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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로 비에 젖고, 폭염으로 땀에 젖고… 이상기후가 덮친 우리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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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7일 오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성석동의 한 도로 옆 주차장에 차량이 침수돼 있다. (사진=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 제공)

군산 등에 ‘200년 빈도 비’ 내리고
서울의 폭염일수 7360% 증가해

7월 17일, 수도권에 시간당 100mm 넘는 폭우가 쏟아지며 서울 등 수도권 일대에 올해 들어 처음으로 호우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됐다. 이에 따라 124곳의 학교가 휴교하고, 축구장 약 1900개에 달하는 면적에서 농작물 침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10일에도 충청권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또다시 많은 비가 쏟아졌다. 특히 전북 군산에는 1시간 동안 131.7mm의 비가 내렸다. 이는 군산 연 강수량의 10%가 넘는 수치이며, 전국 97개 기후 관측 지점 기준으로 1시간 강수량 역대 최고치다. 7월 8일 오후 5시부터 10일 오전 8시까지 누적 강수량을 보면 익산 309.0㎜, 충남 서천 287.0㎜, 군산 268.3㎜, 대구 253.8㎜, 경북 영천 245.8㎜, 전북 장수 238.0㎜, 충남 금산 227.2㎜ 등 200㎜ 넘는 비가 쏟아진 곳이 많았다.

‘200년 빈도 비’가 내린 곳도 있었다. ‘200년 빈도’란 200년에 한 번 내릴 수 있는 가장 많은 비를 뜻하는 것으로, 각종 교량·댐 등을 건설할 때 설계 기준이 된다. 200년 내 예상되는 가장 많은 강우량을 기준으로 그 용량을 감당할 수 있도록 짓기 때문이다. ‘200년 빈도 비’가 내린 곳은 충남 금산(84.1㎜), 충북 추풍령(60.8㎜), 전북 군산(131.7㎜) 등이다. 경북 구미(58.3㎜)엔 ‘100년 빈도 비’가 내렸다.

장동언 기상청장은 2022년 서울에서 시간당 최대 141㎜(동작구)의 비가 쏟아져 인명피해를 냈던 ‘500년 만의 폭우’를 언급하며 “기후변화로 여름철 호우 패턴이 바뀌며 예측이 더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장 청장은 “최근 들어 시설물 피해를 줄 정도의 시간당 50㎜의 비가 나타나는 날이 크게 늘었다. 100년에 한 번 내리는 비가 30년 만에 한 번 나타나는 양상”이라고 했다. 장 청장은 “기온이 1도 오를 때마다 대기가 머금을 수 있는 수증기량이 10%가량 많아지는데, 한반도의 지면 온도가 지난 100년 만에 2도 높아졌다는 점이 잦은 호우의 원인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30년간 서울의 폭염일수 증가율이 7360%에 달한다는 분석 결과도 나왔다. 영국의 국제환경개발연구소(IIED)가 전 세계 주요 대도시별 폭염 추이를 분석한 결과다. 분석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전 세계적으로 일 최고기온이 35도를 넘는 ‘폭염일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최근 30년간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인 도시는 서울(7360%)이었다.

한국은 최근 10년 사이 급격하게 온도가 올랐다. ‘역대 최악의 폭염’으로 꼽혔던 1994년을 제외하면 1995~2000년까지 서울은 최고기온 35도를 넘은 날이 없었다. 그러나 1994~2003년 9일에 불과했던 폭염일수는 2004~2013년 17일로 늘었고, 2014~2023년엔 58일로 뛰었다. 또한 최근 30년 폭염일수 전체 84일 중 60%가 최근 6년 안에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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