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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촌에서 온 편지] ‘저 언니는 소비조합하면서 언제 저렇게 연습을 하셨지?’

발행일 발행호수 2467

2014년 8월의 마지막 날.
신앙촌의 서편 하늘에 노을이 곱게 물들던 저녁이었습니다.
멋지게 울리는 첼로 소리를 들으며 음악당으로 뛰어가니 벌써 시온음악콩쿠르 현악 부문 경연이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무대에서 첼로를 연주하는 입사생을 관중석의 언니와 어머니가 응원하며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입사생의 언니는 관악 부문에서 호른을 연주했던 분이라 ‘언니는 호른, 동생은 첼로, 신앙촌의 음악가 집안이네.’ 하며 두 분을 쳐다봤습니다. 관중석에는 두 눈을 반짝이며 선배들의 연주를 바라보는 주니어 현악부 학생들이 있었습니다. 선배들에게 줄 초콜릿을 두 손에 들고 있는 아이도 있었고 연주를 촬영하는 데 여념이 없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하루하루 연주 실력 갈고 닦는 연주자들처럼
나도 하루하루 성장해 왔는지 돌아보게 돼

잠시 후 저와 함께 시온실고를 다녔던 친구가 무대에 올랐을 때 저절로 긴장이 되었습니다. ‘요즘 영업을 다니느라 연습도 많이 못했을 텐데… 실수하면 어떡하지?’ 혼자 걱정하고 있는 사이 친구는 크라이슬러의 “프레루디움과 알레그로”를 연주하기 시작했습니다. 풍부하고 따뜻한 음색에 귀를 기울이며 시온실고에 다닐 때부터 열심히 레슨을 받던 친구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오늘 처음 비브라토를 배웠어!” 하며 기뻐하던 모습이 어제 같은데 언제 저렇게 음악가가 되었는지, 괜히 뿌듯한 마음에 웃으며 친구를 쳐다봤습니다.

콩쿠르가 끝나고 현악, 관악, 성악 부문까지 함께 시상식이 있었습니다. 힘차게 손뼉을 치며 축하하면서 시온에서 악기를 연주하는 모든 사람이 참 멋지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 언니는 소비조합인데 언제 연습을 하셨지?’ ‘저 후배는 일이 무척 바쁠 텐데 그동안 악기도 배웠구나!’ 하루하루 연주 실력을 갈고닦는 연주자들처럼 나도 하루하루 성장해 왔는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흐르는 시간을 아끼고 아껴서 노력과 정성을 다하는 모습. 나도 그런 신앙촌 사람의 모습을 갖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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