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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암(腸癌)을 이긴 인간 승리

100km 울트라 마라톤 완주 강준성권사 스토리
발행일 발행호수 2146

100km를 14시간에 걸쳐 완주한 강준성권사가 대구 팔공산 울트라마라톤의 골인 테이프를 끊고 있다.

전광판의 시계는 14시간을 넘겼고, 이제 1시간이 채 남지 않았다. 그의 인간승리 드라마가 오늘도 계속될 것인가, 아니면 좌절하고 말 것인가?
 
엊저녁 6시에 출발하여 장장 14시간째 국내 최난 코스를 달리고 있을 그의 모습을 떠올려 본다.
 
14시간 10분을 넘자, 그와 같이 뛰던 한 선수가 그의 소식을 전한다. 80km지점부터 뒤쳐졌다고. 이제 그의 완주(15시간 내 100km) 보다는 그의 무사 귀환을 기다리게 된다.
 
고개를 떨어뜨리고 걱정의 한숨을 내쉬는데 갑자기 감격의 일성(一聲)이 들린다. “온다.”고개를 들어 저 멀리를 내다보니, 정말 그가 오고 있다. 성큼성큼 뛰며, 만면에 미소를 가득 머금은 채,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마지막 100여m, 마침내 결승선을 온 가슴으로 밀어내고 들어온다. 시계를 보니 14시간 23분. 그는 제한 시간에 37분을 남겨두고 골인했고, 이제 또 하나의 인간승리 드라마를 기록했다.
 
드라마의 주인공은 강준성 권사(55, 천부교 청주교회).
 
4~5년 전만 해도 강 권사에게 달린다는 것은 꿈만 같은 일이었다. 아니, 대지와 함께 호흡을 한다는 것도 기대하기 어려웠는지 모른다.
 
강 권사가 직장암에 걸렸다는 것을 안 것은 지난 2000년. 1년도 채 되지 않아 3번이나 수술대에 올랐지만, 완치를 기대할 상황은 아니었다. 4번째 수술을 권고받고 그는 수술을 포기하게 된다.
 
수술을 포기한 그는 집에서 몸을 추스르기 시작하며 그때부터 달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걷는 것조차도 고통스러웠지만 조금씩 달리기 시작했고 어느새 거리도 늘어갔다. 1km가 10km가 되고 다시 20km가 되고, 드디어 2003년 그는 처음으로 42.195km 풀코스에 도전하여 완주를 하게 된다.
 
이후, 무려 20여회의 완주(최고기록 3시간 35분)를 하게 된 그에게 새로운 도전의 기회가 다가왔다. 바로 울트라마라톤이었다. 문자 그대로 100㎞를 달리는 초인적인 마라톤이다. 3월의 전주대회를 시작으로 5월의 광주대회 그리고 이번 대구대회까지 올해만 벌써 3번째 완주에 도전하게 된다.
 
요구르트 ‘런’을 마신 후에는 부쩍 뒷심이 생겼다는 그에게, 포기하고 싶은 적은 없었냐고 묻자 ‘하나님은 절대로 포기하지 않으시잖아요?’라며 ‘포기하지 않는 자에게 희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했다.
 
한 걸음을 내딛으면 그 다음 한 걸음을 내딛을 힘을 내려 주신다는 것을 몸소 느낀다는 강 권사, 그의 드라마는 오늘도 계속된다.
 
이영환기자young@theweek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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