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종교 탐구 <53> 성경만 주장하는 예수의 부활. 십자가에서 죽기는 했는가? ②
▣ 예수는 십자가에서 죽지 않았다
성경 외에도 예수의 행적을 기록한 문헌들은 많다. 그런데 이들은 모두 예수의 생애를 기록하면서, 가장 특기할만한 사건인 부활에 대한 기록은 하지 않거나 부정한다.
이슬람의 경전 꾸란의 경우,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히지 않았다’고 명확하게 진술하고 있다. 이슬람은 기독교와 같은 아브라함계 종교로, 그들의 경전에서 예수를 어느 정도 비중 있게 다루며, 예수를 선지자로 인정해주기까지 한다. 그러나 부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부정한다. 꾸란 4장 157절에는 “그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살해하였다고 주장하더라. 그러나 그들은 그를 살해하지 못하였고, 십자가에 못 박지 아니했으며, 그와 같은 형상을 만들었을 뿐이라. 이에 의견을 달리하는 자들은 의심할 따름이며, 그들이 알지 못하고 그렇게 추측할 뿐이라. 그들은 그를 살해하지 아니했노라.”라고 기록되어 있다.
예수가 십자가에서 죽지 않았다는 진술은 초기 기독교의 기록에서도 나타난다. 1945년 이집트 나그함마디 근처 사막 절벽 아래에서 초기 기독교 문서들이 대량으로 발견되었다.
<자료7> 그런데 여기에서 ‘예수가 십자가에서 죽지 않았다’는 기록이 확인되었다. 예를 들어『위대한 셋의 두 번째 글』에는 “그들은 내게 죽음이 일어났다고 생각했으나 죽음은 그들의 오류와 눈멂 속에서 그들에게 일어났으니, 이는 그들이 그들의 사람을 못 박아 죽였기 때문이다.”, 『베드로 묵시록』에는 “나무 십자가 위에서 기뻐하며 웃으시는 이가 살아 있는 예수이다. 그러나 손과 발에 못이 박힌 이 사람은 그의 육신의 부분, 곧 부끄러움을 당한 대속물이며, 그의 형상대로 존재하는 자니라.”라고 기록돼 있다. 요약하자면 ‘십자가에 매달린 것은 예수가 아닌 다른 사람, 또는 대속물’이라는 것이다. 기독교에서는 이런 기록들은 정식 성경과 구분하여 외경, 또는 위경이라 불리지만 당시 이 문서들의 권위는 지금과 달랐다.

<자료7> 이집트 나그함마디 문서가 발견된 자발 알 타리프 절벽과 나그함마디 문서들
1945년 이집트 나그함마디 근처 사막 절벽 아래에서 초기 기독교 문서들이 대량으로 발견되었다. 나그함마디 문서의 발견은 사해 문서와 함께 20세기 성서 고고학적 발견의 최대 성과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초기 기독교가 단일한 교리로 출발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상과 해석이 존재했음이 실증적으로 확인된 것이기 때문이다. 이로써 부활이라는 핵심 교리를 비롯해, 기독교의 교리들이 인간의 판단으로 추려지고 편집된 결과물임이 더욱 명확히 증명되었다. (출처: 클레어몬트 칼리지 디지털 라이브러리)
그리스도교 초기에는 오늘날처럼 신약성서 목록이 27종으로 정해져 있지 않았으며, 확고한 교리체계도 확립되지 않은 상태였다. 1세기 말 그리스도교 공동체 내에서는 수십 종의 복음서가 회람되고 있었고, 나그함마디 문서들도 현재의 신약성서와 마찬가지로 초기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많은 인기를 얻었다. 월터 바우어의『정통과 이단』에 따르면 나그함마디 문서를 따르던 종파도 한때는 지금의 정통교회와 똑같은 권위를 가졌으며, 그 종파에서 사용된 문서들 또한 그리스도교 신앙을 위해서 널리 사용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4세기에 교리 논쟁이 치열해지고 정경 목록이 확정되면서, 그 목록에서 제외된 많은 문서가 파괴되었고, 나그함마디 문서도 이 시기 검열을 피해 땅에 묻은 것으로 추정된다.
나그함마디 문서를 연구하는 신약학 교수 조재형 박사는 “나그함마디 문서가 그리스도교가 모든 이단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였던 4세기 말이나, 마녀사냥이 한창이던 중세에 발견되었다면, 그 즉시 불태워졌을 것이다. 그리스도교가 중세시대에 행사했던 막강한 사회·정치적 영향력을 상실해 가고, 이제 신앙의 자리 대신 이성이 더 높은 위치에서 사회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시기에 이 문서가 발견된 것”이 다행이라고 밝혔다.
나그함마디 문서의 발견은 사해 문서와 함께 20세기 성서 고고학적 발견의 최대 성과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초기 기독교가 단일한 교리로 출발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상과 해석이 존재했음이 실증적으로 확인된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부활이라는 핵심 교리를 비롯해, 기독교의 교리들이 인간의 판단으로 추려지고 편집된 결과물임을 증명해 주는 것이었다.
▣ 야고보의 침묵과 바울의 선포
오늘날 정통 기독교라고 자임하는 기독교는 부활, 기적, 믿음을 중시하는 ‘바울 노선’의 기독교다. 이와 어긋나는 가르침은 나그함마디 문서의 경우처럼 정경에서 제외되거나 그 중요성이 축소된다. 심지어 같은 정경 중에서도 바울의 가르침과 다르다며 비난받는 경우도 있었다. 종교 개혁가 마틴 루터가 “야고보서에는 그리스도의 죽음이나 부활 등의 중요한 복음적 내용이 전혀 없다”며, 야고보서를 ‘지푸라기 서신’이라 비난한 일화가 유명하다. 바울이 금 기초 위에 집을 지었다면, 야고보는 지푸라기 위에 지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야고보와 동시대를 살았으면서도 단 한번도 예수를 만난 적 없는 바울과 달리, 야고보는 예수의 동생이자 예수를 직접 알고 가르침을 따랐던 인물이다. 그런 야고보가 부활을 언급하지 않았을 때, 역사는 ‘지푸라기 서신’이란 평가를 야고보서에 하지 않았을 것이다.
신약성경의 절반은 바울의 저술이다. 예수를 실제로 만난 적 없는 바울이 어떻게 기독교의 주요 교리를 주도하게 되었을까? 예수가 사라진 후 그를 따르던 열두 제자들은 혼란에 빠졌다. 십자가에 매달려 수치스러운 처형을 당했던 예수가 구세주라고 설득할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이미 사라져버린 예수를 구세주로 인정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대부분 어부였던 예수의 제자들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신학 체계를 만들어 낼 능력이 없었다. 이때 등장한 인물이 바울이었다. 바울은 설명하지도 못할 예수의 십자가형을 굳이 이해시키려 하지 않았다. 대신 믿음을 강조하며 예수는 부활했고, 예수의 죽음이 인간을 구원할 것이라고 선포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예수에 관한 핵심 교리를 비신자들에게 선포하는 기독교의 전파 방식을 ‘케리그마(Kerygma, κῆρυγμα)’라고 한다. 케리그마는 그리스어로 ‘선포, 설교, 복음 전파’를 뜻하며, 이 전도 방식은 논리로 증명하는 ‘합리적 설득’이 아니라 ‘믿음을 요구하는 선포’다. 고린도전서 2장 4절~5절에서 “내가 가르치거나 전도할 때 ‘지혜의 설득력 있는 말’로 하지 않고 성령의 능력으로 한 것은, 여러분의 믿음이 ‘인간의 지혜에 의존하지 않고’ 하나님의 능력에 의존하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라는 바울의 말은 기독교의 케리그마적인 전도 방식을 잘 보여준다. 그렇다면 부활을 비롯하여, 바울이 주장한 주요 교리들은 논리와 증거를 배제한 믿음의 선언일 뿐인 것이다. 그러나 증거 없이 의미만 부여해 믿음을 요구하는 것은, 사기 수법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자료8>

<자료8> 부활을 언급하지 않는 야고보(좌)와 부활을 선포하는 바울(우)
오늘날 정통 기독교라고 자임하는 기독교는 부활, 기적, 믿음을 중시하는 ‘바울 노선’의 기독교다. 그런데 바울은 단 한번도 예수를 실제로 만난 적이 없다. 반면 바울과 동시대를 살았던 야고보는
예수의 동생이자 예수를 직접 알고 가르침을 따랐던 인물인데 부활을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
바울의 종교 전파 방식은 ‘케리그마’, 즉 논리로 증명하는 ‘합리적 설득’이 아니라 ‘믿음을 요구하는 선포’였다. 바울이 주장한 주요 교리들은 논리와 증거를 배제한 믿음의 선언일 뿐이며, 증거 없이 의미만 부여해 믿음을 요구하는 것은 사기 수법과 다르지 않다. (출처: 위키피디아)
▣ 사실과 믿음에 대하여
작년 6월, 교황 레오 14세는 로마에서 열린 ‘AI·윤리·기업지배구조’ 콘퍼런스 참가자들에게 “아무리 방대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고 해도 그것을 지능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진정한 지혜는 데이터의 가용성보다 삶의 참된 의미를 깨닫는 것과 더 관련이 있다”고 밝히며, AI에서 지혜를 읽어내는 것을 경계하라고 경고했다. AI 시대에 그들은 무엇을 두려워하는 것일까?
교황의 발언 몇 달 뒤인 작년 11월, 성서 비평 저술가 줄리안 도일은 AI를 이용해 ‘예수가 십자가형으로 죽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인공지능에 100가지 성경의 모순점을 입력하고, 이를 논리적으로 평가해달라고 요청한 결과였다.<자료9> 이는 기존 기독교계의 합의와 완전히 모순되는 결론이지만 줄리안 도일은 “AI는 인간의 편견과 특정 신념에 얽매이지 않고 논리적으로 분석한다. 신앙과 교리를 제거하면 남는 것은 증거뿐이며, 그 증거가 교회가 항상 가르쳐 온 것과 다른 방향을 가리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는 “저는 믿음 자체를 공격하는 것이 아닙니다. 믿음과 사실이 동일하다고 여기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입니다. 신에 대한 믿음은 개인의 자유지만, 역사는 사실이어야 합니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믿음으로만 존재해왔던 것들의 진실이 인공지능과 과학으로도 드러나기 시작하는 시대, 앞으로는 더 많은 사실들이 확인될 것이다.

<자료9> AI를 검증 도구로 활용한 성서 비평 저술가 줄리안 도일
성서 비평 저술가 줄리안 도일은 AI를 이용해 ‘예수가 십자가형으로 죽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인공지능에 100가지 성경의 모순점을 입력하고, 이를 논리적으로 평가해달라고 요청한 결과였다. 이는 기존 기독교계의 합의와 완전히 모순되는 결론이지만 줄리안 도일은 “AI는 인간의 편견과 특정 신념에 얽매이지 않고 논리적으로 분석한다. 신앙과 교리를 제거하면 남는 것은 증거뿐이며, 그 증거가 교회가 항상 가르쳐 온 것과 다른 방향을 가리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처: 줄리안 도일 공식 홈페이지)
셜록 홈즈는 진실을 탐구할 때 “불가능한 것을 제거하고 나면, 아무리 가능성이 낮아 보이더라도 남은 것이 진실이다.”라는 격언을 선호한다고 한다. 이 격언에 따르면 예수가 부활했다는 설명보다는 십자가에서 죽지 않았다는 설명이 합리적이며, 실제로 다수의 문헌에서 확인한 증거들은 예수가 십자가에서 죽지 않았음을 가리키고 있다. 초월적 신이 역사 속에 실제로 개입했다면, 기독교의 믿음은 단지 주장으로 남는 것이 아니라 시대마다 확인 가능한 존재와 흔적을 남겼어야 한다. 그러한 증거가 없다면, 부활 서사는 결국 신의 존재를 증명하지 못한 채, 그 부재가 문제되지 않도록 설계된 이야기일 뿐이며, 신비로운 사건이 아니라 예수의 신성에 대한 의심을 덮기 위한 장치에 불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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