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 좋은 날
나이 80이 되어가는 지금까지 저는 많은 길을 찾아 다녔습니다. 그중에서 혼자 이만제단을 찾아 갔던 길은 저의 ‘운수 좋은 날’의 시작이었습니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이만제단을 물어물어 갔습니다. 멀리 산꼭대기에서 흘러나오는 찬송가 소리가 들렸습니다. 쿵탕쿵탕! 그 순간 제 마음은 급해졌습니다. 저는 떨리는 마음을 뒤로하고 신나게 달려갔습니다. 드디어 이만제단을 찾을 수 있었던 저는 몹시 기뻤고 그 날 이후 제 인생에는 크나큰 변화가 오게 되었습니다.
눈이 크면 무서움을 많이 탄다고 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저는 무척이나 겁쟁이어서 화장실도 혼자서 못 갈 정도였습니다. 부끄럼도 많아 누가 말을 시키면 말은 못하고 눈물만 흘렸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벙어리라고 놀리곤 했습니다.
이런 저의 내성적인 성격은 하나님의 은혜 앞에서는 눈 녹듯 녹아내렸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무서움도 부끄럼도 제 성격도 모두 변해 버린 것입니다. 참으로 은혜의 힘은 놀라웠습니다.
담대한 성격으로 변한 덕분에 저는 소비조합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동네도 새롭고 아는 사람도 없어 고객을 찾기가 막막했습니다. 그러던 중 ‘운 좋게’ 아는 분의 고객들을 몇 명 소개 받았습니다. 처음 본 분들이었지만 절 반갑게 대해 주며 또 다른 분들을 소개 소개 시켜주어서 점점 저의 고객들도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기분 좋게 일을 하면서 저는 그때 그때 판 것의 십분의 일을 적어두고 십일조를 드리는 생활을 했습니다. 그렇게 하니 파는 것도, 적어 두는 것도, 드리는 것도 너무나 재미있었습니다. 그래서 또 팔고 싶고 또 드리고 싶어졌습니다. 정확히 계산해서 더도 덜도 아닌 딱 십분의 일을 드린다는 것이 마음을 편하게 해 주었습니다. 그 마음은 저로 하여금 더 열심히 일 하게 하였고, 어느새 큰 평수는 아니지만 자그만 아파트 한 채도 장만하게 되었습니다.
저의 ‘운수 좋은 날’을 되돌아보면서 이만제단을 찾은 것도, 하나님을 알게 되어 은혜를 받은 것도, 단지 운이 좋아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저를 찾아 불러 주셨고 그로 인해 하나님의 깊은 사랑을 받아 기쁜 삶을 살게 된 것이었습니다.
최형순 권사 / 덕소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