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안에 하나된 우리, 하나된 선율을 만들다
부산학생중창대회 은상 - 시온실고 중창단지난 달 12일 부산학생교육문화회관과 부산교사합창단이 공동 주관한 ‘제4회 부산학생중창대회’가 학생교육회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총 22개팀이 참여한 이번 대회에서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참가하게 된 시온실고 중창단은 은상을 수상했다. 상위 팀이 예술고등학교라는 점을 감안했을때 이들의 수상결과는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바쁜 학업일정 속에서 틈틈이 시간을 내며 중창대회를 준비했던 시온실고 중창단의 얘기를 들어봤다.
● D-20 긴장…
똑! 딱! 똑! 딱!
드디어 대회에 나갈 중창단 오디션 결과가 나왔다.
학년도 얼굴도 성격도 각기 다른 12명의 우리들. 모든 수업을 다 끝낸 저녁에 학교 음악실에 모였다.
‘작년에 한번 해봤으니까 이번에는 전보다 수월하겠지’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송미정 지도 선생님께서 이번 곡은 12명 모두에게 잘 어울리며 완성도 있는 요한슈트라우스의 ‘트리츠-트라츠 폴카’라는 곡을 선정하셨다는 말씀에 모두 긴장한 것 같았다.
연습을 시작하기 전, 빈소년 합창단이 오케스트라 반주에 맞춰 합창한 영상을 보았다.
우리는 입을 다물지 못하고 보다가 한마디씩 했다. ‘선생님, 이걸 저희가 한다고요?’, ‘너무 빨라요.’
한국어가 아닌 원곡으로 들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무척이나 낯설고 어렵게 다가왔다.
특히 피아노 반주가 상당히 어려워서 반주자 언니도 연습기간 내내 힘들어 할 만큼 수준 있는 곡이라니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하지만 우리는 시온실고 중창단. 어느 누구보다 노래 부르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는 사실. 이것이 우리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졌다.
● D-7 트리츠-트라츠 폴카…
‘발성부터 하자~’는 선생님 말씀에 다들 눈이 초롱초롱해져서 연습을 시작했다.
‘즐겁게~ 반갑게~ 웃음소리 넘치는 우리, 정말 즐거운 우리’라는 노래가사처럼 연습 내내 즐거운 마음으로 함께 해준 트리츠-트라츠 폴카의 만남은 참 유쾌했다.
노래는 잘 부르는 것만이 아니라 옆에 있는 친구를 배려하고, 나를 좀 희생하여 남에게 내어 주는 것.
자기의 소리를 그대로 내지르지 않고 좀 더 다듬고 절제된 목소리로 다른 친구의 음성을 듣고 자기 소리를 거기에 맞추어 내고, 그러면서 이루어낸 화음이 합창의 묘미임을 가르쳐 주었다.
● D day 기쁨…
대회 당일, 이제껏 했었던 연습의 모든 것을 쏟아 부을 마음으로 차에 탔다. 차안에서 다 같이 중창곡도 부르고 찬송가도 부르면서 기쁜 마음으로 대회장까지 갔다.
그런데 막상 도착해서 다른 학교 학생들이 연습하고 있는 것을 보니 슬슬 마음이 조급해졌다.
대회가 처음도 아니고, 대회 장소도 바뀌지 않았는데, 긴장되는 마음은 왜 그렇게 식질 않던지.
‘한없는 기쁨과 즐거움과 은혜와 미소를 주시옵소서.’
우리 차례가 되었다.
진짜 즐겁게 신나게 부르고 무대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은상을 수상했다.
잘하는 팀이 너무 많아서 솔직히 상을 못 탈 줄 알았는데, 은상이라니! 기쁘고 감사하고 행복했다.
작년에도 심사를 하셨던 선생님들께서 우리를 알아보시고 ‘노래다운 노래를 해주어서 고맙다’고 하셨다.^^
그날 우리가 느낀 기쁨과 보람은 ‘은혜 안에서 합동하여 유익하게 된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 일인지 확실히 느낄 수 있었던 값진 시간이었다.
시온실고 중창단의 구호인 ‘하나된 우리, 하나된 선율’을 외치며 더 밝은 빛을 비출 수 있게 또 다른 도전을 할 것이다.
정혜인(고2) / 시온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