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쫀득이 사먹고 마음이 불편해요’에 감동(김영수 학생관장/부산광안교회)
김영수 학생관장(부산광안교회)우리 교회 학생 중에 어릴 때 사고로, 다른 친구들에 비해 사회적응 능력이 늦은 아이가 있다.
교회 오는 걸 좋아하지만, 집 앞까지 데리러 가야 오고, 차를 타고 오다가도 집에 가야 될 일이 생각나면 마구 운다. 다른 아이들이 달래기도 하고, 시끄럽다고 큰소리도 치면서 조용히 시키려하지만 막무가내다. 그때마다 나는 많이 부끄럽고 속이 상한다. 그런데 이 아인 교회 도착하면 다른 아이들을 따라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성큼성큼 예배실로 들어간다.
싫어할 수 없는 이 아인 종교가 다른 할머니가 끈질기게 반대해도 온다. 그 아이 엄마는 천부교회를 다니면서 많이 똘똘해 졌다며, 만날 때 마다 고마워하는 인사를 잊지 않는다. 그리고 엄마가 주시기는 하지만 헌금도 꼬박꼬박 드린다. 자기 용돈은 아깝단다. 헌금시간만 되면 만면에 웃음을 머금고 나에게 흔들어 보인다.
이번 주에는 자기 스스로 약속장소로 나오겠다며 집으로 데리러 오지 말란다. 걷기 무지 싫어하는 아이라 반신반의 했지만, 다음날 40분이나 일찍 나와 있다고 전화가 왔다. 나는 금방 감동이 밀려온다.
다음날 점심시간에 간식을 싸서 학교로 찾아갔다. 반갑게 차에 타더니 이내 입을 실룩거렸다. 나에게 할말이 있다는 뜻이다. “쫀득이 유혹에 넘어 갔어요.” 느닷없이 웬 쫀득인가 싶었더니, 어제 일찍 나와 기다린 게 문제였다. 문구점 앞을 서성이다, 헌금드릴 걸로 쫀득이를 사 먹었단다. “담부터는 헌금 잘 드릴 거라고 하나님께 약속 했어요.” 그런데도 아직도 얼굴이 어둡다. 다음부터 안 그러겠다면서 왜 표정이 안 좋으냐고 물었더니, “그래도 자꾸 맘이 불편해요.” ‘어머나, 이 아이가 맘이 불편하대요.’ 난 눈물이 나오려 했다. 그럼, 너 용돈으로 쫀득이 사먹은 만큼 더 드리면 어떨까?” 라고 조심스럽게 제안을 했다. “아하~ 그 방법이 있었네요.” 금방 웃음이 번진다.교실로 향해 뛰어가는 아이를 보면서 나는 또 걱정이 밀려온다.
하루가 다르게 생각이 자라고, 잘못된 생활을 고치려 무척 애쓰고,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하나님이 함께하시면 모든 일이 아름답게 이루어지는 것을 의심치 않는 아이, 어려운 찬송가를 머리 맞대고 정성스럽게 부르는 꼬마아이들을 보면서, 나는 과연 올바른 도우미 역할을 잘 하고 있나 오늘도 고민된다.
김영수 학생관장 /부산광안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