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감사 (이용식 집사/서대문교회)
이용식 집사 / 서대문교회벌써 10월이다. 온 누리가 서서히 황금빛으로 물들기 시작하고 있다. 찬송가에 나오는 가사마냥 세월은 살같이 빠른 광음과 같다. 아침에 뜬 하루 해는 눈 한번 깜빡하면 서산을 넘어간다.
올 한해가 시작되면서 신앙생활을 지난 해 보다는 좀 더 잘 해 보겠다고 무수히 다짐했건만 지금 생각해보니 신앙이 업 그레이드 되기보다는 퇴보하지는 않았는지 걱정이 앞선다.
세상이 점점 혼탁해지고 신앙의 중심을 잡기가 어려워질지라도 갈 길이 분명하다면 그 어떤 난관도 극복해 나가야만 한다는 것이 하나님께서 가르져 주신 교훈이자 진리이다. 순간순간 우리를 미혹하는 세상의 유혹은 우리 신앙의 ‘영원한 적’임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이를 망각하고 살아온 나 자신이었음을 부인하지 않을 수 없다. 하나님과 약속하는 그 순간은 마치 영원히 지킬 철칙처럼 굳게 다짐하건만 모래성이 무너지듯 서서히 무너지는 나 자신이기도 하였다.
가을은 어김없이 우리에게 황금물결을 선사하기 시작하고 있다. 추수감사절을 한 달 남겨둔 시점에서 올 한해도 나는 무엇을 위하여 살았는지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추수를 약속한 오곡백과는 어김없이 찾아오건만 나 자신은 무엇 때문에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약속조차도 지키지 못했단 말인가?
하나님께 드릴 것을 아직 채우지 못한 나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내 생애 가장 정성을 모은 추수감사절이 되도록 다음과 같이 다짐해 본다.
하나님! 올 가을에는 하나님께서 기꺼이 받아주시는 추수감사절이 될 수 있도록 진심으로 기도하며 정성을 모으게 하소서.
지금 이 순간에도 하나님께서 부어주시는 이슬성신을 한 없이 받아 기쁨이 넘치는 추수의 계절이 되도록 도와주소서.
이 세상의 어떤 모진 풍파가 몰아치더라도 ‘구원’이라는 목표가 절대로 흐려지지 아니하고 진정 하나님께 날마다 한 걸음씩 다가가는 삶이 되도록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