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말씀
신앙체험기
기획
특집
피플&스토리
오피니언
주니어

하루의 첫시간 (임재길 권사/서대문교회)

임재길 권사 / 서대문교회
발행일 발행호수 2279

오늘도 나는 하루를 하나님께 드리기 위하여 새벽 세 시 반에 일어난다. 새벽제단 쌓기를 해온 지가 벌써 오십년이 지났다. 그러니까 중학교 2학년 때 대전천막집회에서 은혜를 받고서 시작한 하나님과 나와의 약속이다. 모든 것을 드려도 부족한 죄인에게 새벽제단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것만 하여도 감사할 따름이다.
나는 세수를 하고 기도를 하다가 4시 10분 경 분당의 집을 나선다. 세찬 겨울바람이 코끝을 찡하게 하지만 하나님께 하루를 먼저 드리는 나에게는 이런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다. 분당에서 서대문교회까지 가는 버스에 올라타고 기도문을 하다보면 버스는 쌩쌩 달려 나를 사십 여분 만에 제단 앞에 데려다 준다.
내가 생각하는 새벽제단은 “하나님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예의”라고 생각한다. 사실 맨 처음 새벽제단을 쌓을 때는 나를 위한 것이었지만 남의 시선도 상당히 의식하였다. 그러나 새벽제단을 쌓으며 시작한 하루가 은혜의 기쁨으로 가득 차고 즐거움으로 가득 차니 신이 나기 시작한 것이다. 언젠가 부터는 새벽제단을 쌓지 않으면 좀이 쑤시게 되었다. 중학교때 가족 가운데 혼자만 제단에 나오면서 부모님과 형제들한테 혼도 많이 났다. 진리를 왜곡한 목사들 때문에 부모형제로부터 “전도관 다니지 마라”는 경고를 수없이 들어야만 했다.
우리 집은 사립문이었다. 문을 열면 사립문 여는 소리가 났다. 아이러니하게도 아버지께서 주무시는 방이 사립문 옆이라 새벽예배를 갈 때에는 그야말로 조심의 조심을 해야 했다. 신발을 들고 낮은 포복으로 기어야만했다. 그래도 하루 가운데 가장 먼저 하나님께 새벽예배를 드린다는 설레임에 사립문을 빠져나오자마자 내 발걸음은 마치 모터달린 오토바이처럼 제단을 향하곤 하였다. 언젠가부터 부모님과 형제들은 나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나는 “하나님 감사합니다”라는 눈물의 감사기도를 드렸다.
언젠가는 몸이 너무 아파서 응급실에 실려갔다가 의사가 “괜찮을 거다”라는 말 한마디에 곧장 새벽예배를 드리러 달려간 적도 있다. 생명을 주신 하나님께 하루의 맨 첫 시간을 드림은 피조물로서 창조주에 대한 기본예의이자 구원의 조건이기에 나는 365일 새벽제단 쌓기를 내 삶의 최우선 과제로 늘 두고 있다.

관련 글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