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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전도관의 추억

발행일 발행호수 2130

종수는 학생관장님이 운전하는 승합차에 타고 친구들과 시골 전도관에 가게 되었습니다. 시골 전도관은 농사짓는 주민들이 도시로 한 사람 한 사람 떠나게 되어 지금은 공석이 된 교회입니다. 주변은 폐가만 있고 드문드문 과일 나무가 보입니다.
 
관장님께서는 학생들과 교회 주위를 둘러본 후 “옛날이야기 해 줄까?”하셨습니다. 종수와 친구들은 합창을 하듯 동시에 “예! 해 주세요” 하고 잔디에 앉았어요. 관장님은 먼 산을 보고 생각에 잠기더니 “이 교회로 들어 올 때 저 산모퉁이 돌기 전에 서너 채 있는 폐가옥이 보였지. 그 가옥 중에 순아네 집이 있었어. 순아는 초등학교 4학년이었는데 이 곳에 와 자주 놀기도 하고 하나님 말씀도 재미있게 들었어요. 순아는 교회에서 하나님 말씀을 듣는 중에 가장 귀하게 느낀 것은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 시간’ 이었어요. 그러나 순아 아빠는 교회 다니는 것을 별로 달가워하지 않았어. 순아 아빠는 늦은 가을, 순아를 교회에 가지 못하게 하려고 “순아야! 내일은 학교 안 가니깐 고추밭에 가서 고춧대를 네가 좀 뽑아야겠다. 눈이 오기 전에 뽑아서 말려놔야 불소시기로 땔 수 있지. 알았어?”
 
순아는 일요일 주일 예배에 가야하는데 아빠 말씀을 거역 했다가는 술 마시고 들어와 야단칠게 뻔한 일이였어요. 고춧대는 하루 종일 뽑아도 다 뽑을 수 없을 정도로 많았고요. 더구나 고춧대가 커서 순아가 뽑기에는 벅찬 일이였어요.
 
순아는 기도를 했어요. 내일 주일 예배에 꼭 갈 수 있게 해달라고요. 그리고 아빠도 교회에 같이 다니면 좋겠다고 간절히 애원 했어요. 순아 아빠는 순아가 내일은 교회에 못 갈 거라 생각하고 다음 주 일요일에도 일을 시키기로 작심을 했어요. 그러면서 ‘이 녀석. 전도관에 가면 쌀이 나오나 술이 나오나. 다시는 교회에 다니게 놔두나 봐라’하며 혼잣말로 중얼 거렸어요.
 
순아는 하나님께 도와주시길 기도 한 후 방을 나와 달빛도 없는 앞산 고개 너머 고추밭으로 향했어요. 별빛에 희미하게 보이는 길을 따라 무덤 옆을 지나치는데 갑자기 산새가 푸드득 하고 날아갈 땐 “하나님” 하고 소리를 쳤어요.
 
등줄기에는 식은땀이 주르륵 흘렀어요. 순아는 최근에 배운 찬송을 부르기 시작했어요. “산기슭 외줄기 조그만 촌에 아담한…”
 
고추 밭에 다다르니 하늘에 별빛으로 고춧대가 어릿하게 보였어요. 순아는 두 손을 모아 “하나님! 이 고춧대를 다 뽑고 내일 예배에 참석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라고 기도 한 후 고춧대를 더듬어 하나하나 뽑기 시작 했어요. 큰 고춧대는 허리를 이리 저리 흔들어 힘껏 힘을 주어야 뽑아 졌어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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