순 덩어리인 이유가 있다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성경은 예수가 활동하던 당시 목격자들의 현장 기록이 아니다. 예수가 사라진 수십 년 후, 구전으로 전승돼오던 것을 기독교를 전할 목적으로 후대에 기록화한 것이다. 구전 과정에서 변형되고, 과장되고, 지어지기도 한다. 또 기록 시기, 목표 독자, 기록자의 성향에 따라서도 내용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사복음서 중 가장 먼저 쓰여진 마가복음(기원 후 65~70년 작성)의 경우, 예수 처형과 부활에 대한 서술이 가장 짧고 단순하다. 그러나 이후에 작성된 마태와 누가(기원 후 80~90년 작성)의 경우, 논란이나 소문에 대응하기 위해 마가에는 없었던 요소들을 추가한 흔적이 명확하다. 일례로 마태복음은 ‘제자들이 십자가에서 내린 예수를 빼돌렸다’는 소문이 돌자, 그것은 ‘유대인들이 일부러 낸 헛소문’이라는 내용을 추가하였다. 누가복음은 ‘예수가 부활한 게 아니라 예수의 환영을 본 것’이라거나, ‘예수의 육체가 아니라 영혼이 부활했다’는 소문이 돌자, 부활했다는 예수가 나타나 자신을 만져보라 얘기하는 내용을 추가했다. 이에 어만은 ‘복음서의 예수는 실제 예수에 대한 역사적 설명이 아니라 훗날 초기 기독교 공동체가 형성한 해석과 기억’이라고 정리했다.<자료4> ▣ 조작이 아니고서는 부활하는 인간은 없다 2세기 그리스 철학자 켈수스는 성경의 모순점을 떠나, 인간이 죽고 부활했다는 주장 자체가 비현실적임을 지적하며, 그것을 주장하는 자는 망상에 사로잡혔거나 사기를 치려는 목적이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켈수스는 그의 저서『참된 가르침』에 다음과 같이 얘기한다. “일찍이 누군가 진짜로 죽었다가 바로 그 몸으로 되살아난 사실이 있는가 하는 문제를 사람들은 검증해야 한다. 당신들은 남들의 이런 이야기는 신화라 여기면서, 당신들이 적당히 그럴싸하게 꾸며 낸 연극의 결말은 믿을만하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그것을 목격했다는 자는 반쯤 미친 여인이거나 어쩌면 같은 사기꾼 일당 중 한 명일 것이다. 그자는 필경 그런 환상을 보는 소질을 지니고 있었기에, 그런 망상에 사로잡힌 환상을 제 마음대로 꾸며낸 것이다. 아니면 기이한 징조로 사람들을 현혹시키고, 그러한 거짓말로 자신과 같은 사기꾼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려 했던 자일 가능성이 내가 보기엔 더 높다.” 켈수스는 또한 “그가 부활했을 때에는 오직 한 사람만이 보았다. 예수가 참으로 신적 권능을 보여주고자 했다면, 그는 바로 자신의 적대자들과 자기에게 유죄 판결을 내린 재판관에게, 아니 아예 모든 사람에게 보편적으로 나타났어야 했다.(if Jesus desired to show that his power was really divine, he ought to have appeared to those who had ill-treated him, and to him who had condemned him, and to all men universally.)”라며 예수가 신적 권능이 없으며, 예수의 부활은 내부자들만 믿는 폐쇄적인 신앙임을 지적했다. 이에 324년, 기독교에서는 저명한 역사가의 기록을 위조해 ‘비기독교인도 부활을 인정했다’고 내세울 수 있는 자료를 출판한다. 기독교 교부 유세비우스는 그의 저서『교회사』에 유대인 출신 역사가 ‘요세푸스의 증언’이라며 다음과 같은 내용을 실었다.<자료5> “이 사람이 그리스도(기름부은자=메시아)였다. 우리 가운데 앞선 이들의 고발에 의해 빌라도가 그를 십자가형에 단죄하였을 때, 먼저 그를 사랑하였던 이들은 그를 버리지 않았다. 사흗날 그는 다시 살아서 그들에게 나타났다. 왜냐하면 하느님의 예언자들이 이 일들과 그에 대해 헤아릴 수 없는 엄청난 일들을 말하였기 때문이다.” 이 기록은 예수를 메시아로 인정하고 부활을 증거하는 등 노골적으로 기독교에 우호적인 표현과 진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요세푸스는 보수적인 정통 유대인이었고, 유대인들은 예수를 메시아로 인정하거나 부활을 인정하지 않는다. 실제로 ‘요세푸스가 예수를 메시아나 그리스도로 인정하지 않았다’는 기록이 280년경 기독교 교부 오리게네스의 저서『켈수스 반박』과『마태복음 주석』에 있다.<자료6> 그런데 324년, 유세비우스가 돌연 친기독교적인 내용을 ‘요세푸스의 증언’이라 소개하면서부터, 이것이 예수의 부활을 증명하는 대표적인 외부 문헌으로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에 주류 학계는 280년경에서 324년 사이, 기독교인에 의해 이 문장이 노골적으로 조작·삽입되었다고 판단했으며, 이는 현재까지도 학계의 지배적인 입장이다. 유세비우스는 그의 저서『복음의 준비』12권 31장에 “진실은 고귀하고 영원한 것이지만, 사람들을 진실로 설득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것 같다”며, “필요하다면 유익을 위한 거짓말이 효과적”이라는 견해를 밝힌 인물로, 생전 예수의 부활을 증거하는 데 힘써왔다. 그러나 그의 의도와 달리, 이 조작 사건은 오히려 ‘당시 예수가 부활했다는 다른 증언이 없었음’을 확인시켜주는 방증이 되었으며, 더 나아가 신앙의 이름으로 기록을 위조하고, 역사 해석을 오염시킨 중대한 조작 범죄로 남을 것이다. 다음으로는 예수의 부활에 대한 유대인들의 실제 평가는 어땠을지 유대 문헌을 통해 확인해본다. 바빌로니아 탈무드 산헤드린 43a에는 예수의 처형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록한다. “유월절 전날 밤, 그들은 나사렛 예수를 돌로 쳐 죽인 후 그의 시체를 매달았다. 선고자는 40일 동안 그 앞에 나가 공개적으로 이렇게 외쳤었다. “나사렛 예수는 마술을 행하고 사람들을 우상 숭배로 선동하고 유대 민족을 그릇된 길로 이끌었기에 돌로 쳐 죽임을 당할 것이다. 그를 무죄로 할 이유를 아는 사람은 앞으로 나와서 그를 변호하라.” 그러나 법정은 그를 무죄로 할 이유를 찾지 못하여 그를 돌로 쳐 죽이고 유월절 전야에 그의 시체를 매단 것이다.” 그리고는 처형 이후 부활에 대한 언급은 더 이상 없다. 예수의 생애를 기록한 유대교 문헌 ‘톨레도트 예슈’도 모든 판본에서 그의 시체를 땅에 묻었다고 기록하면서 부활은 언급하지 않는다. 특히 바겐자일 판본에서는 ‘시체를 다른 곳에 옮겨 묻었을 뿐인데, 빈 무덤을 부활의 증거라 믿는 예수의 제자들’을 등장시켜 부활을 믿는 것을 조롱하기도 한다. 이처럼 유대의 문헌에서 예수가 부활했다고 기록한 문헌은 단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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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종교 탐구 <53> 성경만 주장하는 예수의 부활. 십자가에서 죽기는 했는가? ②

세계 종교 탐구 <53> 성경만 주장하는 예수의 부활. 십자가에서 죽기는 했는가? ②

▣ 예수는 십자가에서 죽지 않았다 성경 외에도 예수의 행적을 기록한 문헌들은 많다. 그런데 이들은 모두 예수의 생애를 기록하면서, 가장 특기할만한 사건인 부활에 대한 기록은 하지 않거나 부정한다. 이슬람의 경전 꾸란의 경우,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히지 않았다’고 명확하게 진술하고 있다. 이슬람은 기독교와 같은 아브라함계 종교로, 그들의 경전에서 예수를 어느 정도 비중 있게 다루며, 예수를 선지자로 인정해주기까지 한다. 그러나 부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부정한다. 꾸란 4장 157절에는 “그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살해하였다고 주장하더라. 그러나 그들은 그를 살해하지 못하였고, 십자가에 못 박지 아니했으며, 그와 같은 형상을 만들었을 뿐이라. 이에 의견을 달리하는 자들은 의심할 따름이며, 그들이 알지 못하고 그렇게 추측할 뿐이라. 그들은 그를 살해하지 아니했노라.”라고 기록되어 있다. 예수가 십자가에서 죽지 않았다는 진술은 초기 기독교의 기록에서도 나타난다. 1945년 이집트 나그함마디 근처 사막 절벽 아래에서 초기 기독교 문서들이 대량으로 발견되었다. <자료7> 그런데 여기에서 ‘예수가 십자가에서 죽지 않았다’는 기록이 확인되었다. 예를 들어『위대한 셋의 두 번째 글』에는 “그들은 내게 죽음이 일어났다고 생각했으나 죽음은 그들의 오류와 눈멂 속에서 그들에게 일어났으니, 이는 그들이 그들의 사람을 못 박아 죽였기 때문이다.”, 『베드로 묵시록』에는 “나무 십자가 위에서 기뻐하며 웃으시는 이가 살아 있는 예수이다. 그러나 손과 발에 못이 박힌 이 사람은 그의 육신의 부분, 곧 부끄러움을 당한 대속물이며, 그의 형상대로 존재하는 자니라.”라고 기록돼 있다. 요약하자면 ‘십자가에 매달린 것은 예수가 아닌 다른 사람, 또는 대속물’이라는 것이다. 기독교에서는 이런 기록들은 정식 성경과 구분하여 외경, 또는 위경이라 불리지만 당시 이 문서들의 권위는 지금과 달랐다. 그리스도교 초기에는 오늘날처럼 신약성서 목록이 27종으로 정해져 있지 않았으며, 확고한 교리체계도 확립되지 않은 상태였다. 1세기 말 그리스도교 공동체 내에서는 수십 종의 복음서가 회람되고 있었고, 나그함마디 문서들도 현재의 신약성서와 마찬가지로 초기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많은 인기를 얻었다. 월터 바우어의『정통과 이단』에 따르면 나그함마디 문서를 따르던 종파도 한때는 지금의 정통교회와 똑같은 권위를 가졌으며, 그 종파에서 사용된 문서들 또한 그리스도교 신앙을 위해서 널리 사용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4세기에 교리 논쟁이 치열해지고 정경 목록이 확정되면서, 그 목록에서 제외된 많은 문서가 파괴되었고, 나그함마디 문서도 이 시기 검열을 피해 땅에 묻은 것으로 추정된다. 나그함마디 문서를 연구하는 신약학 교수 조재형 박사는 “나그함마디 문서가 그리스도교가 모든 이단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였던 4세기 말이나, 마녀사냥이 한창이던 중세에 발견되었다면, 그 즉시 불태워졌을 것이다. 그리스도교가 중세시대에 행사했던 막강한 사회·정치적 영향력을 상실해 가고, 이제 신앙의 자리 대신 이성이 더 높은 위치에서 사회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시기에 이 문서가 발견된 것”이 다행이라고 밝혔다. 나그함마디 문서의 발견은 사해 문서와 함께 20세기 성서 고고학적 발견의 최대 성과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초기 기독교가 단일한 교리로 출발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상과 해석이 존재했음이 실증적으로 확인된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부활이라는 핵심 교리를 비롯해, 기독교의 교리들이 인간의 판단으로 추려지고 편집된 결과물임을 증명해 주는 것이었다. ▣ 야고보의 침묵과 바울의 선포 오늘날 정통 기독교라고 자임하는 기독교는 부활, 기적, 믿음을 중시하는 ‘바울 노선’의 기독교다. 이와 어긋나는 가르침은 나그함마디 문서의 경우처럼 정경에서 제외되거나 그 중요성이 축소된다. 심지어 같은 정경 중에서도 바울의 가르침과 다르다며 비난받는 경우도 있었다. 종교 개혁가 마틴 루터가 “야고보서에는 그리스도의 죽음이나 부활 등의 중요한 복음적 내용이 전혀 없다”며, 야고보서를 ‘지푸라기 서신’이라 비난한 일화가 유명하다. 바울이 금 기초 위에 집을 지었다면, 야고보는 지푸라기 위에 지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야고보와 동시대를 살았으면서도 단 한번도 예수를 만난 적 없는 바울과 달리, 야고보는 예수의 동생이자 예수를 직접 알고 가르침을 따랐던 인물이다. 그런 야고보가 부활을 언급하지 않았을 때, 역사는 ‘지푸라기 서신’이란 평가를 야고보서에 하지 않았을 것이다. 신약성경의 절반은 바울의 저술이다. 예수를 실제로 만난 적 없는 바울이 어떻게 기독교의 주요 교리를 주도하게 되었을까? 예수가 사라진 후 그를 따르던 열두 제자들은 혼란에 빠졌다. 십자가에 매달려 수치스러운 처형을 당했던 예수가 구세주라고 설득할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이미 사라져버린 예수를 구세주로 인정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대부분 어부였던 예수의 제자들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신학 체계를 만들어 낼 능력이 없었다. 이때 등장한 인물이 바울이었다. 바울은 설명하지도 못할 예수의 십자가형을 굳이 이해시키려 하지 않았다. 대신 믿음을 강조하며 예수는 부활했고, 예수의 죽음이 인간을 구원할 것이라고 선포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예수에 관한 핵심 교리를 비신자들에게 선포하는 기독교의 전파 방식을 ‘케리그마(Kerygma, κῆρυγμα)’라고 한다. 케리그마는 그리스어로 ‘선포, 설교, 복음 전파’를 뜻하며, 이 전도 방식은 논리로 증명하는 ‘합리적 설득’이 아니라 ‘믿음을 요구하는 선포’다. 고린도전서 2장 4절~5절에서 “내가 가르치거나 전도할 때 ‘지혜의 설득력 있는 말’로 하지 않고 성령의 능력으로 한 것은, 여러분의 믿음이 ‘인간의 지혜에 의존하지 않고’ 하나님의 능력에 의존하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라는 바울의 말은 기독교의 케리그마적인 전도 방식을 잘 보여준다. 그렇다면 부활을 비롯하여, 바울이 주장한 주요 교리들은 논리와 증거를 배제한 믿음의 선언일 뿐인 것이다. 그러나 증거 없이 의미만 부여해 믿음을 요구하는 것은, 사기 수법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자료8> ▣ 사실과 믿음에 대하여 작년 6월, 교황 레오 14세는 로마에서 열린 ‘AI·윤리·기업지배구조’ 콘퍼런스 참가자들에게 “아무리 방대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고 해도 그것을 지능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진정한 지혜는 데이터의 가용성보다 삶의 참된 의미를 깨닫는 것과 더 관련이 있다”고 밝히며, AI에서 지혜를 읽어내는 것을 경계하라고 경고했다. AI 시대에 그들은 무엇을 두려워하는 것일까? 교황의 발언 몇 달 뒤인 작년 11월, 성서 비평 저술가 줄리안 도일은 AI를 이용해 ‘예수가 십자가형으로 죽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인공지능에 100가지 성경의 모순점을 입력하고, 이를 논리적으로 평가해달라고 요청한 결과였다.<자료9> 이는 기존 기독교계의 합의와 완전히 모순되는 결론이지만 줄리안 도일은 “AI는 인간의 편견과 특정 신념에 얽매이지 않고 논리적으로 분석한다. 신앙과 교리를 제거하면 남는 것은 증거뿐이며, 그 증거가 교회가 항상 가르쳐 온 것과 다른 방향을 가리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는 “저는 믿음 자체를 공격하는 것이 아닙니다. 믿음과 사실이 동일하다고 여기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입니다. 신에 대한 믿음은 개인의 자유지만, 역사는 사실이어야 합니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믿음으로만 존재해왔던 것들의 진실이 인공지능과 과학으로도 드러나기 시작하는 시대, 앞으로는 더 많은 사실들이 확인될 것이다. 셜록 홈즈는 진실을 탐구할 때 “불가능한 것을 제거하고 나면, 아무리 가능성이 낮아 보이더라도 남은 것이 진실이다.”라는 격언을 선호한다고 한다. 이 격언에 따르면 예수가 부활했다는 설명보다는 십자가에서 죽지 않았다는 설명이 합리적이며, 실제로 다수의 문헌에서 확인한 증거들은 예수가 십자가에서 죽지 않았음을 가리키고 있다. 초월적 신이 역사 속에 실제로 개입했다면, 기독교의 믿음은 단지 주장으로 남는 것이 아니라 시대마다 확인 가능한 존재와 흔적을 남겼어야 한다. 그러한 증거가 없다면, 부활 서사는 결국 신의 존재를 증명하지 못한 채, 그 부재가 문제되지 않도록 설계된 이야기일 뿐이며, 신비로운 사건이 아니라 예수의 신성에 대한 의심을 덮기 위한 장치에 불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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