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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끝 마을에서

남삼호 관장 / 부산교회
발행일 발행호수 2461

저는 1969년 거제군 둔덕면에 부임하게 되었습니다. 발령은 받았지만 배에서 내려서도 10리를 걸어 들어가야 하는 초가집이 많은 이 마을에는 예배를 드릴 교회가 없어 하나님께 은혜를 받은 사람들을 임시로 마련한 제단에서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습니다.

교인들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비좁은 예배실에는 다 앉지도 못하고 밖에 서서 예배를 드리게 되는 일이 생기게 되면서 저는 제단을 신축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먹고 살기 힘든 그 시절 제단 신축을 반대하는 교인들이 있어 쉽게 결론이 나지 않았습니다.

저는 교회 신축 준비를 혼자서 시작했습니다. 고운 모래를 구하기 위해 하루 종일 개천에 앉아 조금씩 모래를 고르고 건축에 필요한 돌을 제단 터로 열심히 날라 모았습니다.

이런 저의 모습에 교인들과 마을 사람들의 마음이 움직였는지 한 사람 두 사람 일에 협조를 하게 되었고, 군대에서 목수 일을 배웠던 저는 교인들과 함께 제단을 짓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완공된 제단에 교인들이 차츰 늘면서 그 마을에서 인정해 주는 즐거운 신앙터전을 만들 수 있었고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며 신바람 나는 교역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병원이 없던 마을에서 동네 사람들이 아프면 저를 자주 찾아왔는데 저는 하나님께서 축복해 주신 생명물을 먹이고, 상처 난 곳에는 발라주었고 그러면 이들의 고통은 쉽게 사라지곤 했습니다.

타 지역으로 발령을 받아 떠나던 날 마을 여기저기서 모자를 벗어 인사하고, 무거운 짐을 머리에 이은 채 흔들어주던 수건은 떠나는 배위에서도 감사했습니다.

땅끝 마을까지 부어주신 하나님 은혜에 감사를 드립니다. 용기를 내어 힘차게 달렸던 젊은 날의 교역생활을 회상하며 오늘도 각오를 새롭게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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