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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사랑이 이끈 나의 신앙

발행일 발행호수 2099

저는 중학교 때까지 지금의 선생님들과 언니들의 심방으로 교회에 다녔습니다. 교회생활을 했다고는 하나 “어떻게 하면 열심히 잘 다니지”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반사선생님을 피하며 교회를 빠지지” 라고 생각하며 겨우 다녔습니다. 이런 얕은 믿음으로 고등학생이 된 후 완전히 교회와는 먼 생활을 걷게 되었습니다. 마음에서 멀어지고 발걸음이 멀어지니 교회를 잊게 되는 건 시간문제였습니다.
 
그러던 고 2때 덕소 신앙촌의 재개발이 추진되면서 그때 재개발 사무실에서 일하시던 엄마는 바쁜 사무실 일로 외할머니께 저를 부탁하셨고, 큰삼촌도 외동딸인 제가 할머니와 함께 있으면 서로 적적하지 않겠다고 환영해주셨습니다.
 
정말이지 할머니와 난 동무였습니다. 장난도 치고 서로의 이야기도 하며 들어주는, 할머니께서 들려주시는 이야기에는 교회와 관련된 것이 참 많았습니다. 그야말로 한 신앙인의 체험담! 처음엔 그냥 그런가 보다하고 들었는데 어느새 할머니의 이야기에 빠져들며 더 듣고 싶어 조르게 되었습니다. 가끔 쇼파에 앉으셔서 떨리는 목소리로 찬송가를 부르며 끝내 울고 계시는 할머니를 볼 수 있었는데 그럴 때면 제 마음도 같이 숙연해 졌습니다. 할머니는 그동안 제 마음 속에서 잊혀졌던 신앙을 그렇게 일깨워 주고 계셨습니다.
 
한번은 아침에 누군가 중얼거리는 소리에 눈을 떴는데, 자세히 들으니 베란다에서 두 손 모아 정성껏 기도 드리는 할머니의 목소리였습니다. 7자식부터 손주 손녀까지 하나도 빼지 않고 하나님께 기도 드리는 모습이셨습니다.
 
제가 교회 생활에 조금씩 적응을 해갈 때 쯤 할머니께서 기력이 쇠하셔서 자리에 눕게 되었습니다. 그때 심방예배를 보면서 하나님께 더욱 의지했던 것 같습니다. 할머니께서는 평소 강인하시며 씩씩하신 분이셨는데… 인간은 나약한 존재이며 결국 의지할 분은 하나님뿐이다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저는 할머니와 함께 살면서, 못 느끼고 지나칠 뻔했던 외할머니의 정도 느끼고 하나님께선 사람을 통해 옳은 길로 이끌어 주신다는 것을 몸소 느꼈습니다. 지금 할머니와 함께 있다면 항상 쇼파에서 혼자 부르시던 찬송도 같이 부를텐데 하는 아쉬움과 신앙의 동무가 되어드리지 못한 것이 후회됩니다.
 
할머니는 제가 교회 다니지 않을 때 안타까워 하시면서도 강요는 하지 않으셨습니다. 내 마음을 간절한 기도와 정으로 녹여 주었습니다. 제가 받은 사랑을 반사 선생님으로써 아이들에게 베풀어 전도에 힘써야겠다고 생각합니다. 할머니의 알차고 튼튼한 열매로써 기쁘게 하나님 뵙기를 바랍니다.   
박 선 정 / 덕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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