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실 있는 전도
얼마 전 서울로 발령을 받은 후 예전 부임지의 아이들을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6년이란 시간이 흐른 사이 아이들은 어느새 훌쩍 자라 있었습니다. 초등학생이었던 아이들은 중고등학생이 되었고, 중고등학생이었던 아이들은 어느덧 대학생이나 사회인이 되어 있었습니다.
어릴 때는 속을 썩이기도 했지만, 성장한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반가움과 함께 세월의 흐름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보이지 않는 아이들이 떠오르며, 그 아이들을 어떻게 다시 교회로 이끌어줄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교회에 열심히 다니며 마음이 예뻤던 몇몇 아이들이 떠올라 옛 연락처로 전화를 걸어보았습니다.
전도를 위해
한 명 한 명 살폈는지,
진심으로 대했는지,
애타게 기도했는지 돌아봐
어떤 아이는 번호가 바뀌었는지 다른 사람이 전화를 받았고, 또 다른 아이는 다행히 번호가 그대로여서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조만간 만나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어떤 아이는 직접 만나 보았지만, 예전과 달리 차가운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런 아이들을 보며 ‘6년 동안 이 아이들은 어떻게 살아왔을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았습니다.
어린 시절 순수한 마음으로 하나님을 따르던 아이들이 신앙이 자라지 못하고 하나님을 떠나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전도는 하나님을 알리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천국까지 이끄는 일이라고 하셨는데, ‘끝까지 하나님을 따르게 하려면 나는 아이들을 위해 무엇을 해주어야 할까? 지금 나의 움직임이 아이들에게 어떤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을까?’ 깊이 생각해보게 됩니다.
20년간의 교역 생활 동안 많은 아이들을 만나고 전도하면서 지금까지 함께 이 길을 가고 있는 아이들이 몇 명이나 되는지 조용히 헤아려 봅니다. 그리고 그 아이들에게 나는 무엇을 전했는지, 그들의 마음에 어떤 씨앗을 심어 주었는지 돌아봅니다.
아이들의 신앙이 자라도록
끝까지 이끌어 주는
교역자가 되기를 소망해
‘나는 분명한 하나님을 전했는가? 하나님의 은혜가 얼마나 귀한 것인지, 이 길이 얼마나 복되고 가치 있는지 아이들이 느끼고 깨닫게 했는가?’ 아이들을 교회로 데려오는 데만 급급해서 한 명 한 명을 제대로 살피지 못하고 돌려보낸 적은 없었는지, 아이들의 마음에 진심으로 다가가지 못했던 것은 아닌지, 바른 길로 이끌기 위해 얼마나 애타는 마음으로 기도했는지 돌아보니 한없이 죄송하고 부끄러운 마음뿐입니다.
코로나 이후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도 쉽지 않고, 갈수록 험악해지는 세상 속에서 하나님을 전하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지만, 이제는 한 명 한 명을 만날 때마다 그들에게 분명하게 하나님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예전에 순수한 마음으로 하나님을 따랐던 아이들을 꼭 다시 찾아 바른길로 이끌고 싶습니다.
앞으로 10년 뒤, 지금의 아이들 중에서 또 어떤 아이들이 저와 함께 이 길을 걸어가고 있을까요? 하나님께서 불러주신 귀한 아이들을 소중히 여기며, 끝까지 길을 잃지 않고 하나님을 따라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교역자가 되고 싶습니다.
하나님의 진액이 통하여 열매가 충실하게 맺힐 수 있는 가지가 되어 구원에 이를 때 하나님께 칭찬받고 상을 받을 수 있는 자가 되어야 한다는 말씀을 마음 깊이 새기며, 이제는 진정한 결실을 이루는 전도를 위해 힘껏 뛰는 교역자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