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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촉하는 손길 (박숙자 집사/익산교회)

박숙자 집사/익산교회
발행일 발행호수 2361

16년 전에는 시온제품을 도매로 납품했었는데 어느 때부터 가는 데마다 물건이 그대로 쌓여있고, 자금 회전이 되지 않아 자금 압박이 심했습니다. 그대로 계속 갈 수가 없어 고민을 하다가 일본에 있는 친척에게 일자리를 주선해 달라고 하여 한국에서 3개월 만에 정리를 하고 일본으로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곧 한국에 IMF가 터졌습니다.

일본에 가서 처음 6년을 벙어리 아닌 벙어리로 살았습니다. 말도 안 하고 웃지도 않고 살았습니다. 주위에 한국인들이 많이 있었지만 천부교 안에 살던 저와 그들은 통하지가 않았습니다.

어느 정도 정리가 되고 나서 한국으로 돌아오려고 할 때 작은 아이가 대학에 입학하는바람에 등록금과 생활비를 해결하고 가겠다고 다시 주저 앉았습니다. 주변에선 기성교회 목사나 사모들이 자기네 교회로 오라고 몇 년씩 와서 권유를 했습니다. 나 보고 고집이 세다고 같은 하나님인데 뭘 그러느냐고 하는 그들을 뿌리치는 것도 쉽지는 않았습니다.

지난 해 더는 미룰 수 없다는 마음에 4월에 일단 짐을 한국으로 부쳤습니다. 하던 일을 정리했는데 또 다른 일이 연결되고, 겨울에 가면 고생이 뻔한데 조금만 더 모아서 가야지 하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절대 해를 넘기지 않으려는 마음이 강했는데, 12월 어느 날 익산교회 교인들이 빨리 오라고 손짓을 하며 재촉하는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저도 더 이상 미루면 안 되겠다는 급한 마음이 들고 교회도 가고 싶고 하나님이 너무나 그리워 12월 4일 비행기를 탔습니다.

한국에 와서 조금 지나 1월엔 일본에 화산이 터지고 3월 11일 쓰나미와 큰 지진이 났습니다. 일본에서 제가 살던 곳은 이번 지진 피해가 났던 곳에서 30분 거리인 지바였습니다. 가슴을 쓸어내리고 하나님께 감사함을 말로 다 할 수 없었습니다.

16년 전 일본에 가기 전 꿈에 하나님께서 ‘지금까지 한 게 너무 억울하잖아’하시는 말씀을 듣고도 어쩔 수 없이 갔었는데, 한국에 돌아와 보니 나보다 못 하던 사람이 잘 하고 있어 마음도 급하고, 억울한 생각도 들고 전처럼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염려도 되지만 하나님 일을 하던 사람이 그 일을 떠나 살며 죽은 목숨 같이 살 던 때를 생각하면 어떤 일이 있어도 하나님 곁을 벗어나지 않고 하나님 일을 하겠다고 마음을 굳게 먹습니다.

다 순종하지 못한 죄송함에 용서를 구하는 마음뿐이지만 다시 한번 하나님 안의 기쁨을 누리도록 열심히 뛰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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