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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부인과 이인선 교수 건강 칼럼(11)

한의학적 갱년기 관리
발행일 발행호수 2205

여성이 나이 들어 45-55세 경이 되면 생리가 나오지 않게 되는데 이를 폐경이라고 합니다. 폐경의 시기를 전후한 3-5년의 기간을 갱년기라 하는데 이때는 난소 기능이 소실됨에 따라 여러 가지 불편한 증상들이 나타나는데 이를 갱년기증후군이라 합니다. 어떤 사람은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로 증상이 심하기도 하는데 이처럼 증상이 심한 경우는 갱년기 장애라 하여 치료가 필요합니다.

폐경은 나이가 들어 양기가 떨어지고 장부의 기능이 쇠퇴하면 기혈을 충분히 생산하지 못하고 자궁에 피가 상대적으로 부족하게 되어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그러므로 폐경은 나이가 들어 장부기능이 쇠퇴하여 나타나는 기혈의 부족에 대응하는 보호 장치로 여성의 건강을 위해 필요한 자연적인 생리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자연에 순응하는 생활섭생을 지키는 것이 갱년기 관리에 중요합니다.

폐경의 시기가 가까운 갱년기 여성의 생리적 특징으로 먼저 생식기능의 쇠퇴로 인한 음혈의 부족을 들고 있습니다. 즉 자궁에 수기(水氣)가 부족한 것입니다. 음혈이 부족하면 2차적으로 화(火)가 잘 동하게 되어 얼굴이 달아오르고 땀이 나며, 심장의 피가 부족하여져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불안 불면 등의 증상이 함께 동반될 수 있습니다. 또 경락 근육 피부에 기혈이 부족하면 저리고 쥐가 나거나 피부건조, 어깨 결림이 올 수 있습니다.

폐경이 오는 시기와 양상은 개인에 따라 다소의 차이가 있으나, 전형적인 경우 먼저 월경이 다소 빨리 있으면서 얼굴이 달아오르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얼굴이 달아오르는 증상은 화병의 증상과 같으므로 월경이상을 동반하지 않을 경우 폐경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나이가 40세를 넘은 부인이 특별한 심리적 원인 없이 자주 얼굴이 달아오른다면 폐경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평소 소화력이 약하고 밥을 잘 먹지 않는 사람이나 몸이 마른 사람, 과로하여 음혈을 많이 소모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 비해 음혈이 부족하여서, 체질적으로 열이 많거나 화병(火病)이 있는 사람은 화(火)가 많아서 갱년기 장애가 오기 쉽습니다.

이처럼 갱년기 증상은 모두에게 똑같은 정도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며, 폐경 전 개인의 건강상태가 증상발현에 영향을 미치므로, 갱년기를 순조롭게 지내고 폐경 후 건강하게 생활하려면 폐경이 오기 전 자신의 건강상태를 점검하여 음혈이 부족하거나 화가 많은 사람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한의학에서 질병은 자신의 건강하지 않은 생활습성에서 오는 것이므로 상기(上記)한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는 건강한 생활을 통해 자신을 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올바른 생활 관리를 하기 위하여 의식주의 생활이 계절과 순리에 맞아야하며 마음의 여유를 갖고 기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생활해야 합니다. 또한 자신의 체질을 아는 것이 도움이 되는데, 체질마다 각각 건강한 상태일 때 나타나는 증상과 병적 증상, 질병의 전개양상이 다르며, 운동 요령 및 음식 섭생에도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체질은 한두 가지 증상으로 쉽게 판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어떤 사람은 전형적인 체질 특성을 가지는 경우도 있지만 체질이 판별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사람도 있으므로 아무렇게나 체질을 판단하여 이를 믿고 생활에서 실천하는 것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습니다.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동의대 한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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