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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이종은 씨(덕소교회)

`반짝 빛나기보다 오래도록 울림있는 연주가가 되고 싶어요`
발행일 발행호수 2428

“독일에 머물면서 ‘노력’의 중요성을 깨닫는 시간이 되었어요. 그리고 ‘나’라는 사람을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오롯이 음악에 충실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2월 한국에서의 본격적인 활동을 앞두고 ‘귀국독주회’를 가진 이종은 씨는 어린 시절부터 ‘피아니스트’의 꿈을 키웠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2003년 독일 베를린 음대로 유학을 떠나 Hochschule fur Muisk Hanns Eisler Berlin에서 음악 교육자 및 솔로 피아니스트로 Diplom을 취득하고, 최고 연주자 과정(Konzertexamen)을 마친 뒤, 한국으로 돌아와 10년 만에 또다시 새로운 출발선 앞에 섰다.

유학생활이 꽤 길었네요?
-석·박사과정을 생각하고 간 것이라 짧게 걸릴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지내다보니까 독일에서 좀 더 경험을 쌓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유학기간이 길어졌어요. 음악의 본고장 독일이란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면서, 한 시간 레슨 수업에서 얻지 못하는 예술이나 음악에 대한 깊이와 넓은 시야를 갖는데 많은 도움이 됐어요.

유학생활의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언어, 생활 등 웬만한 어려움은 각오를 하고 갔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편이었어요. 그런데 혼자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다보니 외로움이 컸어요. 오히려 그런 시간들이 저로 하여금 하나님을 더 찾게 하더라구요. 유학 가기 전, 덕소교회 여성회 주일예배 반주를 하면서 제 반주에 맞춰 어른들이 찬송을 부르는 게 참 좋았는데 그런 한국에서의 생활을 떠올리면서 혼자 찬송가도 부르고 기도도 드리고… 그 시간이 저에게 큰 위로와 힘이 됐어요.

노력하고 또 노력한 뒤
나와 피아노가 하나가 됐을 때
연주한 음악이 가장 맘에 들어

음악을 하면서 느낀 것이 있다면?
-선화예중·고, 가천음대를 거쳐 유학생활까지 항상 음악적인 환경에서 지내다보니 계속 경쟁이에요. 돌아보면 그 경쟁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사람은 노력하는 사람밖에 없다는 것을 느꼈어요. 어릴 때는 음악에 재능이 있는 아이와 없는 아이의 차이가 많이 나요. 그런데 세월이 흘러 마지막까지 열심히 잘하고 있는 사람은 재능이 많지 않았는데 노력을 계속 했던 아이가 남아 있어요. 재능이 없는 아이들은 더 치열하게 노력한 반면, 재능이 있는 아이들은 재능만 믿고 노력을 안 한 거죠. 물론 노력했다고 모든 노력이 100% 다 보장되지는 않지만 어떤 분야든 나와의 싸움을 포기하지 않고 얼마나 견뎌냈느냐가 결과로 나타나는 것 같아요 .

기억에 남는 콩쿠르가 있나요?
-프랑스에서 열린 콩쿠르였는데 최종 3차까지 올라갔어요. 1,2차까지는 관중과 심사위원들의 평가가 좋아서 이대로라면 1등할 분위기였죠. 그런데 3차에서‘나의 음악을 보여주겠다’는 생각보다‘잘해서 상을 받아야지’ 하는 욕심이 생기는 거예요. 그러다보니 실력발휘를 못했고 당연히 결과가 좋지 않았어요. 상은 못탔지만 그 콩쿠르를 통해 음악을 하는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됐어요. ‘나와 피아노와 곡이 하나가 됐을 때 관중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지는 울림, 감동을 줄 수 있는 음악을 해야겠다.’ 앞으로도 미약하지만 음악을 통해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위해 열심히 준비하려고요.

오래도록 기억될 ‘울림 있는 피아니스트’를 꿈꾸고 있는 이종은 씨. 음악을 통해 사람들에게 감동과 기쁨을 전하는 것이 이종은 씨가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는 이유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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