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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난 숙제 (변성아 학생관장/나주교회)

변성아 학생관장 / 나주교회
발행일 발행호수 2206

창밖엔 눈이 내린다.
어느덧 이곳 나주에서 3번째 겨울을 보내고 있다. 생각해보니 3년 전 첫 발령을 받고 왔을 때도 눈이 왔었다.

며칠 동안 내린 눈에 사람들의 모습이 뜸한, 하얗게 덮어버린 적막했던 작은 도시에서 낯설어하던 내게 온기를 불어넣어 주었던 작은 아이들이 이제는 지나온 시간만큼 훌쩍 커버렸다.

6학년이었던 아이들이 이제는 중3으로, 초등학교 3학년이었던 작은 아이들은 어엿한 예비 중학생이다. 주일 예배에만 참석했던 그 아이들이 교회에 자주 오면서 각자의 몫을 조금씩 늘려가며 잘해 나가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힘이 나고 내가 더 열심히 뛰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언제나 즐겁고 기쁘다. 교회에서도 함께 웃고 집으로 바래다주는 노란 봉고 차 안에서도 늘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이번 겨울방학에는 전남 도관에서 테디베어 만들기 프로그램을 통해 여학생 모임을 하고 있다. 취지는 아이들에게 흥미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모임을 활성화시키고 교회와 더 가깝게 하고자 하는 것이다.

처음엔 바느질도 서툴렀던 아이들이었지만 이제는 제법 테디베어의 모양새를 잘 만들어가고 있다. 아이들도 자신이 만들어가는 작품이 제법 마음에 드는지 연방 웃음을 짓는다. 모임의 횟수를 더해가면서 아이들도 서로 친해져 주일 오후 예배를 드렸던 두 아이가 앞으로는 일찍 교회에 오겠다고 한다.

그 말을 들으면서 기쁘기도 했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책임감이 더 느껴졌다
그 아이들이 언제나 즐거워하며 교회에 오게 하는 것이 내겐 항상 숙제와도 같았는데 이젠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하나님께 더 가까워지며 하나님의 일을 즐겁게 하게끔 할 수 있는지 내 역할의 숙제가 더 늘어난 것이다.

“합동하여 유익하게 되리라”라는 하나님 말씀처럼 내 역할의 책임을 다해 아이들과 함께 올해는 더욱더 알차고 좋은 결실을 맺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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